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7] 강원교육예산 이월·불용 급증 문제는?

입력 2024.03.06 (19:55) 수정 2024.03.07 (16: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강원도교육청이 예산을 제대로 못 쓰고 있다는 소식 방금 전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엄기숙 기자, 예산 이월·불용, 말이 어려운데, 무슨 뜻인지 설명부터 해주시죠.

[기자]

쉽게 설명해 드리자면요.

한 해에 들어온 수입은 그 해의 경비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제때 집행을 못해서 다음 해 예산으로 넘어간게 이월이고요.

못쓰고 남은 돈이 불용입니다.

예산을 다 쓰지 않은거니까, 돈을 절약한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 가정에서 그렇죠.

허리띠를 졸라매서 지출을 줄이면 돈을 아낀게 되잖아요.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같은 공공기관의 살림살이는 판단이 좀 다릅니다.

세금으로 돈을 걷은 액수만큼 꼭 필요한 곳에 잘 써야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균형재정'이란 원칙인데요.

이게 안되면 사회에 돈이 안돌고, 꼭 필요한 행정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되는거죠.

그렇게 때문에 돈을 이렇게 쓰겠다며 계획을 세워놓고 제대로 못 쓰면 문제가 되는 겁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이월액이나 불용액이 많아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기자]

네, 세금으로 걷는 예산은 한정돼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이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마다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사업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따져 예산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업에서 예산집행이 안돼 사업이 2년, 3년 늘어지면, 그 돈은 묶이게 됩니다.

당장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하기 힘들어 집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선 행정이나 교육 서비스를 제때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비효율을 가져오는겁니다.

그럼, 이런 문제가 왜 생기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요.

한마디로 "교육청의 예산 수립도, 예산 집행도, 치밀하지 못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어떤 분야에서 이런 비효율이 컸나요?

[기자]

교육청에서 하는 사업은 학교 시설의 신축이나 개보수.

이런 공사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지난해 공사 과정에서 이월, 불용액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월액만 어떤 사례가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이월액 가운데서도 예상치 못해서 의회 동의도 못받은 예산을 '사고이월' 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사고이월 예산이 250억 정도 되는데요.

상당 수가 공사 예산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듈러교실 보급 사업'의 경우 84억 원 정도가 이월됐습니다.

속초 청해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사업'에선 13억 원이 이월됐습니다.

그 밖에 크고 작은 증축, 보수, 보강 공사까지 이렇게 이월된 예산이 수십건에 이르렀습니다.

[앵커]

강원도교육청은 뭐라고 설명하나요?

[기자]

강원도교육청은 예상치 못하게 "계획이 바뀌었다", "행정절차가 복잡해졌다", "방학 때만 공사가 가능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처럼,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학이나 행정절차같은 경우, 사실 상당 부분은 예상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명이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특히, 이월, 불용 예산이 계속 는다는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다만, 앞으로는 재정관리를 강화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우선, 실제 집행 가능한 선까지만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예산 집행을 못한 기관엔 불이익을 주고, 잘한 데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서 불용액이나 이월액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의 1년 예산은 4조 원 가량이 됩니다.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써서 교육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이 예산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결국 이월, 불용 예산이 늘고 있다는건 이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겠죠.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예산 집행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고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엄기숙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신정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파일7] 강원교육예산 이월·불용 급증 문제는?
    • 입력 2024-03-06 19:55:34
    • 수정2024-03-07 16:36:37
    뉴스7(춘천)
[앵커]

강원도교육청이 예산을 제대로 못 쓰고 있다는 소식 방금 전해 드렸습니다.

이번엔 취재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엄기숙 기자, 예산 이월·불용, 말이 어려운데, 무슨 뜻인지 설명부터 해주시죠.

[기자]

쉽게 설명해 드리자면요.

한 해에 들어온 수입은 그 해의 경비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제때 집행을 못해서 다음 해 예산으로 넘어간게 이월이고요.

못쓰고 남은 돈이 불용입니다.

예산을 다 쓰지 않은거니까, 돈을 절약한거 아니냐고 물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일반 가정에서 그렇죠.

허리띠를 졸라매서 지출을 줄이면 돈을 아낀게 되잖아요.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같은 공공기관의 살림살이는 판단이 좀 다릅니다.

세금으로 돈을 걷은 액수만큼 꼭 필요한 곳에 잘 써야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균형재정'이란 원칙인데요.

이게 안되면 사회에 돈이 안돌고, 꼭 필요한 행정서비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되는거죠.

그렇게 때문에 돈을 이렇게 쓰겠다며 계획을 세워놓고 제대로 못 쓰면 문제가 되는 겁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이월액이나 불용액이 많아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기자]

네, 세금으로 걷는 예산은 한정돼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이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마다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사업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따져 예산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업에서 예산집행이 안돼 사업이 2년, 3년 늘어지면, 그 돈은 묶이게 됩니다.

당장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하기 힘들어 집니다.

국민들의 입장에선 행정이나 교육 서비스를 제때 제대로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심각한 비효율을 가져오는겁니다.

그럼, 이런 문제가 왜 생기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요.

한마디로 "교육청의 예산 수립도, 예산 집행도, 치밀하지 못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강원도교육청의 경우 어떤 분야에서 이런 비효율이 컸나요?

[기자]

교육청에서 하는 사업은 학교 시설의 신축이나 개보수.

이런 공사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지난해 공사 과정에서 이월, 불용액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월액만 어떤 사례가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이월액 가운데서도 예상치 못해서 의회 동의도 못받은 예산을 '사고이월' 이라고 부릅니다.

지난해 사고이월 예산이 250억 정도 되는데요.

상당 수가 공사 예산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듈러교실 보급 사업'의 경우 84억 원 정도가 이월됐습니다.

속초 청해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사업'에선 13억 원이 이월됐습니다.

그 밖에 크고 작은 증축, 보수, 보강 공사까지 이렇게 이월된 예산이 수십건에 이르렀습니다.

[앵커]

강원도교육청은 뭐라고 설명하나요?

[기자]

강원도교육청은 예상치 못하게 "계획이 바뀌었다", "행정절차가 복잡해졌다", "방학 때만 공사가 가능하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처럼, 어쩔 수 없는 외부 변수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학이나 행정절차같은 경우, 사실 상당 부분은 예상하고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명이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특히, 이월, 불용 예산이 계속 는다는건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은 다만, 앞으로는 재정관리를 강화하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우선, 실제 집행 가능한 선까지만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예산 집행을 못한 기관엔 불이익을 주고, 잘한 데엔 그에 상응하는 혜택을 줘서 불용액이나 이월액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말도 했습니다.

강원도교육청의 1년 예산은 4조 원 가량이 됩니다.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써서 교육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이 예산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결국 이월, 불용 예산이 늘고 있다는건 이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겠죠.

보다 철저하고, 치밀한 예산 집행 계획 수립과 실행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고생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엄기숙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신정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춘천-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