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기억력 나쁘지만 악의 없는 노인” 바이든 고령 논란

입력 2024.02.13 (20:46) 수정 2024.02.1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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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대선은 현재 양당에서 모두 80살 안팎의 후보가 경쟁하면서 고령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가 계속되고 있는데, 특검 보고서에까지 기억력 문제가 언급되면서 논란이 심화 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논란은 미국 특검 보고서에 언급되면서 확산하고 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부통령 퇴임 당시 기밀문서를 고의로 보관하고 유출한 의혹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있었는데요.

이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허 특검은 기소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잘된 결론인데, 문제는 기소하지 않기로 거론한 이유에서 불거져 나왔습니다.

특검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언제 부통령으로 재직했는지, 장남이 몇 년도에 죽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며 "기억력이 제한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 없는 노인'으로 묘사해 방어할 경우 여든이 훌쩍 넘은 전직 대통령에 유죄를 선고하도록 배심원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로버트 허 특검은 부모가 한국계로 73년 뉴욕시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나왔고, 공화당 당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 특검 보고서가 나온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하게 반박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분노 섞인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끈질기게 기억력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와도 설전을 벌였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어찌 감히 그 말을 할 수 있는 거죠? 솔직히 저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속으로 '이게 그들이 참견할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력이 얼마나 나쁜 거죠? 그리고 대통령을 계속할 수 있는 건가요?) 기억력이 나빠서 당신에게 말을 시켰군요."]

이어 측근들도 나서 특검 지적에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며 전방위적인 방어에 나섰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부통령 : "전직 검사로서, 이번 특검의 언급들은 불필요하고 부정확하고 부적절합니다."]

[이언 샘스/미국 백악관 대변인 : "사실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데, 왜 그런 표현이 그 보고서에 있어야 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악몽이다,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의 날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나이 문제가 주요 변수인 건 맞지만,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렇게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데, 우려는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거의 매일 말실수를 했다면서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사람 이름을 헷갈리거나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장면을 자주 대중에게 보이고 있는데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미테랑으로 부르고, 하마스라는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메르켈을 헬무트 콜로 부르는 등 실수가 잇따랐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6일 : "움직임이 있었는데…그 반대편에서 반응이 있었는데…그런데요. 아, 맞아요. 미안합니다. 하마스 말입니다."]

자신은 기억력이 좋다고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으로 잘못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8일 : "멕시코(이집트) 시시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물품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ABC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 올해 여든한 살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답변은 86%, 올해 일흔일곱 살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령이라는 응답은 62%로 나타났습니다.

[린 다오시카고/시민 : "사람들이 지나치게 부풀려서 말하는 것 같아요. 바이든이 기억력 문제가 있다면 트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지자들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아요."]

[앵커]

공화당에서 트럼프와 경선을 벌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바이든과 트럼프의 나이를 공격하고 나섰죠?

[기자]

고령 논란이 심화되자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는 정신적 결함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나라를 혼동하고 사람을 헷갈린다고 밝혔는데요.

[니키 헤일리/전 유엔대사 : "트럼프에게서 똑같은 문제를 볼 수 있어요. 트럼프도 저를 낸시 펠로시로 헷갈려 합니다. 그가 해온 일이나 성질 등에서도 볼 수 있죠."]

헤일리 전 대사는 먼저 80살 후보를 은퇴시키는 정당이 백악관을 차지할 것이라며 유세 현장에서, 동물 이름 말하기 등 정신능력을 감정하는 시험지도 배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질 바이든 여사는 후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특검 보고서는 정치적인 인신공격을 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누군가가 정치적 점수를 따기 위해 아들의 죽음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앵커]

미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후보들의 고령 논란, 월드이슈에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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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기억력 나쁘지만 악의 없는 노인” 바이든 고령 논란
    • 입력 2024-02-13 20:46:26
    • 수정2024-02-13 20: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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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은 현재 양당에서 모두 80살 안팎의 후보가 경쟁하면서 고령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가 계속되고 있는데, 특검 보고서에까지 기억력 문제가 언급되면서 논란이 심화 되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논란은 미국 특검 보고서에 언급되면서 확산하고 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과거 부통령 퇴임 당시 기밀문서를 고의로 보관하고 유출한 의혹에 대한 특검의 수사가 있었는데요.

이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허 특검은 기소 대상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잘된 결론인데, 문제는 기소하지 않기로 거론한 이유에서 불거져 나왔습니다.

특검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언제 부통령으로 재직했는지, 장남이 몇 년도에 죽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며 "기억력이 제한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기억력이 나쁘지만, 악의 없는 노인'으로 묘사해 방어할 경우 여든이 훌쩍 넘은 전직 대통령에 유죄를 선고하도록 배심원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로버트 허 특검은 부모가 한국계로 73년 뉴욕시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를 나왔고, 공화당 당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 특검 보고서가 나온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하게 반박했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분노 섞인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끈질기게 기억력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와도 설전을 벌였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 "어찌 감히 그 말을 할 수 있는 거죠? 솔직히 저는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속으로 '이게 그들이 참견할 일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억력이 얼마나 나쁜 거죠? 그리고 대통령을 계속할 수 있는 건가요?) 기억력이 나빠서 당신에게 말을 시켰군요."]

이어 측근들도 나서 특검 지적에 정치적인 동기가 있다며 전방위적인 방어에 나섰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부통령 : "전직 검사로서, 이번 특검의 언급들은 불필요하고 부정확하고 부적절합니다."]

[이언 샘스/미국 백악관 대변인 : "사실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 의문이 생기는데, 왜 그런 표현이 그 보고서에 있어야 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악몽이다, 대통령 재임 중 최악의 날이라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나이 문제가 주요 변수인 건 맞지만,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교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렇게 강하게 반박하고 있는데, 우려는 계속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거의 매일 말실수를 했다면서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사람 이름을 헷갈리거나 단어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장면을 자주 대중에게 보이고 있는데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미테랑으로 부르고, 하마스라는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메르켈을 헬무트 콜로 부르는 등 실수가 잇따랐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6일 : "움직임이 있었는데…그 반대편에서 반응이 있었는데…그런데요. 아, 맞아요. 미안합니다. 하마스 말입니다."]

자신은 기억력이 좋다고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으로 잘못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8일 : "멕시코(이집트) 시시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물품이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ABC 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 결과 올해 여든한 살인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답변은 86%, 올해 일흔일곱 살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고령이라는 응답은 62%로 나타났습니다.

[린 다오시카고/시민 : "사람들이 지나치게 부풀려서 말하는 것 같아요. 바이든이 기억력 문제가 있다면 트럼프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지자들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아요."]

[앵커]

공화당에서 트럼프와 경선을 벌이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바이든과 트럼프의 나이를 공격하고 나섰죠?

[기자]

고령 논란이 심화되자 헤일리 전 대사가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는 정신적 결함이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나라를 혼동하고 사람을 헷갈린다고 밝혔는데요.

[니키 헤일리/전 유엔대사 : "트럼프에게서 똑같은 문제를 볼 수 있어요. 트럼프도 저를 낸시 펠로시로 헷갈려 합니다. 그가 해온 일이나 성질 등에서도 볼 수 있죠."]

헤일리 전 대사는 먼저 80살 후보를 은퇴시키는 정당이 백악관을 차지할 것이라며 유세 현장에서, 동물 이름 말하기 등 정신능력을 감정하는 시험지도 배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질 바이든 여사는 후원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특검 보고서는 정치적인 인신공격을 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누군가가 정치적 점수를 따기 위해 아들의 죽음을 이용하려고 하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앵커]

미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후보들의 고령 논란, 월드이슈에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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