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떠난 자리, 합법과 불법 사이 간호사들

입력 2024.02.29 (08:29) 수정 2024.02.2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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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간 대형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들이 하던 의료처치 업무를 대신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보니 정부가 합법화해 주겠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첫 소식 곽동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본격 시작된 지난주 초, 대전의 한 병원의 PA간호사, 즉 수술지원 간호사들에게 내려진 의료지침서입니다.

의사가 해야 하는 동맥채혈부터 심폐소생술, 심지어 처방전 발급까지 PA간호사가 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엄연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의료 공백 탓에 환자를 방치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지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종합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PA(수술지원) 간호사들이 거의 대부분, 99%의 일들을 진행을 하고 있고, 환자들을 방치할 수 없으니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논란이 커지가 정부는 그제부터 간호사가 의사 업무 일부를 할 수 있도록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PA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한시적으로 합법화하겠다는 거지만, 간호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이런 행위가 이번 사태 전부터 암암리에 이뤄져 각종 고소·고발에 시달렸던 데다, 의료사고 위험과 소송의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병원 지침이 정부방침보다 먼저 내려진 탓에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홍지숙/대학병원 간호사 : "소송에 휘말렸을 때 어느 누구도 보호를 해주지 않거든요, 숙련되지 않은 간호사들에게 처치를 받다 보니까 의료사고도 생길 수 있는 위험도 높아지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 병원들은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 등을 위한 협의체를 꾸렸지만, 전공의가 빠져 나간 공백을 메우느라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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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 떠난 자리, 합법과 불법 사이 간호사들
    • 입력 2024-02-29 08:29:25
    • 수정2024-02-29 08:44:51
    뉴스광장(대전)
[앵커]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간 대형병원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들이 하던 의료처치 업무를 대신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보니 정부가 합법화해 주겠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첫 소식 곽동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본격 시작된 지난주 초, 대전의 한 병원의 PA간호사, 즉 수술지원 간호사들에게 내려진 의료지침서입니다.

의사가 해야 하는 동맥채혈부터 심폐소생술, 심지어 처방전 발급까지 PA간호사가 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엄연한 의료법 위반이지만 의료 공백 탓에 환자를 방치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지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종합병원 간호사/음성변조 : "PA(수술지원) 간호사들이 거의 대부분, 99%의 일들을 진행을 하고 있고, 환자들을 방치할 수 없으니까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논란이 커지가 정부는 그제부터 간호사가 의사 업무 일부를 할 수 있도록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PA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한시적으로 합법화하겠다는 거지만, 간호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이런 행위가 이번 사태 전부터 암암리에 이뤄져 각종 고소·고발에 시달렸던 데다, 의료사고 위험과 소송의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병원 지침이 정부방침보다 먼저 내려진 탓에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합니다.

[홍지숙/대학병원 간호사 : "소송에 휘말렸을 때 어느 누구도 보호를 해주지 않거든요, 숙련되지 않은 간호사들에게 처치를 받다 보니까 의료사고도 생길 수 있는 위험도 높아지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 병원들은 간호사 업무 범위 확대 등을 위한 협의체를 꾸렸지만, 전공의가 빠져 나간 공백을 메우느라 논의를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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