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면허 따려는 사람이 없어요”…운전학원 폐업 속출

입력 2024.03.05 (19:49) 수정 2024.03.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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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연말 연초,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학원으로 몰리곤 했는데요,

그런데 요즘 운전학원은 수강생이 줄어 한산하다고 합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는 108만 명 선.

이후로 조금씩 줄더니, 2022년에는 처음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배달업 종사를 위한 원동기 면허 수요가 있었지만, 그마저 코로나19 종식으로 운전면허 관련 업계는 큰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이민호/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장 : "(충청권은) 세종하고 천안, 아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인구 감소가 뚜렷하잖아요. 군 단위 지역이 5년 전에 비하면 한 50% 정도의 수강생이 감소했다…. 운전면허가 젊은 층에서 절실하게 요구되거나 그런 건 아니다 보니까 지금 상태는 그냥 억지로 운영하고 있는…."]

고물가 속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운전학원 수강료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죠.

대전의 한 운전전문학원의 경우 교육비가 최소 70만 원에서 최대 77만 원인데, 학원 등록부터 면허 취득까지 비용을 따져보면 8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운전 연습하러 갔다가 비싸서 그냥 왔다" "기능이나 주행 불합격하면 추가비용도 무시 못 하고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안 따는 것 같다" "차 몰고 다니면 저축하기 힘들어서 버스 타고 다닌다"

이렇게 면허는 나중에 여유 있을 때 따자는 현실적인 선택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운전학원의 비싼 도로연수비 또한 운전학원 수강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연수는 운전면허를 이미 취득했지만 운전능력을 보완하고자 하는 이른바 '장롱면허' 소지자들이 주로 이용하곤 하는데요,

비싼 비용 탓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사설 도로연수업체의 광고입니다. '고객님이라면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런 글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도로연수 10시간 기준, 비용은 절반이다, 운전학원은 담합 된 높은 가격, 60대 꼰대 강사를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비교 글까지 써놨는데요,

이런 주장, 사실 여부는 따져봐야겠지만, 중요한 건 사설 업체의 도로연수가 모두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연수생들 사이에선 운전학원보다 저렴한 비용, 연수생 자차이용 등을 미끼로 한 불법 도로 연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무자격 강사 100여 명을 관리하며 불법 연수를 알선해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는데요,

총책과 알선책까지. 갈수록 음성화, 조직화 추세인 불법 도로 연수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형규/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교수 : "경찰청에 등록된 정식 학원에서 연수를 받으셔야지, 무허가 운전 연수학원(업체)을 통해서 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하시면 안 됩니다. 동승자가 보조장치로 조작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연수용으로 나온 차량을 이용해서 연수를 받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경찰청도 어제부터 5월 31일까지 무등록 불법 도로연수 강사뿐 아니라 모집, 알선책 등 관련자들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는데요,

빨라지는 인구감소,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제에 더해 운전면허 취득을 꺼리는 청년층의 경향까지.

여기에 불법 도로 연수마저 만연하면서 운전학원의 부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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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5 19:49:57
    • 수정2024-03-08 17:46:31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 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연말 연초, 면허를 따기 위해 운전학원으로 몰리곤 했는데요,

그런데 요즘 운전학원은 수강생이 줄어 한산하다고 합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는 108만 명 선.

이후로 조금씩 줄더니, 2022년에는 처음 100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배달업 종사를 위한 원동기 면허 수요가 있었지만, 그마저 코로나19 종식으로 운전면허 관련 업계는 큰 침체기에 빠졌습니다.

[이민호/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장 : "(충청권은) 세종하고 천안, 아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인구 감소가 뚜렷하잖아요. 군 단위 지역이 5년 전에 비하면 한 50% 정도의 수강생이 감소했다…. 운전면허가 젊은 층에서 절실하게 요구되거나 그런 건 아니다 보니까 지금 상태는 그냥 억지로 운영하고 있는…."]

고물가 속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운전학원 수강료는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죠.

대전의 한 운전전문학원의 경우 교육비가 최소 70만 원에서 최대 77만 원인데, 학원 등록부터 면허 취득까지 비용을 따져보면 80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운전 연습하러 갔다가 비싸서 그냥 왔다" "기능이나 주행 불합격하면 추가비용도 무시 못 하고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안 따는 것 같다" "차 몰고 다니면 저축하기 힘들어서 버스 타고 다닌다"

이렇게 면허는 나중에 여유 있을 때 따자는 현실적인 선택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운전학원의 비싼 도로연수비 또한 운전학원 수강생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연수는 운전면허를 이미 취득했지만 운전능력을 보완하고자 하는 이른바 '장롱면허' 소지자들이 주로 이용하곤 하는데요,

비싼 비용 탓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사설 도로연수업체의 광고입니다. '고객님이라면 어디를 선택하시겠습니까?' 이런 글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도로연수 10시간 기준, 비용은 절반이다, 운전학원은 담합 된 높은 가격, 60대 꼰대 강사를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비교 글까지 써놨는데요,

이런 주장, 사실 여부는 따져봐야겠지만, 중요한 건 사설 업체의 도로연수가 모두 불법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연수생들 사이에선 운전학원보다 저렴한 비용, 연수생 자차이용 등을 미끼로 한 불법 도로 연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무자격 강사 100여 명을 관리하며 불법 연수를 알선해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는데요,

총책과 알선책까지. 갈수록 음성화, 조직화 추세인 불법 도로 연수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이형규/도로교통공단 대전세종충남지부 교수 : "경찰청에 등록된 정식 학원에서 연수를 받으셔야지, 무허가 운전 연수학원(업체)을 통해서 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하시면 안 됩니다. 동승자가 보조장치로 조작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연수용으로 나온 차량을 이용해서 연수를 받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경찰청도 어제부터 5월 31일까지 무등록 불법 도로연수 강사뿐 아니라 모집, 알선책 등 관련자들을 집중 단속하기로 했는데요,

빨라지는 인구감소, 갈수록 팍팍해지는 경제에 더해 운전면허 취득을 꺼리는 청년층의 경향까지.

여기에 불법 도로 연수마저 만연하면서 운전학원의 부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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