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K] 전북 초등 총괄평가 시행…쟁점은?

입력 2024.03.05 (19:42) 수정 2024.03.0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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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지난해 기초학력진단검사에 이어, 올해부터는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학기 말 총괄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죠.

기초학력뿐만 아니라, 이제는 기본학력 신장을 위해 한 해 교육 과정의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총괄평가를 치러야한다는 입장인데요.

교사들에게는 업무부담을 늘리고 학생들에게는 학업 경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늘 이슈k는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함께 얘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정재석 위원장님!

지난해 처음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검사를 치렀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총괄평가를 도입하겠다, 전북교육청 계획인데요.

어떤 시험입니까?

[답변]

먼저 평가의 종류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

올해 학생들이 봐야하는 평가는 세종류입니다.

우선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3월달에 시행되고요,

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수준이 나온 학생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통해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측정하게 됩니다.

총괄평가는 7월과 12월, 그러니까 1학기 말과 2학기 말에 시행되는 평가인데요.

4-6학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국영수사과 중 국영수 교과는 필수적으로 총괄평가를 시행해야 합니다.

현재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교사가 선다형, 단답형, 서논술형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직접 출제하고, 학생이 응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교사들에게는 업무부담을 늘리고 학생들에게는 학업 경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송욱진 지부장님!

어떻게 보세요?

[답변]

앵커님께서 기초학력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

학생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학력 기초학력, 절대학력이라는 단어와 나중에 입시를 위해 우리 아이가 상대적으로 공부를 하는지를 견주기 위한 상대학력, 경쟁항력 이라는 단어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 기초학력을 위한 진단평가는 이해할 수 있지만 A B C D 네 등급으로 분류하는 기말고사 부활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지를 떠나 “철수는 무슨 등급이냐”라고 비교되면 상대학력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앵커]

하지만 교육청이 총괄평가 시행을 위해 공청회 등과 같은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을 한 결과, 초등학생의 경우 진단 검사만으로 맞춤형 교육 지원에 한계가 있다, 이런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총괄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정 위원장님, 어떻게 보세요?

[답변]

기존에는 교육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일부 학교에서만 시행되었기 때문에, 학생의 학업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검사지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에서 나오는 진단검사지가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이 검사지가 기초학력 도달여부를 판정할 수는 있지만, 기초학력을 충족했다고 해서 당해년도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예를들어 4학년의 경우, 3월초 기초학력 진단검사에서는 전년도인 3학년 교육과정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그러면 4학년이 기초학력 진단검사상 도달 판정, 그러니까 3학년 교육과정은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했더라도, 4학년 교육과정을 따라가기는 어려워 결국 학습부진이 누적되는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습니다.

또한 예시로 든 4학년이 3월초 진단검사에서 미도달 판정을 받았을 경우, 이 학생은 3학년 교육과정에 대한 보강을 4학년 3~4월부터 시작하는 셈이 되거든요.

3학년 교육과정을 잘 이수했는지에 대한 진단이 해가 바뀌고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총괄평가는 그래서, 학기말에 당해년도 교육과정 이해 정도를 점검하고자 생긴 정책으로 보입니다.

[앵커]

총괄평가 시행을 찬성하는 교육 구성원들은 다른 시도에 비해 기본학력이 뒤쳐진 전북 초등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도움이 될 것라는 입장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전라북도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을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학교별로 5~20%가 기초학력 미달이고 일부 전문계고의 경우 50%정도 기초학력 미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시골 작은학교 학생의 경우 당해년도 교육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절반이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단보정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는 각 시도에서 극비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개하는 순간 시도별 서열이 매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기초학력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교육과정이 과정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과정'에 초점을 두니 참여형 수업이 늘어났는데 경험의 쇼핑으로 끝나고 ‘지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총괄평가를 하지 않아서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줄어들어서 기초학력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회로 전북학생들의 학력신장의 기회가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3월 학생들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9개월 뒤 향상도 검사를 했더니 기초학력이 올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또, 초등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잇따른 평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도교육청의 각종 지원으로 일단, 일선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작년에 더뎠던 학습을 올해 뒤늦게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기초학력이 올랐던 부분은 깊이 응원하고요.

