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경북 동해안 대게축제, 성과와 과제는?

입력 2024.03.04 (19:43) 수정 2024.03.04 (20:0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황금 영덕대게를 잡아라!"]

궂은 날씨에도 대게를 낚기위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걸릴 듯 걸릴 듯 쉽지 않자 낚시터 안으로 팔을 한껏 뻗어보기도 합니다.

농구공 만큼 묵직한 대게가 낚여 올라오자 그제서야 함박웃음입니다.

[김경준/서울 관악구 : "처음 시도할 때 잘 안돼서 저만 한 마리도 못 잡는 거 아닌가 했는데 잘돼서 기분이, 보람이 커요."]

잡은 대게는 즉석에서 바로 쪄먹어야 제맛!

찜통을 열자 증기와 함께 고소한 대게찜 향이 솔솔 퍼져 나갑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대게찜 한상.

붉고 단단한 껍데기를 벗겨내자 뽀얗고 속이 꽉찬 게살이 드러납니다.

짭조름하고 탱글탱글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김정순/경남 산청군 : "이 맛 보려고 1년 동안 기다렸어요. 매년 오는데 진짜 맛있네요. 바로 이 맛입니다. 게 맛이 바로 영덕 게 맛, 최고입니다!"]

축제의 백미는 단연 먹고 즐기는 것인 만큼 영덕군은 대게 낚시체험장 크기를 지난해의 2배 이상, 시식과 체험용 대게 예산도 전체 예산의 10%에서 18%로 늘렸습니다.

[김광열/영덕군수 : "체험 위주로 행사를 확대했습니다. 대게낚시라든가 대게찜이라든가 대게경매 등을 확대해서 오시는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대게도 맛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또다른 대게의 본향 울진에서도 일주일 먼저 대게 축제가 열렸습니다.

["정답은, 2만6천2백 원입니다!!"]

명품 대게와 홍게를 시가보다 20% 정도 싸게 낙찰을 받자 마치 로또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조영길/관광객 : "기분 좋고 (경매) 당첨돼서 너무너무 기분 좋습니다. 오늘 가족들하고 맛있게 먹겠습니다."]

대표적인 대게 주산지 울진군과 영덕군은 매년 2월 말을 전후해 다양한 체험행사로 꾸민 대게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손병복/울진군수 : "울진의 대표적인 겨울축제입니다. 이 축제를 통해서 울진의 명품 대게와 붉은 대게를 전 국민에게 알리고 대게를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즐기시도록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북 동해안 대게는 축제를 통해 널리 알려지며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게는 크기도 크지만 다리가 대나무처럼 길고 마디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잡히는 곳이 영덕 앞바다에서 울진 앞바다까지 이르는 약 8백㎢ 면적의 동해안 대게 벨트.

특히 울진 후포면 근해에 형성된 여의도 면적 2배에 달하는 거대 수중암초 '왕돌초'가 대표적인 대게 서식처입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게의 연간 어획량 2천 톤 가운데 80% 이상을 경북 동해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성준/경상북도 해양수산과장 : "(동해안 대게) 서식층에는 고운 모래로 단단하게 굳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게가 활동성이 많고 대게 껍데기가 상당히 얇습니다. 살이 꽉 차 있어서 육질이 탄력이 아주 좋습니다."]

지리적 특수성과 빼어난 맛을 바탕으로 한 동해안 대게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방문객이 영덕대게축제는 3만여 명, 울진대게축제는 5만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경제효과도 영덕대게축제 57억 원, 울진대게축제는 85억 원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상호/영덕대게축제 위원장 : "아무래도 많은 관광객들이 오시면 여기에 숙박업소라든가, 대게도 먹고 일반 식당도 들어가고 그러다 보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습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철 장사로 생각하는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입니다.

대게축제 시기에다 조업 악화로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축제장 밖의 대게 시중가격은 한 달 전보다 2배나 껑충 뛰었습니다.

[이수화·백은영/경산시 진량읍 : "기분 나쁘죠. 관광지가서…. 요즘은 이런 대게 뿐 아니고 관광지는 무조건 터무니없는 가격들이 많거든요. 여기도 좀…. 그걸 좀 벗어났으면 좋겠는데."]

어느 축제를 가도 비슷하고 식상한 프로그램, 마을 장터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조우제/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삿포로)얼음축제 같은 경우는 단순히 그걸 즐기러 겨울에 가거든요. 그리고 뮌헨의 맥주축제도 마시는 거니까 그걸 즐기기 위해서 가는거고. 축제의 가장 기본은 킬러 콘텐츠(대표 프로그램) 만들어서 그걸 참여하기 위해서 오는 방문객들이거든요."]

또 대게가 계절성 상품으로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고 있는 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보완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권두현/세계유산콘텐츠센터 기획이사 : "대게국수라든지, 대게와 관련된 다양한 과자 상품, 대게빵이라든지 또 대게와 관련된 6차(융합 산업) 브랜드 상품들을 개발한다면 대게축제를 통해서 새로운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십 년간 개최해오며 성과와 함께 과제도 분명한 경북 동해안 대게축제.

지역 이미지를 드높이고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선, 단기적인 상술보다는 정성어린 손님맞이와 축제의 내실 강화가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민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그래픽:인푸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안 돋보기] 경북 동해안 대게축제, 성과와 과제는?
    • 입력 2024-03-04 19:43:28
    • 수정2024-03-04 20:07:22
    뉴스7(대구)
["황금 영덕대게를 잡아라!"]

