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카드로 나도 모르는 세금이 결제됐는데 “확인 불가”?

입력 2024.02.29 (16: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차를 새로 구매하면 차량등록사업소에 가서 취·등록세 등을 냅니다.
최근 부산의 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취·등록세가 카드 결제됐습니다.
그런데 카드 주인은 부산에서 300km 넘게 떨어진 춘천에 사는 여성이었습니다.
확인해보니 최근 차를 구매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차도 안 샀는데 취·등록세 결제…결제 취소도 못 해

강원도 춘천에 사는 40대 여성은 '2월 신용카드 고지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사용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결제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2월 2일과 5일, 차량 취·등록세 등으로 모두 7백만 원이 넘는 돈을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는 겁니다.

여성은 최근 차량을 구매한 적이 없었습니다. 또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잃어버린 적도 없었습니다.

세금 결제에 사용된 여성의 신용카드세금 결제에 사용된 여성의 신용카드

여성은 곧바로 카드사 고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상 세금은 결제 취소를 할 수 없다고 해서, 카드 사용 정지만 했습니다.

금융결제원과 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에 신고하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만 했습니다.

결국, 여성은 춘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그 사이 세금 결제액 7백만 원 가운데 1회차 할부금인 300만 원 가까운 금액이 여성의 계좌에서 출금됐습니다.

여성은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바람에 아이 학원비도 못 냈다"고 했습니다.

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 외경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 외경

■ 남의 카드로 세금 내고 차량 등록한 사람은 누구?…경찰 수사

그래서, 여성의 카드로 세금을 내고 차량을 등록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성이 차량등록사업소에 문의했지만, 사업소 측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알려줄 수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여성은 "피해자가 직접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면서 스스로 피해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차량등록사업소 측은 "결제 업무는 금융결제원에 위탁하고 있어 사업소는 납부 확인 후 등록 업무만 하고 있다"면서 "지방세 징수법 제20조에 따라 제3 자가 세금을 납부할 수 있어 해당 결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춘천경찰서 외경춘천경찰서 외경

카드사 측은 해당 결제가 IC 칩이나 마그네틱 등 실물 카드를 이용한 단말기 결제가 아닌 온라인 결제란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위택스 등 세금 납부 사이트에 카드 번호 등을 입력해 결제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온라인 결제를 하려면, 카드번호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넣고, 별도의 신분 확인 절차를 통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카드 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까지 이용됐다는 말입니다.

사건을 접수한 춘천경찰서는 카드 복제나 도용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내 카드로 나도 모르는 세금이 결제됐는데 “확인 불가”?
    • 입력 2024-02-29 16:59:29
    심층K
차를 새로 구매하면 차량등록사업소에 가서 취·등록세 등을 냅니다.<br />최근 부산의 한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취·등록세가 카드 결제됐습니다.<br />그런데 카드 주인은 부산에서 300km 넘게 떨어진 춘천에 사는 여성이었습니다.<br />확인해보니 최근 차를 구매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br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br />

■ 차도 안 샀는데 취·등록세 결제…결제 취소도 못 해

강원도 춘천에 사는 40대 여성은 '2월 신용카드 고지서'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실제 사용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결제 내용을 확인해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2월 2일과 5일, 차량 취·등록세 등으로 모두 7백만 원이 넘는 돈을 3개월 할부로 결제했다는 겁니다.

여성은 최근 차량을 구매한 적이 없었습니다. 또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잃어버린 적도 없었습니다.

세금 결제에 사용된 여성의 신용카드
여성은 곧바로 카드사 고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법상 세금은 결제 취소를 할 수 없다고 해서, 카드 사용 정지만 했습니다.

금융결제원과 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에도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에 신고하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만 했습니다.

결국, 여성은 춘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그 사이 세금 결제액 7백만 원 가운데 1회차 할부금인 300만 원 가까운 금액이 여성의 계좌에서 출금됐습니다.

여성은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빠져나가는 바람에 아이 학원비도 못 냈다"고 했습니다.

부산시 차량등록사업소 외경
■ 남의 카드로 세금 내고 차량 등록한 사람은 누구?…경찰 수사

그래서, 여성의 카드로 세금을 내고 차량을 등록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성이 차량등록사업소에 문의했지만, 사업소 측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알려줄 수 없다고만 답했습니다.

여성은 "피해자가 직접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면서 스스로 피해 보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게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차량등록사업소 측은 "결제 업무는 금융결제원에 위탁하고 있어 사업소는 납부 확인 후 등록 업무만 하고 있다"면서 "지방세 징수법 제20조에 따라 제3 자가 세금을 납부할 수 있어 해당 결제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춘천경찰서 외경
카드사 측은 해당 결제가 IC 칩이나 마그네틱 등 실물 카드를 이용한 단말기 결제가 아닌 온라인 결제란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위택스 등 세금 납부 사이트에 카드 번호 등을 입력해 결제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온라인 결제를 하려면, 카드번호뿐만 아니라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넣고, 별도의 신분 확인 절차를 통한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카드 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정보까지 이용됐다는 말입니다.

사건을 접수한 춘천경찰서는 카드 복제나 도용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