중요한 것은 기초학력이 올랐다고 해서, 학습 부진이 사라진게 아니라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면 4학년 학생의 학습느림이 3학년 과정이었다고 하면, 기초학력이 신장됐다는 건 3학년 과정을 뜻하는 것이지 또래와 추가로 배웠던 4학년 과정까지 도달 여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즉 누적된 학습 더딤을 막았다는데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강조해서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초학력을 높인다는 미명아래 필수학력, 절대학력이 아닌 네등급으로 분류하여 성취도를 나누는 발상은 과거로 회귀하는 발생이라고 봅니다.

등급 낮으면 학교끝나고 학원에 보내야 하고, 학생들이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존감 낮아지고, 기말고사 평가 후 AI를 통한 개별학습을 안내하는 수준가지고 기말평가가 기초학력을 올리기는커녕 시험의 부작용만 양산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앵커]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을 높이자는데 무작정 반대할 교육 구성원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거나 시험과 같은 평가방식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텐데요.

전북 지역 학생들의 기본 학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뭐라고 보십니까?

먼저 송욱진 지부장님부터.

[답변]

예를 들어볼게요.

아무리 해도 키가 180 을 넘길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180을 도달로 보며 매년 자라야할 키를 정해주고 도달 미도달로 나누면 어떨까요.

다시 돌아와서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대학생이 배워야할 것을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을만큼 발달과정보다 어려운 교육과정입니다.

교육의 목적이 완전학습이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주고 해결할 수 있는 냐를 선별하는 선발에 있기 때문이에요.

기초학력은 도달해야할 최소한의 학력이라고 하지만 각기 사람에 따라서 배우는 속도도 다르고, 부모의 경제력도 모두 다릅니다.

진정한 기초학력을 말하려면, 입시와 대학서열이 없는 곳에서 자존감에 영향을 주는 최소한의 학력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유급을 느리게 배우더라도 어떠한 사회적 불이익이 없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지 않은 기초학력 향상은 이미 누적된 학습부진을 학생시절 따라가기도 바쁜 낙오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교사들도 죄인이 되는 것 같아 마음도 아프고요.

[답변]

우선 ‘교육과정-수업-평가'와 학습원리에 대한 교사 연수를 강화해야 합니다.

전북의 교사들은 매우 우수합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와 학습원리에 대한 연수를 제대로 한다면 전북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향상될 것입니다.

둘째, 현재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평가와 기초학력 정책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효율적으로 슬림화 할 필요가 있어보이는데요.

평가는 어디까지나 학습을 위한 피드백으로써 의미있는 것입니다.

평가를 위한 학습이 되거나, 평가가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현재라면 올 1년간 학생들이 봐야 하는 평가는 적게는 3번에서 많으면 7번이 됩니다.

더 문제인 점은, 부진한 아이일수록 더 많은 시험을 보아야 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평가가 너무 잦으면 성장여부가 잘 보이지 않고, 학생의 학습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은 기초학력 향상도평가를 총괄평가로 대체하여 성장 피드백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셋째,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사의 행정업무를 경감함으로써 교사가 우리반 기초학력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이 어떤 수준이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는 담임선생님들께서 가장 잘 아시거든요.

마지막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현장경험이 풍부한 고경력교사를 기초학력 전문 교사로 육성하여 부진아 교육에 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리딩 리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해 글을 떼지 못한 아이를 전문 교사에게 데려가 60시간여의 집중교육 끝에 수준을 끌어올려 일반교실로 되돌려 보냅니다.

우리나라는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해보면 국어보다는 수학, 영어 부진이 월등하게 많기 때문에, 초등 국영수 교육과정을 모두 알고 있는 초등교사에게 학습부진아 지도법에 관한 연수를 진행한 후, 학습부진 탈출을 위한 국영수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담교사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공재성/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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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K] 전북 초등 총괄평가 시행…쟁점은?
    • 입력 2024-03-05 19:42:38
    • 수정2024-03-05 20:27:25
    뉴스7(전주)
[앵커]

이슈K 시간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지난해 기초학력진단검사에 이어, 올해부터는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학기 말 총괄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죠.

