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에게 월요병은 두 배로 찾아온다 [창+]

입력 2024.03.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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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어머니의 된장국_가사노동 해방일지' 중에서]

"하필 오늘 나는 회사 일로 새벽부터 나온답시고 둘이 아침에 먹을 만한 것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하필이면 가장 준비되지 않았을 때 생애 최악의 불운이 찾아왔다. 폭우가 내리는 한밤에 갑자기 집 밖으로 쫓겨난 기분이었다. 당연히 우리 셋 누구도 우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국회 보좌진으로, 정치 현장 최전선에서 일했던 신성아 씨는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직을 하고, 결국은 직장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품었던 의문들,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지고 싶은 질문을 담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인터뷰> 신성아/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저자
선택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답이 정해져 있는대로 가야만 하는 코스였어요. 저는 일종의 신화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일 가정 양립도 비슷하거든요. 일 가정 양립이라는 이 시대에 너무나 좋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선 엄마만 희생하면 돼요. 엄마가 자기 것을 포기하고, 엄마가 그 가치를 위해서 자기를 내놓으면 유지가 가능하거든요. 이 신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남성은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왜냐면 이거는 늘 누군가, 보통은 주변의 여성이죠. 당연히 해주는 일이기 때문에 내 일이 아니어서 그런 태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한 번도 여자들이 파업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이 돌봄 노동에 있어서.


아이가 아플 때, 일을 중단하고 아이를 돌보는 건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쉽게 밀려나는 이유죠.
맞벌이 부부여도 가사노동 시간 격차는 여전하고, 특히 한참 손이 많이 가는 10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때, 남녀 격차는 4배까지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신성아/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저자
아이가 아프고 간병을 전담한 시간이 사실 아픈 당사자만큼은 아니겠지만 고통스러웠어요. 그런데 이 고통을 그냥 개인의 불운, 불행으로 여길수만은 없겠다 싶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고통인데. 그를 돌보면서 느껴지는 뒤로 느껴지는 고통은 ‘아 이것은 개인의 불행 뒤에 분명히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요.
저는 사실 이건 한국 노동 시장의 문제와 굉장히 관련이 많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돌봄을 부부가 나눠서 할 수 있도록 육아 휴직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엄청나게 제한적이죠.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성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동시장에서 튕겨져 나와서 돌봄 노동을 떠맡게 되고 가사노동을 다 가져가게 되고


<인터뷰> 윤자영/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 대졸 여성들의 처음 고용율은 높아요. 70 퍼센트 이상 되고. (그땐) 남녀 격차가 별로 없으니까 팍 올라갔다가, 점점 떨어진다는 거죠. 그게 요즘은 30대 중후반부터 점점 떨어져서 최저점에 도달하거든요. 그러다가 출산, 육아를 한참 마치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여성들이 다시 노동 시장에 들어가면 서서히 올라가는 거죠.

미국이나 선진국들. 하다못해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 대표적인 일본도 우리처럼 이렇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M자형 모양이 아니어서 우려스럽죠. 남녀 임금 격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원인이 근로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종이나 산업 이런게 안 중요하다는 게 아니에요. 가장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설명 요인이 경력 단절, 출산과 육아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제 팍 떨어지다가 경력이 단절되며 숙련도 퇴화되고, 기술 수준도 퇴화되고.

<인터뷰> 주익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여성들이 아이를 안 낳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앞으로 소멸될거야, 큰일났어, 이렇게 문제에 접근할 게 아니라 저출산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문제의 결과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저출산에 영향을 주고 있느냐를 살펴봐야겠죠. 여성의 삶의 질을 낮추는 게 무엇인가.

<인터뷰> 정연주/ '집나방' 감독
애들이 그때 굉장히 어렸어요. 커피 한잔 마시고 좀 쉬어야지 하는 시간이 되면 또 엄마를 찾고, 집을 어지럽히고 이래서. 아, 너무 힘들다, 하면서 잠깐의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 이미지가 떠올라서. 엄마도 뭔가 다른 걸로 탈바꿈하고 싶다는 변신을 하고 싶긴 한데 나비가 되는 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그래 이게 혼자만의 그게 아닐 수 있겠다 하면서 그 한 장면으로 연대감이 생긴거죠.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은 하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는 여성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했으면 좋겠다. 일단 날아가고, 모두와 함께 날아가서. 그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우리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 이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된 김소향 씨의 하루.

<녹취> 김소향/
아침 좀 든든하게 먹이려고. 저희 아들은 눈 뜨고 일어나면 밥이에요. 밥 줘 (웃음)

아침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업무를 보고, 아이 셋을 먹이고, 입히고
학교와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에야 겨우 출근을 합니다.

김소향 씨 공식 직함은 2개입니다.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일을 기획해 주민들을 돕는 소셜벤처 회사 대표이고,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돌봄센터 이사장도 맡고 있습니다.

모두 김소향 씨가 잠을 줄여가며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인터뷰> 김소향/ '맘쓰랩' 대표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까 엄마들의 삶이라는게 섬처럼 각기 자기만의 섬에 떨어져서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분명히 유능하고 자기만의 재능도 있고 역량도 많은데. 엄마들의 삶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그게 제 삶을 나아지게 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어서 그게 제가 창업을 한 이유이고.

평생 집에서 가사노동만 했던 여성들도, 가사노동 하느라 직장에서 밀려났던 여성들도 이곳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합니다.

<인터뷰> 장금숙/ '맘쓰랩' 직원
저희 때는 결혼하고 아기 낳으면 다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계속 집에서 살림만 하고 있었습니다. 선뜻 나서서 직장 가질 생각도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출근할 데가 있으니까 좋은 거 같아요.
처음으로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을 때 마음껏 손주들한테 용돈도 줄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좋았어요.

