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 노동자 파견 본격화?…“실망감에 체제 불만도”

입력 2024.02.17 (06:45) 수정 2024.02.1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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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대북 제재로 북한의 해외 인력 송출이 금지됐지만, 지금까지도 러시아 전역에 상당히 많은 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구조인데다, 이들이 외부 문화에 노출되면서 해외 파견 노동자를 중심으로 오히려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양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한 중인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최근 북한이 새로운 노동자 집단을 해외로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대북 제재로 2017년 해외 노동자 파견이 금지됐지만, 변변한 산업 기반이 없는 북한은 노동력이 그나마 외화벌이 수단입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하바롭스크,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다 깔려있어요. (코로나19 이전) 몇십만 명이 들어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다 벌어 북한에다 보내는 게 천문학적 숫자인 거예요."]

지난해 북한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고, 전쟁으로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인력 송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생각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서 북한에 대한 반감만 키우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내가 조금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당장 때려치고 싶은데, 솔직히 그 (귀국할) 비행기 티켓값도 없어서 가겠다는 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또 휴대전화 등으로 외부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도 커진다고 합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나 (한국에) 가고 싶다, 저기 가고 싶다' 이렇게 생각도 하고 말도 하고 싶지만 되게 위험한 발설이거든요. 그(탈북) 문제에 한해서는 누구도(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거든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줄잡아 수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의 불만이 북한 체제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단 분석입니다.

[강동완/동아대 하나센터장 :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알게 되는 하나의 전파 통로가 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으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입장이지만 그걸 또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정보당국은 북한이 해외 인력 송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매년 수억 달러 규모로 보이며, 열악한 생활 여건으로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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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러시아 노동자 파견 본격화?…“실망감에 체제 불만도”
    • 입력 2024-02-17 06:45:43
    • 수정2024-02-17 06: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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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대북 제재로 북한의 해외 인력 송출이 금지됐지만, 지금까지도 러시아 전역에 상당히 많은 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파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구조인데다, 이들이 외부 문화에 노출되면서 해외 파견 노동자를 중심으로 오히려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양민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한 중인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최근 북한이 새로운 노동자 집단을 해외로 파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대북 제재로 2017년 해외 노동자 파견이 금지됐지만, 변변한 산업 기반이 없는 북한은 노동력이 그나마 외화벌이 수단입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하바롭스크,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다 깔려있어요. (코로나19 이전) 몇십만 명이 들어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다 벌어 북한에다 보내는 게 천문학적 숫자인 거예요."]

지난해 북한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고, 전쟁으로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인력 송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생각만큼 돈을 벌지 못하면서 북한에 대한 반감만 키우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내가 조금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당장 때려치고 싶은데, 솔직히 그 (귀국할) 비행기 티켓값도 없어서 가겠다는 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던데요."]

또 휴대전화 등으로 외부 문화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도 커진다고 합니다.

[A 씨/전 러시아 파견 노동자/2022년 탈출 : "'나 (한국에) 가고 싶다, 저기 가고 싶다' 이렇게 생각도 하고 말도 하고 싶지만 되게 위험한 발설이거든요. 그(탈북) 문제에 한해서는 누구도(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거든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줄잡아 수만명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의 불만이 북한 체제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단 분석입니다.

[강동완/동아대 하나센터장 :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알게 되는 하나의 전파 통로가 되기 때문에 북한 당국으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운 입장이지만 그걸 또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정보당국은 북한이 해외 인력 송출로 벌어들이는 외화는 매년 수억 달러 규모로 보이며, 열악한 생활 여건으로 다양한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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