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증원 절실”…학생·교수 “교육 질 우려”

입력 2024.03.05 (22:58) 수정 2024.03.0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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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결과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추가 증원은 없을 거란 대학 측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의대 학생과 교수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이 불가피한데, 당사자들 의견은 묵살됐다는 겁니다.

KBS가 의대생 대표와 의대 교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김우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강의실이 텅 비었습니다.

전국 의대생 만 3천여 명이 동맹 휴학으로 수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이 의대 정원을 늘릴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 앞다퉈 증원을 신청한 대학 총장들.

학생 수는 대학 수입과 직결되는 데다 의대 증원에 따른 대학 평판 상승 등을 고려해 학내 반대에도 더 큰 폭의 증원을 요구하고 나선 거로 보입니다.

[홍원화/경북대 총장/어제/민생토론회 : "지금까지 해오던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거기에 굉장한 반발이 지금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설득하고 우리가 만들어가자라는 것들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은 이번 신청 결과가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교육의 질 악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건민/의대·의전원 학생협의회 비대위원장 : "지금은 12명에서 15명 정도가 시신 한 구에 붙어서 실습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정말 간단하게 생각을 해보면, 사람 1명을 눕혀놓고, 그 주변을 12명 이렇게 둘러싸서 그거(시신)를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선 증원을 결정해 놓고 뒤늦게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며, '구색 맞추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삭발과 사직으로 항의의 뜻을 표했습니다.

[류세민/강원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 "일방적으로 너무나 과도한 숫자가 정원 신청이 된 것에 대해서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식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특히 상당수는 대규모 증원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했습니다.

[박대균/순천향대 의대 교수/해부학 교실 : "설득 과정이나 어떤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일단 2,000명 뽑으면 해결될 겁니다'라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증원을 시키면 저는 그 문제의 씨앗이 상당히 오랫동안 남아서…."]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은 의대 증원 등을 취소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 김남범/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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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장 “증원 절실”…학생·교수 “교육 질 우려”
    • 입력 2024-03-05 22:58:28
    • 수정2024-03-05 23: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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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결과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추가 증원은 없을 거란 대학 측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의대 학생과 교수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증원에 따른 교육의 질 하락이 불가피한데, 당사자들 의견은 묵살됐다는 겁니다.

KBS가 의대생 대표와 의대 교수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김우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강의실이 텅 비었습니다.

전국 의대생 만 3천여 명이 동맹 휴학으로 수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이 의대 정원을 늘릴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에 앞다퉈 증원을 신청한 대학 총장들.

학생 수는 대학 수입과 직결되는 데다 의대 증원에 따른 대학 평판 상승 등을 고려해 학내 반대에도 더 큰 폭의 증원을 요구하고 나선 거로 보입니다.

[홍원화/경북대 총장/어제/민생토론회 : "지금까지 해오던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거기에 굉장한 반발이 지금 일어나고 있고, 그것을 설득하고 우리가 만들어가자라는 것들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은 이번 신청 결과가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며 교육의 질 악화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김건민/의대·의전원 학생협의회 비대위원장 : "지금은 12명에서 15명 정도가 시신 한 구에 붙어서 실습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정말 간단하게 생각을 해보면, 사람 1명을 눕혀놓고, 그 주변을 12명 이렇게 둘러싸서 그거(시신)를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선 증원을 결정해 놓고 뒤늦게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며, '구색 맞추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의대 교수들은 삭발과 사직으로 항의의 뜻을 표했습니다.

[류세민/강원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 "일방적으로 너무나 과도한 숫자가 정원 신청이 된 것에 대해서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식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특히 상당수는 대규모 증원이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했습니다.

[박대균/순천향대 의대 교수/해부학 교실 : "설득 과정이나 어떤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일단 2,000명 뽑으면 해결될 겁니다'라는 일종의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증원을 시키면 저는 그 문제의 씨앗이 상당히 오랫동안 남아서…."]

전국 33개 의대 교수협의회 대표들은 의대 증원 등을 취소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연봉석 김남범/영상편집:장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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