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착취에 추방까지”…필리핀 근로자 울린 ‘미스터 김’

입력 2024.03.04 (22:02) 수정 2024.03.04 (22: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필리핀 당국이 계절근로를 하기위해서 한국으로 오는 근로자들의 인력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인 브로커가 필리핀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거나 취업한 현장에서의 복지와 인권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김정대 기자가 필리핀 현지에서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차로 두 시간가량 떨어진 딸락 주.

한국에서 일하다 피해를 본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SNS에 올리자 80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왔어요?) 푸라시, 딸락주."]

전남 완도 등에서 일했던 이 남성은, 월급의 절반만 받았다고 호소합니다.

나머지는 '보스'로 불렸던 한국인 브로커가 챙겼다는 겁니다.

[이가르도/필리핀 계절 근로자 : "월급이 8만 페소(약 190만 원)인데 4만 페소밖에 못 받았어요."]

언니와 함께 한국에 왔던 이 여성은 브로커에 의해 강제 출국 당했습니다.

불법 체류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연대 책임을 물었다는 겁니다.

[매리/필리핀 계절 근로자 : "언니가 같이 일했던 근로자가 이탈하면서 (같이) 쫓겨났어요."]

한국인 브로커와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과도한 숙식비에 계약 위반금이라는 명목으로 천만 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뜯겼습니다.

필리핀 자치단체마다 있는 '페소'라는 일종의 고용센터입니다.

계절 근로자 신청 창구인데 문제는 한국인 브로커와 결탁 됐다는 게 이곳 주민들 얘기입니다.

[테레시타/필리핀 계절 근로자 : "페소(고용 센터) 직원과 브로커가 벌써 11년 동안 관계를 맺고 있어요."]

주로 '미스터 김'으로 불리는 브로커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필리핀 정부는 올해 1월 아예 인력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로즈마리 두케/필리핀 이주노동부 국장 : "(계절 근로자들의) 복지와 인권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필리핀 계절 근로자는 6천여 명.

필리핀 당국이 파악한 불법 피해 사례만 66건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임금 착취에 추방까지”…필리핀 근로자 울린 ‘미스터 김’
    • 입력 2024-03-04 22:02:51
    • 수정2024-03-04 22:11:03
    뉴스 9
[앵커]

최근 필리핀 당국이 계절근로를 하기위해서 한국으로 오는 근로자들의 인력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한국인 브로커가 필리핀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하거나 취업한 현장에서의 복지와 인권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김정대 기자가 필리핀 현지에서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차로 두 시간가량 떨어진 딸락 주.

한국에서 일하다 피해를 본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SNS에 올리자 80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왔어요?) 푸라시, 딸락주."]

전남 완도 등에서 일했던 이 남성은, 월급의 절반만 받았다고 호소합니다.

나머지는 '보스'로 불렸던 한국인 브로커가 챙겼다는 겁니다.

[이가르도/필리핀 계절 근로자 : "월급이 8만 페소(약 190만 원)인데 4만 페소밖에 못 받았어요."]

언니와 함께 한국에 왔던 이 여성은 브로커에 의해 강제 출국 당했습니다.

불법 체류자가 생겼다는 이유로 연대 책임을 물었다는 겁니다.

[매리/필리핀 계절 근로자 : "언니가 같이 일했던 근로자가 이탈하면서 (같이) 쫓겨났어요."]

한국인 브로커와 작성한 계약서입니다.

과도한 숙식비에 계약 위반금이라는 명목으로 천만 원 이상을 보증금으로 뜯겼습니다.

필리핀 자치단체마다 있는 '페소'라는 일종의 고용센터입니다.

계절 근로자 신청 창구인데 문제는 한국인 브로커와 결탁 됐다는 게 이곳 주민들 얘기입니다.

[테레시타/필리핀 계절 근로자 : "페소(고용 센터) 직원과 브로커가 벌써 11년 동안 관계를 맺고 있어요."]

주로 '미스터 김'으로 불리는 브로커들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자 필리핀 정부는 올해 1월 아예 인력 송출을 중단했습니다.

[로즈마리 두케/필리핀 이주노동부 국장 : "(계절 근로자들의) 복지와 인권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합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필리핀 계절 근로자는 6천여 명.

필리핀 당국이 파악한 불법 피해 사례만 66건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