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무통장 송금”…청소년 불법 도박에 ‘악용’

입력 2024.02.26 (06:36) 수정 2024.02.2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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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에 은행 가상계좌가 악용되고 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팀이 관련 실태를 더 들여다 봤더니 편의점에서 은행 계좌 없이도 입금이 가능한 모바일 앱도 문제였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탐사보도부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앱니다.

편의점 직원에게 돈을 건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충전돼 원하는 사람에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충전도 하루 최대 50만 원까지 가능해 많은 청소년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 동의가 있어야 개설 가능한 은행 계좌와 달리 이 앱은 회원 가입만 하면 이용 가능해 온라인 불법 도박에 악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온라인 불법 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친구도 저랑 도박하면서 걔는 (이체) 한도가 다 됐을 때 ○○(앱)를 저한테 이게 편하다고 이거 쓰라고 알려줘서..."]

은행들은 미성년자에 대해 한 달 이체 한도를 2백만 원 정도로 정해놨습니다.

이 앱도 이체 한도가 있지만, 같은 앱을 쓰는 친구의 ID를 빌리면 원하는 금액을 언제든지 이체할 수 있습니다.

[박○○/온라인 불법 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은행) 이체할 수 있는 한도도 있고, 더 하고 싶은데 못하고 불편하잖아요, 앱을 쓰면 이체도 그냥 할 수 있고..."]

신규 불법 도박 사이트들도 이런 앱의 약점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본인 명의 계좌나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겁니다.

[김○○/온라인 불법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이런 데가 미성년자 되는 데예요. 가입조건 X, 승인전화 X. 미성년자 애들 중에 부모님 명의로 휴대전화 쓰는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애들이 써요."]

앱에 가입할 때 만 14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선 부모 동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있으나 마나입니다.

부모가 직접 동의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고,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가입만 하면 자기 휴대전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민/변호사 : "익명을 통해서 탈법적인 거래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점에서 금융실명제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앱 업체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업체 측은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거래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이재섭/영상편집: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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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편한 무통장 송금”…청소년 불법 도박에 ‘악용’
    • 입력 2024-02-26 06:36:40
    • 수정2024-02-26 06:45:59
    뉴스광장 1부
[앵커]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에 은행 가상계좌가 악용되고 있다는 소식, 얼마 전 전해드렸는데요.

KBS 취재팀이 관련 실태를 더 들여다 봤더니 편의점에서 은행 계좌 없이도 입금이 가능한 모바일 앱도 문제였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탐사보도부 박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앱니다.

편의점 직원에게 돈을 건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충전돼 원하는 사람에게 송금할 수 있습니다.

충전도 하루 최대 50만 원까지 가능해 많은 청소년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모 동의가 있어야 개설 가능한 은행 계좌와 달리 이 앱은 회원 가입만 하면 이용 가능해 온라인 불법 도박에 악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온라인 불법 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친구도 저랑 도박하면서 걔는 (이체) 한도가 다 됐을 때 ○○(앱)를 저한테 이게 편하다고 이거 쓰라고 알려줘서..."]

은행들은 미성년자에 대해 한 달 이체 한도를 2백만 원 정도로 정해놨습니다.

이 앱도 이체 한도가 있지만, 같은 앱을 쓰는 친구의 ID를 빌리면 원하는 금액을 언제든지 이체할 수 있습니다.

[박○○/온라인 불법 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은행) 이체할 수 있는 한도도 있고, 더 하고 싶은데 못하고 불편하잖아요, 앱을 쓰면 이체도 그냥 할 수 있고..."]

신규 불법 도박 사이트들도 이런 앱의 약점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본인 명의 계좌나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하지 않는 겁니다.

[김○○/온라인 불법도박 경험 학생/음성변조 : "이런 데가 미성년자 되는 데예요. 가입조건 X, 승인전화 X. 미성년자 애들 중에 부모님 명의로 휴대전화 쓰는 애들 있잖아요. 그런 애들이 써요."]

앱에 가입할 때 만 14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선 부모 동의를 요구하고 있지만 있으나 마나입니다.

부모가 직접 동의했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고,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가입만 하면 자기 휴대전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종민/변호사 : "익명을 통해서 탈법적인 거래에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점에서 금융실명제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앱 업체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업체 측은 "현행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거래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완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이재섭/영상편집: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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