기초학력뿐만 아니라, 이제는 기본학력 신장을 위해 한 해 교육 과정의 습득 여부를 확인하는 총괄평가를 치러야한다는 입장인데요.

교사들에게는 업무부담을 늘리고 학생들에게는 학업 경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오늘 이슈k는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 송욱진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함께 얘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정재석 위원장님!

지난해 처음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기초학력을 진단하는 검사를 치렀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총괄평가를 도입하겠다, 전북교육청 계획인데요.

어떤 시험입니까?

[답변]

먼저 평가의 종류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

올해 학생들이 봐야하는 평가는 세종류입니다.

우선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3월달에 시행되고요,

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수준이 나온 학생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통해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측정하게 됩니다.

총괄평가는 7월과 12월, 그러니까 1학기 말과 2학기 말에 시행되는 평가인데요.

4-6학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국영수사과 중 국영수 교과는 필수적으로 총괄평가를 시행해야 합니다.

현재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교사가 선다형, 단답형, 서논술형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직접 출제하고, 학생이 응하는 방식입니다.

[앵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교사들에게는 업무부담을 늘리고 학생들에게는 학업 경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송욱진 지부장님!

어떻게 보세요?

[답변]

앵커님께서 기초학력이라고 언급하셨는데요.

학생들이 삶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학력 기초학력, 절대학력이라는 단어와 나중에 입시를 위해 우리 아이가 상대적으로 공부를 하는지를 견주기 위한 상대학력, 경쟁항력 이라는 단어가 혼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 기초학력을 위한 진단평가는 이해할 수 있지만 A B C D 네 등급으로 분류하는 기말고사 부활에는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지를 떠나 “철수는 무슨 등급이냐”라고 비교되면 상대학력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앵커]

하지만 교육청이 총괄평가 시행을 위해 공청회 등과 같은 학교 현장의 의견수렴을 한 결과, 초등학생의 경우 진단 검사만으로 맞춤형 교육 지원에 한계가 있다, 이런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총괄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정 위원장님, 어떻게 보세요?

[답변]

기존에는 교육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일부 학교에서만 시행되었기 때문에, 학생의 학업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표준화된 검사지는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에서 나오는 진단검사지가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이 검사지가 기초학력 도달여부를 판정할 수는 있지만, 기초학력을 충족했다고 해서 당해년도 교육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예를들어 4학년의 경우, 3월초 기초학력 진단검사에서는 전년도인 3학년 교육과정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지를 측정합니다.

그러면 4학년이 기초학력 진단검사상 도달 판정, 그러니까 3학년 교육과정은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했더라도, 4학년 교육과정을 따라가기는 어려워 결국 학습부진이 누적되는 사례들이 보고되어 왔습니다.

또한 예시로 든 4학년이 3월초 진단검사에서 미도달 판정을 받았을 경우, 이 학생은 3학년 교육과정에 대한 보강을 4학년 3~4월부터 시작하는 셈이 되거든요.

3학년 교육과정을 잘 이수했는지에 대한 진단이 해가 바뀌고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총괄평가는 그래서, 학기말에 당해년도 교육과정 이해 정도를 점검하고자 생긴 정책으로 보입니다.

[앵커]

총괄평가 시행을 찬성하는 교육 구성원들은 다른 시도에 비해 기본학력이 뒤쳐진 전북 초등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도움이 될 것라는 입장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전라북도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을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학교별로 5~20%가 기초학력 미달이고 일부 전문계고의 경우 50%정도 기초학력 미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균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시골 작은학교 학생의 경우 당해년도 교육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절반이 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단보정시스템에서 제공하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는 각 시도에서 극비로 취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개하는 순간 시도별 서열이 매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도 공개되지 않습니다.

기초학력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교육과정이 과정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과정'에 초점을 두니 참여형 수업이 늘어났는데 경험의 쇼핑으로 끝나고 ‘지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총괄평가를 하지 않아서 학습에 대한 피드백이 줄어들어서 기초학력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기회로 전북학생들의 학력신장의 기회가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3월 학생들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9개월 뒤 향상도 검사를 했더니 기초학력이 올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또, 초등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잇따른 평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도교육청의 각종 지원으로 일단, 일선의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작년에 더뎠던 학습을 올해 뒤늦게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기초학력이 올랐던 부분은 깊이 응원하고요.

