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접촉’ 움직임 예의주시…김정은-기시다 만날 수 있을까?

입력 2024.02.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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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월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매체가 19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주간지 '주간 현대'는 지난해 3월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과 일본이 고위급 회담을 했다가 중단됐는데, 올해 들어 북한 쪽에서 다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의 접촉 기류가 짙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지지 입장을 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 시각 20일 북일 대화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북일) 대화가 역내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일본과 북한 간 관계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지난해 3월부터 접촉…김정은 전문 이후 분위기 반전"

일본 입장에서 '납북자 문제'는 풀리지 않은 현안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늘 외교 무대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중요 과제로 언급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일본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하며 정상회담을 타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과 5월 양측이 동남아시아에서 고위급 회담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접촉했다가 지난해 말에 논의가 중단됐다는 겁니다.

공개적으로도 이런 메시지는 표출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납북자 귀국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북일 정상회담 조기 실현 의지를 밝혔고, 이에 북한 박상길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내고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결단을 내린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기시다 총리는 9월 UN 총회 연설에서도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는 결의를 전달하겠다"며 "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실시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논의가 주춤해 지는 듯 하더니 지난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례적인 위로 전문 덕에 다시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주목받았습니다. 김정은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고 칭하면서 노도반도 지진 피해를 위로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지금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담화를 내고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양측이 만나는 데 필요한 '조건'과 '결단'은?

양측의 의지가 분명한데도 쉽사리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 두 나라가 계속 언급하고 있는 '조건'과 '결단' 때문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이뤄졌던 북일 정상회담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평양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13명의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5명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사과를 전하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가 더 있으며 재조사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일본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북한 납치 사건은 모두 860여 건이며, 일본 단체 연합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납치 일본인을 최소 40명에서 100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선 '납북자 문제 해결'이 회담의 제1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을 만나겠다"고는 하지만, 결코 납북자 문제를 빼놓고 북일 정상회담을 할 수는 없습니다.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 북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기시다 총리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2002년 납북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더 이상 북한에 납북 일본인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의제로 삼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은 "일본이 결단을 내린다면 만날 수 있다"는 표현을 계속 쓰고 있는데, 이는 납북자 문제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라는 뜻입니다.

김여정도 지난 15일 담화에서 "일본이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일본이 규탄하고 있는 '군사정찰위성 발사'과 핵개발 등을 자위권을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자위권을 건드릴 수 있는 의제는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핵 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이러한 북한과 일본의 입장 차는 쉽게 좁혀지기 힘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전격적인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두 정상이 만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0%라고 보긴 힘듭니다. 현재 양측의 상황은 더욱 '북일 정상회담'이란 모멘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전자 주민등록증 행정 오류와 증세,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연일 지지율이 폭락하며 최근엔 1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대로라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퇴진은 불가피합니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는 외교 행보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함께 22년 만의 북일 정상회담을 욕심내고 있습니다.

북한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은 점차 심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남한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쿠바와 수교를 맺은 건 북한 입장에선 큰 충격일거란 분석입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협력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데, 일본과 수교를 추진하면 공고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낼 수 있습니다. 북일 수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전쟁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 등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접촉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도 북일 간 접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는데,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 미국 "일본의 대북 외교 접촉 지지…역내 안정 조성 시 환영"

미국 정부는 북일 접촉에 대해 신중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접촉은 지지하지만, 그 방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방향이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 시각 20일 브리핑에서 북일 대화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 외교 접촉을 지지하며, 대화가 역내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매우 큰 가정(pretty big if)'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
북한 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이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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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월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일본 매체가 19일 보도했습니다.

일본 주간지 '주간 현대'는 지난해 3월과 5일 두 차례에 걸쳐 북한과 일본이 고위급 회담을 했다가 중단됐는데, 올해 들어 북한 쪽에서 다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의 접촉 기류가 짙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지지 입장을 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 시각 20일 북일 대화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북일) 대화가 역내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일본과 북한 간 관계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미일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지난해 3월부터 접촉…김정은 전문 이후 분위기 반전"

일본 입장에서 '납북자 문제'는 풀리지 않은 현안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늘 외교 무대에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중요 과제로 언급해왔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일본이 본격적으로 북한과 접촉하며 정상회담을 타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과 5월 양측이 동남아시아에서 고위급 회담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접촉했다가 지난해 말에 논의가 중단됐다는 겁니다.

공개적으로도 이런 메시지는 표출됐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납북자 귀국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북일 정상회담 조기 실현 의지를 밝혔고, 이에 북한 박상길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내고 "일본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결단을 내린다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기시다 총리는 9월 UN 총회 연설에서도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는 결의를 전달하겠다"며 " 정상회담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실시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후 논의가 주춤해 지는 듯 하더니 지난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례적인 위로 전문 덕에 다시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주목받았습니다. 김정은은 기시다 총리를 '각하'라고 칭하면서 노도반도 지진 피해를 위로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며 "지금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담화를 내고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양측이 만나는 데 필요한 '조건'과 '결단'은?

양측의 의지가 분명한데도 쉽사리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못하는 이유, 두 나라가 계속 언급하고 있는 '조건'과 '결단' 때문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이뤄졌던 북일 정상회담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평양을 찾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13명의 일본인을 납치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5명을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사과를 전하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납치 피해자가 더 있으며 재조사가 필요하단 입장입니다. 일본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북한 납치 사건은 모두 860여 건이며, 일본 단체 연합체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납치 일본인을 최소 40명에서 100명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본으로선 '납북자 문제 해결'이 회담의 제1조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을 만나겠다"고는 하지만, 결코 납북자 문제를 빼놓고 북일 정상회담을 할 수는 없습니다. 납북자 문제 해결 없이 북일 정상회담이 열리면, 기시다 총리는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2002년 납북자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더 이상 북한에 납북 일본인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의제로 삼으려 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은 "일본이 결단을 내린다면 만날 수 있다"는 표현을 계속 쓰고 있는데, 이는 납북자 문제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리라는 뜻입니다.

김여정도 지난 15일 담화에서 "일본이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일본이 규탄하고 있는 '군사정찰위성 발사'과 핵개발 등을 자위권을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자위권을 건드릴 수 있는 의제는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핵 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 북일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은?

이러한 북한과 일본의 입장 차는 쉽게 좁혀지기 힘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전격적인 북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두 정상이 만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이 0%라고 보긴 힘듭니다. 현재 양측의 상황은 더욱 '북일 정상회담'이란 모멘텀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전자 주민등록증 행정 오류와 증세,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로 연일 지지율이 폭락하며 최근엔 1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대로라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퇴진은 불가피합니다. 이 때문에 기시다 총리는 외교 행보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 있는데, 4월 미국 국빈 방문과 함께 22년 만의 북일 정상회담을 욕심내고 있습니다.

북한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고립은 점차 심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남한이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쿠바와 수교를 맺은 건 북한 입장에선 큰 충격일거란 분석입니다. 또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협력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데, 일본과 수교를 추진하면 공고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낼 수 있습니다. 북일 수교는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운 북한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전쟁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 등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에서 양국이 접촉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정부도 북일 간 접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브라질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했는데,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지 관심이 쏠립니다.


■ 미국 "일본의 대북 외교 접촉 지지…역내 안정 조성 시 환영"

미국 정부는 북일 접촉에 대해 신중한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접촉은 지지하지만, 그 방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방향이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 시각 20일 브리핑에서 북일 대화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북한과 외교 접촉을 지지하며, 대화가 역내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우리는 당연히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매우 큰 가정(pretty big if)'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
북한 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정책은 계속 유지될 것이며,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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