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잊었나…컨테이너 고정 않고 운항 화물선 적발

입력 2024.02.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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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오는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됩니다. 조사 결과 참사가 빚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선적한 화물들이 제대로 선체에 고정되지 않은 점도 지목됐습니다. 세월호가 급하게 회전할 때 고정되지 않은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복원력을 잃어 기울어진 뒤 결국 침몰했다는 설명입니다. 화물을 부실하게 고정하고 운항할 경우 대형 사고를 부를 수 있지만 최근 제주행 화물선이 이를 무시하고 운항하다 적발된 일이 있었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화물선들(출처:게티이미지)바다 위에 떠 있는 화물선들(출처:게티이미지)

■ 화물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운항한 화물선 적발

컨테이너 화물 일부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운항한 화물선이 해경 불시 검문에 적발됐습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어제(23일) 화물을 싣고서 선체 갑판에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채 제주항에 들어온 6,000톤 급 로로(RORO)선 한 척을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적발해 조사했습니다.

로로선은 승용차나 트럭 등 바퀴가 달린 화물을 운반하는 화물선인데요, 이날 아침 제주에 도착한 이 화물선은 제주해경과 제주해양수산관리단 합동 불시 검문으로 화물 고박(固縛, 묶기) 지침을 어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적발된 화물선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실은 컨테이너 화물 일부가 갑판과 고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다만 사람을 정원보다 더 태우거나 짐을 적재 정량보다 더 싣는 과승·과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3일) 오전 7시 30분즘 제주항으로 들어온 로로선이 적재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해경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제공: 제주해양경찰서)어제(23일) 오전 7시 30분즘 제주항으로 들어온 로로선이 적재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해경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제공: 제주해양경찰서)

■ 세월호 참사 잊었나…부실한 '고박' 대형 사고 부를 수도

'고박'은 컨테이너나 자동차 등 화물선에 싣는 짐들을 선체에 단단하게 고정해 강풍과 파도에 파손되거나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작업입니다.

선박안전법 제39조는 화물 해상 운송 시 선박 검사기관이 인증한 화물적재고박 지침에 따라 벨트나 줄 등으로 컨테이너와 선체 갑판을 묶어 고정한 뒤 운항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화물을 싣고 항해하던 배가 강한 파도를 맞아 기울어질 경우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며 선박 복원성(물에 똑바로 떠 있는 배가 기울어졌을 때 다시 원래대로 일어서는 성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선 선박이 뒤집히는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 역시 화물을 과다하게 싣고 적재된 화물을 적절하게 고정시키지 않아 배가 갑자기 크게 회전할 때 복원력이 상실될 수 있는 상태로 출항하고 항해한 것이 당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제주 해경은 이번에 적발된 화물선 선장과 일등 항해사, 선주 등을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

제주 해경은 "최근 전남 여서도 인근에서 화물선과 가스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해양 안전 저해 요인을 분석해 제주 해역에서 운항 중인 화물 선박을 대상으로 한 불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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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참사 잊었나…컨테이너 고정 않고 운항 화물선 적발
    • 입력 2024-02-24 08: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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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오는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됩니다. 조사 결과 참사가 빚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선적한 화물들이 제대로 선체에 고정되지 않은 점도 지목됐습니다. 세월호가 급하게 회전할 때 고정되지 않은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복원력을 잃어 기울어진 뒤 결국 침몰했다는 설명입니다. 화물을 부실하게 고정하고 운항할 경우 대형 사고를 부를 수 있지만 최근 제주행 화물선이 이를 무시하고 운항하다 적발된 일이 있었습니다. </strong>
바다 위에 떠 있는 화물선들(출처:게티이미지)
■ 화물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운항한 화물선 적발

컨테이너 화물 일부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고 운항한 화물선이 해경 불시 검문에 적발됐습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어제(23일) 화물을 싣고서 선체 갑판에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채 제주항에 들어온 6,000톤 급 로로(RORO)선 한 척을 선박안전법 위반으로 적발해 조사했습니다.

로로선은 승용차나 트럭 등 바퀴가 달린 화물을 운반하는 화물선인데요, 이날 아침 제주에 도착한 이 화물선은 제주해경과 제주해양수산관리단 합동 불시 검문으로 화물 고박(固縛, 묶기) 지침을 어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적발된 화물선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실은 컨테이너 화물 일부가 갑판과 고정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다만 사람을 정원보다 더 태우거나 짐을 적재 정량보다 더 싣는 과승·과적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3일) 오전 7시 30분즘 제주항으로 들어온 로로선이 적재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돼 해경 등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제공: 제주해양경찰서)
■ 세월호 참사 잊었나…부실한 '고박' 대형 사고 부를 수도

'고박'은 컨테이너나 자동차 등 화물선에 싣는 짐들을 선체에 단단하게 고정해 강풍과 파도에 파손되거나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작업입니다.

선박안전법 제39조는 화물 해상 운송 시 선박 검사기관이 인증한 화물적재고박 지침에 따라 벨트나 줄 등으로 컨테이너와 선체 갑판을 묶어 고정한 뒤 운항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화물을 싣고 항해하던 배가 강한 파도를 맞아 기울어질 경우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며 선박 복원성(물에 똑바로 떠 있는 배가 기울어졌을 때 다시 원래대로 일어서는 성질)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선 선박이 뒤집히는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10년 전 세월호 참사 역시 화물을 과다하게 싣고 적재된 화물을 적절하게 고정시키지 않아 배가 갑자기 크게 회전할 때 복원력이 상실될 수 있는 상태로 출항하고 항해한 것이 당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제주 해경은 이번에 적발된 화물선 선장과 일등 항해사, 선주 등을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관련자들을 입건할 방침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제주 해경은 "최근 전남 여서도 인근에서 화물선과 가스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해양 안전 저해 요인을 분석해 제주 해역에서 운항 중인 화물 선박을 대상으로 한 불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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