궂은 날씨에도 대게를 낚기위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걸릴 듯 걸릴 듯 쉽지 않자 낚시터 안으로 팔을 한껏 뻗어보기도 합니다.

농구공 만큼 묵직한 대게가 낚여 올라오자 그제서야 함박웃음입니다.

[김경준/서울 관악구 : "처음 시도할 때 잘 안돼서 저만 한 마리도 못 잡는 거 아닌가 했는데 잘돼서 기분이, 보람이 커요."]

잡은 대게는 즉석에서 바로 쪄먹어야 제맛!

찜통을 열자 증기와 함께 고소한 대게찜 향이 솔솔 퍼져 나갑니다.

푸짐하게 차려진 대게찜 한상.

붉고 단단한 껍데기를 벗겨내자 뽀얗고 속이 꽉찬 게살이 드러납니다.

짭조름하고 탱글탱글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김정순/경남 산청군 : "이 맛 보려고 1년 동안 기다렸어요. 매년 오는데 진짜 맛있네요. 바로 이 맛입니다. 게 맛이 바로 영덕 게 맛, 최고입니다!"]

축제의 백미는 단연 먹고 즐기는 것인 만큼 영덕군은 대게 낚시체험장 크기를 지난해의 2배 이상, 시식과 체험용 대게 예산도 전체 예산의 10%에서 18%로 늘렸습니다.

[김광열/영덕군수 : "체험 위주로 행사를 확대했습니다. 대게낚시라든가 대게찜이라든가 대게경매 등을 확대해서 오시는 관광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대게도 맛볼 수 있고, 즐길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또다른 대게의 본향 울진에서도 일주일 먼저 대게 축제가 열렸습니다.

["정답은, 2만6천2백 원입니다!!"]

명품 대게와 홍게를 시가보다 20% 정도 싸게 낙찰을 받자 마치 로또에 당첨된 기분입니다.

[조영길/관광객 : "기분 좋고 (경매) 당첨돼서 너무너무 기분 좋습니다. 오늘 가족들하고 맛있게 먹겠습니다."]

대표적인 대게 주산지 울진군과 영덕군은 매년 2월 말을 전후해 다양한 체험행사로 꾸민 대게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손병복/울진군수 : "울진의 대표적인 겨울축제입니다. 이 축제를 통해서 울진의 명품 대게와 붉은 대게를 전 국민에게 알리고 대게를 좀 더 쉽고 저렴하게 즐기시도록 매년 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북 동해안 대게는 축제를 통해 널리 알려지며 국민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게는 크기도 크지만 다리가 대나무처럼 길고 마디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잡히는 곳이 영덕 앞바다에서 울진 앞바다까지 이르는 약 8백㎢ 면적의 동해안 대게 벨트.

특히 울진 후포면 근해에 형성된 여의도 면적 2배에 달하는 거대 수중암초 '왕돌초'가 대표적인 대게 서식처입니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게의 연간 어획량 2천 톤 가운데 80% 이상을 경북 동해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성준/경상북도 해양수산과장 : "(동해안 대게) 서식층에는 고운 모래로 단단하게 굳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대게가 활동성이 많고 대게 껍데기가 상당히 얇습니다. 살이 꽉 차 있어서 육질이 탄력이 아주 좋습니다."]

지리적 특수성과 빼어난 맛을 바탕으로 한 동해안 대게의 인기에 힘입어 연간 방문객이 영덕대게축제는 3만여 명, 울진대게축제는 5만여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경제효과도 영덕대게축제 57억 원, 울진대게축제는 85억 원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상호/영덕대게축제 위원장 : "아무래도 많은 관광객들이 오시면 여기에 숙박업소라든가, 대게도 먹고 일반 식당도 들어가고 그러다 보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습니다.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철 장사로 생각하는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입니다.

대게축제 시기에다 조업 악화로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축제장 밖의 대게 시중가격은 한 달 전보다 2배나 껑충 뛰었습니다.

[이수화·백은영/경산시 진량읍 : "기분 나쁘죠. 관광지가서…. 요즘은 이런 대게 뿐 아니고 관광지는 무조건 터무니없는 가격들이 많거든요. 여기도 좀…. 그걸 좀 벗어났으면 좋겠는데."]

어느 축제를 가도 비슷하고 식상한 프로그램, 마을 장터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조우제/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삿포로)얼음축제 같은 경우는 단순히 그걸 즐기러 겨울에 가거든요. 그리고 뮌헨의 맥주축제도 마시는 거니까 그걸 즐기기 위해서 가는거고. 축제의 가장 기본은 킬러 콘텐츠(대표 프로그램) 만들어서 그걸 참여하기 위해서 오는 방문객들이거든요."]

또 대게가 계절성 상품으로 단순히 먹는 것에 그치고 있는 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보완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권두현/세계유산콘텐츠센터 기획이사 : "대게국수라든지, 대게와 관련된 다양한 과자 상품, 대게빵이라든지 또 대게와 관련된 6차(융합 산업) 브랜드 상품들을 개발한다면 대게축제를 통해서 새로운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십 년간 개최해오며 성과와 함께 과제도 분명한 경북 동해안 대게축제.

지역 이미지를 드높이고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선, 단기적인 상술보다는 정성어린 손님맞이와 축제의 내실 강화가 더욱 중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재민입니다.

촬영기자:신광진/그래픽:인푸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대구-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