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입시에 도움 안 되니 안 하죠”…‘10대 헌혈’ 급감 이유

입력 2024.02.13 (19:52) 수정 2024.02.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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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응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혈액을 공급하는 건데요,

헌혈에 처음 참여하는 연령대인 16~19세, 10대들의 헌혈 참여율이 최근 급감하고 있습니다.

2019년 75만 명이었던 10대 헌혈 건수는 지난해 47만 명까지 감소했는데요,

대전의 경우 헌혈자의 59%가 10대에서 20대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큽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자연적인 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2024학년도 대입부터 헌혈을 포함한 개인 봉사활동 실적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2021년에 입학한 고교생부터 헌혈 참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존에는 헌혈하기만 하면 4시간의 봉사 시간이 인정돼 대입 전형에 반영됐지만, 올해 대입부턴 학생이 직접 헌혈의 집을 찾아가서 헌혈한 건 봉사활동으로 인정되지 않고, 단체 헌혈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입장에선 입시와 진학 준비로 바쁜 상황에서 헌혈의 집까지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이렇게 10대 헌혈자가 크게 줄면서 국내 혈액 수급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국내 최다 헌혈자', '헌혈왕' 한서대 최문희 교수는 10대 헌혈 급감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문희/국내 최다 헌혈자/한서대 교수 : "만 16세가 돼야 이제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헌혈을 시작하는 나이가 고등학생 정도거든요. 이제 자원봉사 점수를 인정 안 한다고 하기 때문에 헌혈하는, 새로 헌혈을 시작하는 학생들 인구 수가 급감할 거로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운 생각이…."]

"줄 건 좀 줘라, 봉사시간이 뭐라고 동기부여를 없애냐", "요즘 애들 똑똑하다, 뭘 하려면 주는 게 있어야 한다", "10대 때부터 헌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커서도 하는 법인데, 정책이 아쉽다", 관련 기사나 영상에 주로 달리는 댓글들이죠.

전문가들 역시 학생들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청소년이나 성인 모두 자극이 없으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이타주의' 같은 구호적인 가치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 반영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희복/보건복지부 혈액관리위원/상지대 교수 : "헌혈을 비롯한 나눔에 대한 교육 또는 봉사에 대한 장려, 이건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인데 과연 얼마나 제도적으로 교육적으로 다음 세대들에게 기회를 주고 교육하고 있는지는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

[최문희/국내 최다 헌혈자/한서대 교수 : "제가 헌혈을 처음 시작한 게 고등학교 2학년 때거든요. 고등학교 때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는 거거든요. 고등학생이 가장 헌혈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이렇다 보니, 적십자사, 식약처가 헌혈 실적을 다시 대입에 반영해달라며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헌혈 실적을 대입에 포함 하는 게 완벽한 해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저출생, 고령화 속 헌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꾸 줄어만 들고 있고, 혈액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늘어나기만 하는 상황.

이 때문에 입시 정책에 의존하기보단, 특정 연령층에 기대왔던 헌혈 정책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흔히 '피 같은 돈'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정작 돈으로도 사기 힘든 '혈액'.

'헌혈'이라는 나눔의 중요한 가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도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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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19:52:27
    • 수정2024-02-13 19:57:04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응급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혈액을 공급하는 건데요,

헌혈에 처음 참여하는 연령대인 16~19세, 10대들의 헌혈 참여율이 최근 급감하고 있습니다.

2019년 75만 명이었던 10대 헌혈 건수는 지난해 47만 명까지 감소했는데요,

대전의 경우 헌혈자의 59%가 10대에서 20대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큽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자연적인 인구 감소의 영향도 있지만, 2024학년도 대입부터 헌혈을 포함한 개인 봉사활동 실적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2021년에 입학한 고교생부터 헌혈 참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존에는 헌혈하기만 하면 4시간의 봉사 시간이 인정돼 대입 전형에 반영됐지만, 올해 대입부턴 학생이 직접 헌혈의 집을 찾아가서 헌혈한 건 봉사활동으로 인정되지 않고, 단체 헌혈만 인정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입장에선 입시와 진학 준비로 바쁜 상황에서 헌혈의 집까지 굳이 방문할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이렇게 10대 헌혈자가 크게 줄면서 국내 혈액 수급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국내 최다 헌혈자', '헌혈왕' 한서대 최문희 교수는 10대 헌혈 급감에 우려를 표하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최문희/국내 최다 헌혈자/한서대 교수 : "만 16세가 돼야 이제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헌혈을 시작하는 나이가 고등학생 정도거든요. 이제 자원봉사 점수를 인정 안 한다고 하기 때문에 헌혈하는, 새로 헌혈을 시작하는 학생들 인구 수가 급감할 거로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운 생각이…."]

"줄 건 좀 줘라, 봉사시간이 뭐라고 동기부여를 없애냐", "요즘 애들 똑똑하다, 뭘 하려면 주는 게 있어야 한다", "10대 때부터 헌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야 커서도 하는 법인데, 정책이 아쉽다", 관련 기사나 영상에 주로 달리는 댓글들이죠.

전문가들 역시 학생들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청소년이나 성인 모두 자극이 없으면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 '이타주의' 같은 구호적인 가치만 호소할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 반영 등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희복/보건복지부 혈액관리위원/상지대 교수 : "헌혈을 비롯한 나눔에 대한 교육 또는 봉사에 대한 장려, 이건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인데 과연 얼마나 제도적으로 교육적으로 다음 세대들에게 기회를 주고 교육하고 있는지는 상당히 의심스럽습니다."]

[최문희/국내 최다 헌혈자/한서대 교수 : "제가 헌혈을 처음 시작한 게 고등학교 2학년 때거든요. 고등학교 때 처음 헌혈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계속 해오고 있는 거거든요. 고등학생이 가장 헌혈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이렇다 보니, 적십자사, 식약처가 헌혈 실적을 다시 대입에 반영해달라며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뚜렷한 답변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헌혈 실적을 대입에 포함 하는 게 완벽한 해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저출생, 고령화 속 헌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꾸 줄어만 들고 있고, 혈액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늘어나기만 하는 상황.

이 때문에 입시 정책에 의존하기보단, 특정 연령층에 기대왔던 헌혈 정책의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단 지적도 나옵니다.

흔히 '피 같은 돈'이라는 표현을 씁니다만, 정작 돈으로도 사기 힘든 '혈액'.

'헌혈'이라는 나눔의 중요한 가치가 이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도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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