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부족 피해 농가 ‘막막’…‘농업재해’ 인정 안 돼

입력 2024.02.28 (10:42) 수정 2024.02.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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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달 전남 지역은 비가 내리는 등 흐린 날이 계속됐습니다.

일조량이 적은 날이 2주 가까이 지속 되면서 농작물 생산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같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생산 차질은 농업 재해로 쉽게 인정되지 않아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허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국을 재배하는 강진의 한 시설 하우스.

평소라면 이미 형형색색의 꽃이 피었겠지만 앙상한 가지에 어린 초록 잎만 달렸습니다.

입학식을 앞둔 3월까지 수국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달에 비가 계속되면서 수국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입니다.

[김양석/수국 재배 농장주 : "지금 3월 중순이면 꽃이 펴서 출하해야 하는데 계속 그늘이 지니깐 꽃은 개화가 늦어지고 비가 오다 보니 습이 많아서 곰팡이균이 많이 생기고 화훼농가들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농민들은 겨울철 이상 기후로 인한 '재난'이라고 주장합니다.

전라남도도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일조량 부족으로 딸기와 화훼류 등 농작물의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농업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농림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자료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전남 일부 지역에 피해가 국한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고, 일조량 외의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종순/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 "태풍이나 호우 같은 피해는 직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일조량 부족이라든지 기온 피해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한 내용입니다. 이 지역과 타 품종과 재배방법 등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상청 분석 결과 전남 지역의 최근 일조시간은 96.6시간을 기록해 지난해 2월의 175.1시간보다 45%나 감소했고, 이는 일조량 부족으로 농업재해 인정을 받았던 지난 2010년 128.6시간보다 30시간이나 적었습니다.

[장보국/순천대학교 원예학과 교수 :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작물생육이 저조해질 수 있고요. 작물 생육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워낙 다양해서 복합적으로 고려를 해야겠지만 강우량의 증가도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남도는 자료를 보완해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조량 부족 때문에 농업재해로 인정받은 것은 지난 2010년이 유일해 난항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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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조량 부족 피해 농가 ‘막막’…‘농업재해’ 인정 안 돼
    • 입력 2024-02-28 10:42:11
    • 수정2024-02-28 10:52:36
    930뉴스(광주)
[앵커]

이번 달 전남 지역은 비가 내리는 등 흐린 날이 계속됐습니다.

일조량이 적은 날이 2주 가까이 지속 되면서 농작물 생산도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같은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생산 차질은 농업 재해로 쉽게 인정되지 않아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허재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국을 재배하는 강진의 한 시설 하우스.

평소라면 이미 형형색색의 꽃이 피었겠지만 앙상한 가지에 어린 초록 잎만 달렸습니다.

입학식을 앞둔 3월까지 수국 출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달에 비가 계속되면서 수국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것입니다.

[김양석/수국 재배 농장주 : "지금 3월 중순이면 꽃이 펴서 출하해야 하는데 계속 그늘이 지니깐 꽃은 개화가 늦어지고 비가 오다 보니 습이 많아서 곰팡이균이 많이 생기고 화훼농가들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농민들은 겨울철 이상 기후로 인한 '재난'이라고 주장합니다.

전라남도도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일조량 부족으로 딸기와 화훼류 등 농작물의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농업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농림부는 받아들이지 않고 자료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전남 일부 지역에 피해가 국한돼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고, 일조량 외의 다른 원인도 있을 수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최종순/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 "태풍이나 호우 같은 피해는 직접적으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일조량 부족이라든지 기온 피해는 좀 더 분석이 필요한 내용입니다. 이 지역과 타 품종과 재배방법 등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상청 분석 결과 전남 지역의 최근 일조시간은 96.6시간을 기록해 지난해 2월의 175.1시간보다 45%나 감소했고, 이는 일조량 부족으로 농업재해 인정을 받았던 지난 2010년 128.6시간보다 30시간이나 적었습니다.

[장보국/순천대학교 원예학과 교수 :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작물생육이 저조해질 수 있고요. 작물 생육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워낙 다양해서 복합적으로 고려를 해야겠지만 강우량의 증가도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전남도는 자료를 보완해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일조량 부족 때문에 농업재해로 인정받은 것은 지난 2010년이 유일해 난항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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