‘경포호’ 아닌 ‘경호’? “원래 명칭 되찾아야”

입력 2024.02.13 (19:48) 수정 2024.02.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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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의 명승지인 '경포호'를 '경호'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원래 명칭이 경호인 데다, '포'자와 '호'자를 같이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다는 동쪽 끝에서 가없이 넓고 넓네. 경호에 술을 싣고 가니 밝은 달빛 출렁출렁."

고려 후기 학자 이곡의 시문집 '가정집'에 수록된 "강릉 객사의 동헌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의 한 대목입니다.

여기서 달빛이 출렁거리는 경호는 우리가 경포호라고 부르는 바로 이곳으로 추측됩니다.

'경포호'라는 이름 대신 거울처럼 표면이 맑은 호수라는 의미로 '경호'라는 이름이 활용된 흔적입니다.

광여도, 여지도 등 옛 지도에도 1990년대까지는 '경호'가, 2000년대부터 '경포호'라는 지명이 쓰였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경포호로 바꿔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래 명칭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이규송/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 : "이름의 연원을 보면 경포호라고 하는 말은 2000년대 들어와서 갑자기 뜬금없이 생긴 말이고 그전에 있던 이름 자체는 경포 혹은 경호였거든요."]

2017년에도 경포호에서 '포'자는 바닷가를 뜻하는 것으로 '호'자를 함께 쓸 수 없다며 '경호'라고 부르자고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한길/동해안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 "포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을 포라고 하고 호는 민물이 있는 곳을 호라고 합니다. 따라서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기는 어렵죠."]

지역 사회에서 촉발된 경포호의 원래 명칭을 찾자는 제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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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포호’ 아닌 ‘경호’? “원래 명칭 되찾아야”
    • 입력 2024-02-13 19:48:46
    • 수정2024-02-13 19:58:12
    뉴스7(춘천)
[앵커]

강릉의 명승지인 '경포호'를 '경호'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원래 명칭이 경호인 데다, '포'자와 '호'자를 같이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김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바다는 동쪽 끝에서 가없이 넓고 넓네. 경호에 술을 싣고 가니 밝은 달빛 출렁출렁."

고려 후기 학자 이곡의 시문집 '가정집'에 수록된 "강릉 객사의 동헌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의 한 대목입니다.

여기서 달빛이 출렁거리는 경호는 우리가 경포호라고 부르는 바로 이곳으로 추측됩니다.

'경포호'라는 이름 대신 거울처럼 표면이 맑은 호수라는 의미로 '경호'라는 이름이 활용된 흔적입니다.

광여도, 여지도 등 옛 지도에도 1990년대까지는 '경호'가, 2000년대부터 '경포호'라는 지명이 쓰였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경포호로 바꿔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래 명칭으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이규송/강릉원주대 생물학과 교수 : "이름의 연원을 보면 경포호라고 하는 말은 2000년대 들어와서 갑자기 뜬금없이 생긴 말이고 그전에 있던 이름 자체는 경포 혹은 경호였거든요."]

2017년에도 경포호에서 '포'자는 바닷가를 뜻하는 것으로 '호'자를 함께 쓸 수 없다며 '경호'라고 부르자고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한길/동해안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 "포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을 포라고 하고 호는 민물이 있는 곳을 호라고 합니다. 따라서 민물과 바닷물이 합치기는 어렵죠."]

지역 사회에서 촉발된 경포호의 원래 명칭을 찾자는 제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김보람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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