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끓이면 미세플라스틱 없어진다?…“물 따라 달라”

입력 2024.03.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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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을 끓이고 여과하기만 해도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 지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서 수돗물을 5분간 끓이면 미세플라스틱을(NMPs)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mm 이하의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으로, 체내에 축적되면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끓이는 물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탄산칼슘과 미세플라스틱이 응집하고 있다.(논문 발췌)끓이는 물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탄산칼슘과 미세플라스틱이 응집하고 있다.(논문 발췌)

원리는 탄산칼슘 성분의 응집력입니다.

연구팀은 수돗물을 끓이면 탄산칼슘과 같은 미네랄 성분들이 뭉치면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을 둘러싸고, 함께 침전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를 '캡슐화'라고 설명했는데, 탄산칼슘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경수에서 더 뚜렷한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탄산칼슘 함량이 300㎎/ℓ인 물은 끓인 뒤 최대 90%의 미세플라스틱이 제거됐고, 탄산칼슘 함량이 60㎎/ℓ 미만인 물에서는 약 25%의 미세플라스틱이 제거됐습니다.

물을 끓이면서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침전된 탄산칼슘은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 석회질처럼 쌓이기 때문에, 닦아내거나 필터로 걸러 제거하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구 결과가 일부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최인철 연구관은 "물을 끓이게 되면 미네랄 등이 석출되고, 미네랄 함유량에 따라서 미세플라스틱이 흡착돼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침전물을 여과해줘야만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 수돗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구팀이 실험한 물은 탄산칼슘이 많이 함유된 반면, 우리나라 수돗물에는 탄산칼슘이 적다는 겁니다.

인하대학교 화학과 신동하 교수는 "우리나라의 물은 미네랄이 많지 않은 '연수'라 광저우에서 연구한 '경수'와는 차이가 있다"며 "사람들이 마시는 물이 경수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물의 성질에 따라 효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학계의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정확한 효과와 수치는 교차 검증을 해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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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을 끓이고 여과하기만 해도 미세플라스틱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 광저우 지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서 수돗물을 5분간 끓이면 미세플라스틱을(NMPs)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지름 5mm 이하의 잘게 부서진 플라스틱으로, 체내에 축적되면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끓이는 물의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탄산칼슘과 미세플라스틱이 응집하고 있다.(논문 발췌)
원리는 탄산칼슘 성분의 응집력입니다.

연구팀은 수돗물을 끓이면 탄산칼슘과 같은 미네랄 성분들이 뭉치면서 미세플라스틱 입자들을 둘러싸고, 함께 침전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를 '캡슐화'라고 설명했는데, 탄산칼슘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경수에서 더 뚜렷한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의 실험에서는 탄산칼슘 함량이 300㎎/ℓ인 물은 끓인 뒤 최대 90%의 미세플라스틱이 제거됐고, 탄산칼슘 함량이 60㎎/ℓ 미만인 물에서는 약 25%의 미세플라스틱이 제거됐습니다.

물을 끓이면서 미세플라스틱과 함께 침전된 탄산칼슘은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 석회질처럼 쌓이기 때문에, 닦아내거나 필터로 걸러 제거하면 된다는 주장입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같은 연구 결과가 일부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최인철 연구관은 "물을 끓이게 되면 미네랄 등이 석출되고, 미네랄 함유량에 따라서 미세플라스틱이 흡착돼 결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소멸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침전물을 여과해줘야만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 결과가 우리나라 수돗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연구팀이 실험한 물은 탄산칼슘이 많이 함유된 반면, 우리나라 수돗물에는 탄산칼슘이 적다는 겁니다.

인하대학교 화학과 신동하 교수는 "우리나라의 물은 미네랄이 많지 않은 '연수'라 광저우에서 연구한 '경수'와는 차이가 있다"며 "사람들이 마시는 물이 경수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물의 성질에 따라 효과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세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학계의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정확한 효과와 수치는 교차 검증을 해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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