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민중의 지팡이’…열흘 새 음주 폭행 3건

입력 2024.02.26 (14:24) 수정 2024.02.2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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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최근 열흘 동안 경찰에 세 차례 입건됐습니다. 공통점은 모두 술에 취한 채 폭행을 벌였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들의 직장은 서울경찰청 기동단.

서울청 기동단은 다중범죄의 진압, 경호·경비, 기타 치안업무를 보조하는 조직입니다. 주로 집회·시위 상황관리를 하는데, 시민들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폭행은 지난주 금요일인 23일입니다. 폭행 이유는 '쳐다봤다고' 입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A 경사를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습니다.

A 경사는 23일 밤 10시 30분쯤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도봉구 길거리에서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한 시민과 시비가 붙어 밀친 혐의를 받습니다.

시비가 붙었던 시민도 폭행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피해가 경미해 우선 귀가 조처했으며 추후 양측을 임의동행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1주일 전인 지난 16일 새벽, 같은 기동단 소속 B 경장이 관악구 신림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한 채 시민과 시비가 붙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전날 서울 다른 곳에서도 기동단 소속 경찰의 폭행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경찰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습니다.

기동단 소속 C 경위는 지난 15일 저녁 7시쯤 성동구 한 교차로에서 택시 기사와 시비가 붙은 뒤 자신을 제지하고 순찰차에 태우려는 경찰 2명을 폭행했습니다. C 경위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서울청 기동단 소속 경찰들의 기강 해이는 폭행 혐의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각종 성 비위에도 휘말리고 있습니다.

기동단 소속 D 경장은 최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영상으로 찍고 소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D 경장은 "피해 학생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경찰은 D 경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지난달에는 E 순경이 마포구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이 기동단 소속 경찰의 비위가 잇따르자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6일 서울청 기동본부를 찾아가 소속 경찰들의 행실 관리를 당부하며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도 지난 21일부터 서울 내 비위가 발생한 경찰서와 기동단 등을 중심으로 예방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일회성 아닐 거란 우려 현실화"…"필요시 수사해 단호한 조치"


이 같은 경고 조치에도 지난 23일 폭행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서울청 기동단의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다시금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조 청장은 오늘(26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과하게 기동본부에 직접 가서 단장을 모아 질책했던 것도 하나의 일회성 사건으로 생각되지 않고 좀 더 발생할 거라는 걱정 때문에 갔었다"며 "실제 그 걱정이 현실화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 관리자들이 충분한 교육·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면서 "개인 공직관에만 전적으로 맡겨놓기엔 어느 정도 한계를 넘었다고 인식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 청장은 "개별적 조치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될 것"이라며 "한 사람 한 사람 행위가 어떻게 보면 다 범죄행위"라고도 꼬집었습니다.

이어 "일반 국민이 해도 용서가 어려운 행위"이고 "그 행위는 필요하면 수사도 해서 수사 결과에 따른 조치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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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최근 열흘 동안 경찰에 세 차례 입건됐습니다. 공통점은 모두 술에 취한 채 폭행을 벌였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들의 직장은 서울경찰청 기동단.

서울청 기동단은 다중범죄의 진압, 경호·경비, 기타 치안업무를 보조하는 조직입니다. 주로 집회·시위 상황관리를 하는데, 시민들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폭행은 지난주 금요일인 23일입니다. 폭행 이유는 '쳐다봤다고' 입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서울경찰청 기동단 소속 A 경사를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24일 밝혔습니다.

A 경사는 23일 밤 10시 30분쯤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도봉구 길거리에서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한 시민과 시비가 붙어 밀친 혐의를 받습니다.

시비가 붙었던 시민도 폭행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 피해가 경미해 우선 귀가 조처했으며 추후 양측을 임의동행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1주일 전인 지난 16일 새벽, 같은 기동단 소속 B 경장이 관악구 신림동의 한 술집에서 술에 취한 채 시민과 시비가 붙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전날 서울 다른 곳에서도 기동단 소속 경찰의 폭행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같은 경찰을 상대로 한 폭행이었습니다.

기동단 소속 C 경위는 지난 15일 저녁 7시쯤 성동구 한 교차로에서 택시 기사와 시비가 붙은 뒤 자신을 제지하고 순찰차에 태우려는 경찰 2명을 폭행했습니다. C 경위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서울청 기동단 소속 경찰들의 기강 해이는 폭행 혐의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각종 성 비위에도 휘말리고 있습니다.

기동단 소속 D 경장은 최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10대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이를 영상으로 찍고 소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D 경장은 "피해 학생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경찰은 D 경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지난달에는 E 순경이 마포구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이같이 기동단 소속 경찰의 비위가 잇따르자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6일 서울청 기동본부를 찾아가 소속 경찰들의 행실 관리를 당부하며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청 감찰담당관도 지난 21일부터 서울 내 비위가 발생한 경찰서와 기동단 등을 중심으로 예방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습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일회성 아닐 거란 우려 현실화"…"필요시 수사해 단호한 조치"


이 같은 경고 조치에도 지난 23일 폭행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서울청 기동단의 기강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다시금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조 청장은 오늘(26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과하게 기동본부에 직접 가서 단장을 모아 질책했던 것도 하나의 일회성 사건으로 생각되지 않고 좀 더 발생할 거라는 걱정 때문에 갔었다"며 "실제 그 걱정이 현실화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 관리자들이 충분한 교육·관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면서 "개인 공직관에만 전적으로 맡겨놓기엔 어느 정도 한계를 넘었다고 인식한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 청장은 "개별적 조치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될 것"이라며 "한 사람 한 사람 행위가 어떻게 보면 다 범죄행위"라고도 꼬집었습니다.

이어 "일반 국민이 해도 용서가 어려운 행위"이고 "그 행위는 필요하면 수사도 해서 수사 결과에 따른 조치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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