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변경…왜?

입력 2024.03.07 (19:16) 수정 2024.03.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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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마트 일요일 격주 의무 휴업은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을 위해 치열한 소송전까지 벌이면서 만들어진 건데요.

이번에 왜 평일로 변경되는지, 그동안 유통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강지아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언제 시작됐죠?

[기자]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시작됐습니다.

자치단체장은 0시∼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한 겁니다.

이에 따른 대형마트와 정부의 소송도 치열했는데 결국, 대법원에서 의무 휴업일 지정이 적법하다고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습니다.

당시에는 대형마트가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 시장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게 사회적 공감대를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12년 동안 유통 시장은 격변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온라인 쇼핑이 자리 잡은 데다 새벽 배송을 앞세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대형마트의 자리를 뺏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해 기준 산업통상자원부의 집계를 보시죠.

전체 유통업 매출 절반을 온라인 업체가 점유했습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시장에서만 따져도 대형마트 매출은 백화점보다 적은 것은 물론 심지어 편의점 매출보다 적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5년 동안 부산에서는 이른바 노른자위 자리로 불렸던 홈플러스 해운대점 등 6개의 대형마트가 잇따라 폐업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2~3개 점포가 더 문을 닫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배경 때문에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변경이 추진된 겁니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고객 편의를 위해서도 일요일 휴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현재 서울의 동대문구와 서초구 등 전국 60개 기초지자체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습니다.

[앵커]

그래도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것은 반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제가 전통시장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좀 놀란 것은 상인들이 마트가 문을 여는 일요일에 더 장사가 잘 된다고 이야기하는 거였습니다.

이유는 고객들이 대형마트에 주차를 하고 전통시장에 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겸사겸사 쇼핑을 해서 낙수 효과가 크다고 했습니다.

실제 가야동에 있던 대형마트가 폐점한 이후 인근 전통 시장 매출이 확 줄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요일에는 쉬는 전통 시장도 늘고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곳은 골목 소상공인 쪽입니다.

마트가 모든 일요일마다 영업한다면 그나마 일요일 매출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또 마트 노동자들도 쉴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찬반 의견 모두 정부와 부산시, 유통업체, 노동계가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마트 휴일 변경은 구 군에서는 행정 예고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고 각 구·군의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협의와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됩니다.

부산에서는 이르면 5월 5개 구가 먼저 휴일을 평일로 전환할 예정인데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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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변경…왜?
    • 입력 2024-03-07 19:16:54
    • 수정2024-03-07 20:04:36
    뉴스7(부산)
[앵커]

대형마트 일요일 격주 의무 휴업은 중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을 위해 치열한 소송전까지 벌이면서 만들어진 건데요.

이번에 왜 평일로 변경되는지, 그동안 유통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난건지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강지아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언제 시작됐죠?

[기자]

대형마트 의무 휴업은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시작됐습니다.

자치단체장은 0시∼오전 8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한 겁니다.

이에 따른 대형마트와 정부의 소송도 치열했는데 결국, 대법원에서 의무 휴업일 지정이 적법하다고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마무리됐습니다.

당시에는 대형마트가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 시장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게 사회적 공감대를 이룬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12년 동안 유통 시장은 격변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온라인 쇼핑이 자리 잡은 데다 새벽 배송을 앞세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대형마트의 자리를 뺏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해 기준 산업통상자원부의 집계를 보시죠.

전체 유통업 매출 절반을 온라인 업체가 점유했습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시장에서만 따져도 대형마트 매출은 백화점보다 적은 것은 물론 심지어 편의점 매출보다 적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5년 동안 부산에서는 이른바 노른자위 자리로 불렸던 홈플러스 해운대점 등 6개의 대형마트가 잇따라 폐업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2~3개 점포가 더 문을 닫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배경 때문에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변경이 추진된 겁니다.

게다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고객 편의를 위해서도 일요일 휴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습니다.

현재 서울의 동대문구와 서초구 등 전국 60개 기초지자체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습니다.

[앵커]

그래도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것은 반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제가 전통시장 상인들을 만나봤습니다.

좀 놀란 것은 상인들이 마트가 문을 여는 일요일에 더 장사가 잘 된다고 이야기하는 거였습니다.

이유는 고객들이 대형마트에 주차를 하고 전통시장에 오기 때문이기도 하고 겸사겸사 쇼핑을 해서 낙수 효과가 크다고 했습니다.

실제 가야동에 있던 대형마트가 폐점한 이후 인근 전통 시장 매출이 확 줄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요일에는 쉬는 전통 시장도 늘고 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곳은 골목 소상공인 쪽입니다.

마트가 모든 일요일마다 영업한다면 그나마 일요일 매출마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입니다.

또 마트 노동자들도 쉴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찬반 의견 모두 정부와 부산시, 유통업체, 노동계가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마트 휴일 변경은 구 군에서는 행정 예고와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고 각 구·군의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의 협의와 의결을 거쳐 최종 시행됩니다.

부산에서는 이르면 5월 5개 구가 먼저 휴일을 평일로 전환할 예정인데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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