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우크라이나 사람들과의 2년…독일의 고민

입력 2024.02.26 (20:37) 수정 2024.02.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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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계속되면서 피란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피란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또 이들을 받아들인 유럽 사회는 현재 어떤 분위기인지, 오늘 특파원 현장에선 베를린을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조빛나 특파원, 2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니아 인구의 7분의 1가량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독일도 많은 피란민을 받아들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우크라니아 사람은 약 630만 명입니다.

독일에는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약 110만 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년이 되는 날,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피란민들의 타국 생활,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은데요.

한 사람 한 사람 사연 없는 사람 없을 것 같습니다.

만나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주로 어떤 것들이었나요?

[기자]

몇 달이면 될 줄 알았던 피란생활이 2년이 됐다는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베를린 딸의 집에서 2년째 살고 있는 류드밀라 씨 부부를 만났습니다.

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아들이 군으로 떠나야 하자, 손자들을 데리고 피란을 왔습니다.

[류드밀라 프루셰파/우크라이나 피란민 : "저는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들이, '엄마, 아이들을 데려가 주세요'라고 했어요.그래서 손자들과 함께 떠났고 아들은 전방으로 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아들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는데 여기선 돈 걱정도 큽니다.

67세가 넘어 취업이 힘들고 복잡한 행정절차로 독일 정부의 지원금도 못 받은 적이 많다고 합니다.

올가 씨는 베를린에 아무런 연고가 없습니다.

역시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부족해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여기선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올가/우크라이나 피란민 : "거의 1년 정도 청소일을 하다가 독일어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그만뒀어요."]

[앵커]

일을 하고 싶어도 언어 소통 문제가 커 보이는데요?

[기자]

독일어를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용률 관련 조사가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9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의 고용률은 19%였습니다.

덴마크나 폴란드 등은 70% 가까운 데 비해 독일이 유독 낮습니다.

독일어 능력과 숙련도를 요구받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게 현실입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대해선 특별 난민 지위를 인정해 독일 시민과 똑같은 복지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한 달에 기본 563유로를 비롯해 주택비까지 포함하면 1,012유로, 146만 원 정도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좋은 조건이지만, 야당은 물론 각 지방정부와 의회에서 특혜 철폐를 연방정부에 청원하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유럽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특혜를 제공했잖아요.

그런데 이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고 하는데,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기자]

유럽연합, EU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관세와 수입 할당량을 폐지했기 때문에, 폴란드와 독일, 체코 등 우크라이나 인접국 농민들과 운송업계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 때문에 자국 농산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폴란드 농민들이 국경 검문소에서 화물 열차를 멈춰 세우고 곡물을 쏟아버리기도 했는데, 농민시위에 대한 지지여론도 만만치 않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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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현장] 우크라이나 사람들과의 2년…독일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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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2-26 2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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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넘게 계속되면서 피란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습니다.

피란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또 이들을 받아들인 유럽 사회는 현재 어떤 분위기인지, 오늘 특파원 현장에선 베를린을 연결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조빛나 특파원, 2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니아 인구의 7분의 1가량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하는데요.

독일도 많은 피란민을 받아들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각지로 흩어진 우크라니아 사람은 약 630만 명입니다.

독일에는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약 110만 명의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살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년이 되는 날,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앵커]

피란민들의 타국 생활, 어려움이 많았을 거 같은데요.

한 사람 한 사람 사연 없는 사람 없을 것 같습니다.

만나본 사람들의 이야기는 주로 어떤 것들이었나요?

[기자]

몇 달이면 될 줄 알았던 피란생활이 2년이 됐다는 말들을 많이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베를린 딸의 집에서 2년째 살고 있는 류드밀라 씨 부부를 만났습니다.

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아들이 군으로 떠나야 하자, 손자들을 데리고 피란을 왔습니다.

[류드밀라 프루셰파/우크라이나 피란민 : "저는 집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아들이, '엄마, 아이들을 데려가 주세요'라고 했어요.그래서 손자들과 함께 떠났고 아들은 전방으로 갔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남은 아들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는데 여기선 돈 걱정도 큽니다.

67세가 넘어 취업이 힘들고 복잡한 행정절차로 독일 정부의 지원금도 못 받은 적이 많다고 합니다.

올가 씨는 베를린에 아무런 연고가 없습니다.

역시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부족해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여기선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올가/우크라이나 피란민 : "거의 1년 정도 청소일을 하다가 독일어 공부에 더 집중하고 싶어서 그만뒀어요."]

[앵커]

일을 하고 싶어도 언어 소통 문제가 커 보이는데요?

[기자]

독일어를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고용률 관련 조사가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9월 현재 우크라이나 난민의 고용률은 19%였습니다.

덴마크나 폴란드 등은 70% 가까운 데 비해 독일이 유독 낮습니다.

독일어 능력과 숙련도를 요구받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게 현실입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대해선 특별 난민 지위를 인정해 독일 시민과 똑같은 복지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한 달에 기본 563유로를 비롯해 주택비까지 포함하면 1,012유로, 146만 원 정도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해 좋은 조건이지만, 야당은 물론 각 지방정부와 의회에서 특혜 철폐를 연방정부에 청원하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유럽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특혜를 제공했잖아요.

그런데 이 때문에 사회적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고 하는데,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기자]

유럽연합, EU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에 대한 관세와 수입 할당량을 폐지했기 때문에, 폴란드와 독일, 체코 등 우크라이나 인접국 농민들과 운송업계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값싼 우크라이나 농산물 때문에 자국 농산물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폴란드 농민들이 국경 검문소에서 화물 열차를 멈춰 세우고 곡물을 쏟아버리기도 했는데, 농민시위에 대한 지지여론도 만만치 않아 각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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