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전락 30억 낚시공원…운영도 철거도 못하고 방치

입력 2024.03.04 (07:53) 수정 2024.03.0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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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 군산에 수십억 원을 들여 지은 낚시공원이 제대로 운영도 못한 채 몇 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습니다.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도 크지만 문제는 철거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김현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 장자도.

6년 전, 32억 원을 들여 조성된 해상 낚시공원이 어떤 이유에선지 진입로가 끊겼습니다.

시설물은 부서진 채 방치돼 있고, 데크를 고정하는 기둥은 녹이 슨 채 갈매기 배설물과 같은 이물질로 뒤덮였습니다.

완공 후 2년간 주민들이 시범 운영했지만 방문객이 적어 적자가 쌓였고 새 운영자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은미/관광객 : "제대로 멋지게 꾸미면 모를까 지금 상태는 참 보기가 나쁘네요."]

수려한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태풍 등으로 파손된 시설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큽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물 빠졌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걸어가서 올라가서 막 가는 사람도 있어요. 물 들어오면 나오지도 못해. 위험하잖아요."]

결국 4년 전, 군산시가 주민 의견을 모아 낚시공원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공원 조성비의 80%를 국비로 충당한 게 발목을 잡았습니다.

보조금법 시행령 등이 국비가 투입된 재산 처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수부 기준에서 내구연한이라고 있어요, 모든 물품은. 그런데 이게 제가 보니까 10년으로 잡혀 있더라고요. 10년 동안은 이 시설물을 없애면 안 되고."]

군산시가 정부와 협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거액을 쏟아부은 공원이 운영도, 철거도 못하는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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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4 07:53:05
    • 수정2024-03-04 08: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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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에 수십억 원을 들여 지은 낚시공원이 제대로 운영도 못한 채 몇 년째 흉물로 방치돼 있습니다.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 우려도 크지만 문제는 철거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김현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고군산군도 장자도.

6년 전, 32억 원을 들여 조성된 해상 낚시공원이 어떤 이유에선지 진입로가 끊겼습니다.

시설물은 부서진 채 방치돼 있고, 데크를 고정하는 기둥은 녹이 슨 채 갈매기 배설물과 같은 이물질로 뒤덮였습니다.

완공 후 2년간 주민들이 시범 운영했지만 방문객이 적어 적자가 쌓였고 새 운영자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은미/관광객 : "제대로 멋지게 꾸미면 모를까 지금 상태는 참 보기가 나쁘네요."]

수려한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태풍 등으로 파손된 시설이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큽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물 빠졌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걸어가서 올라가서 막 가는 사람도 있어요. 물 들어오면 나오지도 못해. 위험하잖아요."]

결국 4년 전, 군산시가 주민 의견을 모아 낚시공원을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공원 조성비의 80%를 국비로 충당한 게 발목을 잡았습니다.

보조금법 시행령 등이 국비가 투입된 재산 처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산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수부 기준에서 내구연한이라고 있어요, 모든 물품은. 그런데 이게 제가 보니까 10년으로 잡혀 있더라고요. 10년 동안은 이 시설물을 없애면 안 되고."]

군산시가 정부와 협의에 나서기로 했지만 거액을 쏟아부은 공원이 운영도, 철거도 못하는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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