중요한 것은 기초학력이 올랐다고 해서, 학습 부진이 사라진게 아니라는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면 4학년 학생의 학습느림이 3학년 과정이었다고 하면, 기초학력이 신장됐다는 건 3학년 과정을 뜻하는 것이지 또래와 추가로 배웠던 4학년 과정까지 도달 여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즉 누적된 학습 더딤을 막았다는데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습니다.

강조해서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기초학력을 높인다는 미명아래 필수학력, 절대학력이 아닌 네등급으로 분류하여 성취도를 나누는 발상은 과거로 회귀하는 발생이라고 봅니다.

등급 낮으면 학교끝나고 학원에 보내야 하고, 학생들이 친구들과 비교하며 자존감 낮아지고, 기말고사 평가 후 AI를 통한 개별학습을 안내하는 수준가지고 기말평가가 기초학력을 올리기는커녕 시험의 부작용만 양산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앵커]

학생들의 기초·기본학력을 높이자는데 무작정 반대할 교육 구성원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거나 시험과 같은 평가방식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텐데요.

전북 지역 학생들의 기본 학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 뭐라고 보십니까?

먼저 송욱진 지부장님부터.

[답변]

예를 들어볼게요.

아무리 해도 키가 180 을 넘길 수 없는 사람이 있어요.

180을 도달로 보며 매년 자라야할 키를 정해주고 도달 미도달로 나누면 어떨까요.

다시 돌아와서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대학생이 배워야할 것을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있을만큼 발달과정보다 어려운 교육과정입니다.

교육의 목적이 완전학습이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주고 해결할 수 있는 냐를 선별하는 선발에 있기 때문이에요.

기초학력은 도달해야할 최소한의 학력이라고 하지만 각기 사람에 따라서 배우는 속도도 다르고, 부모의 경제력도 모두 다릅니다.

진정한 기초학력을 말하려면, 입시와 대학서열이 없는 곳에서 자존감에 영향을 주는 최소한의 학력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유급을 느리게 배우더라도 어떠한 사회적 불이익이 없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지 않은 기초학력 향상은 이미 누적된 학습부진을 학생시절 따라가기도 바쁜 낙오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교사들도 죄인이 되는 것 같아 마음도 아프고요.

[답변]

우선 ‘교육과정-수업-평가'와 학습원리에 대한 교사 연수를 강화해야 합니다.

전북의 교사들은 매우 우수합니다.

교육과정-수업-평가'와 학습원리에 대한 연수를 제대로 한다면 전북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향상될 것입니다.

둘째, 현재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의 평가와 기초학력 정책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효율적으로 슬림화 할 필요가 있어보이는데요.

평가는 어디까지나 학습을 위한 피드백으로써 의미있는 것입니다.

평가를 위한 학습이 되거나, 평가가 오히려 학습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현재라면 올 1년간 학생들이 봐야 하는 평가는 적게는 3번에서 많으면 7번이 됩니다.

더 문제인 점은, 부진한 아이일수록 더 많은 시험을 보아야 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평가가 너무 잦으면 성장여부가 잘 보이지 않고, 학생의 학습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은 기초학력 향상도평가를 총괄평가로 대체하여 성장 피드백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셋째,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사의 행정업무를 경감함으로써 교사가 우리반 기초학력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생이 어떤 수준이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는 담임선생님들께서 가장 잘 아시거든요.

마지막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와 현장경험이 풍부한 고경력교사를 기초학력 전문 교사로 육성하여 부진아 교육에 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리딩 리커버리 프로그램’을 통해 글을 떼지 못한 아이를 전문 교사에게 데려가 60시간여의 집중교육 끝에 수준을 끌어올려 일반교실로 되돌려 보냅니다.

우리나라는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해보면 국어보다는 수학, 영어 부진이 월등하게 많기 때문에, 초등 국영수 교육과정을 모두 알고 있는 초등교사에게 학습부진아 지도법에 관한 연수를 진행한 후, 학습부진 탈출을 위한 국영수 집중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담교사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두 분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영상편집:공재성/글·구성:진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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