<인터뷰> 김소향/'맘쓰랩' 대표
누군가는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여성들이 요즘엔 경력 단절... 하지만 경력을 보유한 여성들이잖아요. 이 여성들의 일자리와 삶의 성장을 만들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아갈 수 있나, 인류가 살아갈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인터뷰> 주익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아내의 소득 기여도와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 사이에 U자형 관계가 나타났는데요. 아내의 소득 기여도가 거의 없을 때 아내의 가사 시간이 가장 길다. 그리고 아내의 소득 (기여) 수준이 조금씩 높아질수록 아내의 가사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라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경제학적으로 효용을 최대화시키는 합리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의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지점을 넘어서서 아내가 남편소득 수준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내의 가사 시간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는 사실이 한국 사회에서 젠더 규범을 벗어나는 일종의 '일탈'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러한 일탈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아내들이 더 많은 시간을 가사 노동에 사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아 있는 가부장제의 영향이, 이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그렇죠. 슈퍼우먼이라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가부장제의 희생자들인 거죠.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윤희진·조승연
영상편집: 안영아
자료조사: 이란희, 황현비
조연출: 최명호


관련 방송일시 : 2024년 3월 5일(화) 밤 10시 KBS 1TV/ 유튜브

#가사노동 #남녀격차 #기획노동 #통계청 #육아 #해방일지 #맞벌이 #여성 #된장국 #세계여성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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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1 0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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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어머니의 된장국_가사노동 해방일지' 중에서]

"하필 오늘 나는 회사 일로 새벽부터 나온답시고 둘이 아침에 먹을 만한 것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하필이면 가장 준비되지 않았을 때 생애 최악의 불운이 찾아왔다. 폭우가 내리는 한밤에 갑자기 집 밖으로 쫓겨난 기분이었다. 당연히 우리 셋 누구도 우산을 갖고 있지 않았다."

국회 보좌진으로, 정치 현장 최전선에서 일했던 신성아 씨는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직을 하고, 결국은 직장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품었던 의문들, 우리 사회를 향해 던지고 싶은 질문을 담아 책으로 펴냈습니다.

<인터뷰> 신성아/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저자
선택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답이 정해져 있는대로 가야만 하는 코스였어요. 저는 일종의 신화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일 가정 양립도 비슷하거든요. 일 가정 양립이라는 이 시대에 너무나 좋은,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선 엄마만 희생하면 돼요. 엄마가 자기 것을 포기하고, 엄마가 그 가치를 위해서 자기를 내놓으면 유지가 가능하거든요. 이 신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남성은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왜냐면 이거는 늘 누군가, 보통은 주변의 여성이죠. 당연히 해주는 일이기 때문에 내 일이 아니어서 그런 태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한 번도 여자들이 파업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이 돌봄 노동에 있어서.


아이가 아플 때, 일을 중단하고 아이를 돌보는 건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쉽게 밀려나는 이유죠.
맞벌이 부부여도 가사노동 시간 격차는 여전하고, 특히 한참 손이 많이 가는 10세 미만의 자녀가 있을 때, 남녀 격차는 4배까지 벌어졌습니다.

<인터뷰> 신성아/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저자
아이가 아프고 간병을 전담한 시간이 사실 아픈 당사자만큼은 아니겠지만 고통스러웠어요. 그런데 이 고통을 그냥 개인의 불운, 불행으로 여길수만은 없겠다 싶더라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고통인데. 그를 돌보면서 느껴지는 뒤로 느껴지는 고통은 ‘아 이것은 개인의 불행 뒤에 분명히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고요.
저는 사실 이건 한국 노동 시장의 문제와 굉장히 관련이 많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돌봄을 부부가 나눠서 할 수 있도록 육아 휴직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엄청나게 제한적이죠. 그래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성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동시장에서 튕겨져 나와서 돌봄 노동을 떠맡게 되고 가사노동을 다 가져가게 되고


<인터뷰> 윤자영/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 대졸 여성들의 처음 고용율은 높아요. 70 퍼센트 이상 되고. (그땐) 남녀 격차가 별로 없으니까 팍 올라갔다가, 점점 떨어진다는 거죠. 그게 요즘은 30대 중후반부터 점점 떨어져서 최저점에 도달하거든요. 그러다가 출산, 육아를 한참 마치고 아이들이 초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여성들이 다시 노동 시장에 들어가면 서서히 올라가는 거죠.

미국이나 선진국들. 하다못해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 대표적인 일본도 우리처럼 이렇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M자형 모양이 아니어서 우려스럽죠. 남녀 임금 격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원인이 근로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종이나 산업 이런게 안 중요하다는 게 아니에요. 가장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설명 요인이 경력 단절, 출산과 육아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제 팍 떨어지다가 경력이 단절되며 숙련도 퇴화되고, 기술 수준도 퇴화되고.

<인터뷰> 주익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여성들이 아이를 안 낳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앞으로 소멸될거야, 큰일났어, 이렇게 문제에 접근할 게 아니라 저출산은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문제의 결과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저출산에 영향을 주고 있느냐를 살펴봐야겠죠. 여성의 삶의 질을 낮추는 게 무엇인가.

<인터뷰> 정연주/ '집나방' 감독
애들이 그때 굉장히 어렸어요. 커피 한잔 마시고 좀 쉬어야지 하는 시간이 되면 또 엄마를 찾고, 집을 어지럽히고 이래서. 아, 너무 힘들다, 하면서 잠깐의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그 이미지가 떠올라서. 엄마도 뭔가 다른 걸로 탈바꿈하고 싶다는 변신을 하고 싶긴 한데 나비가 되는 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그래 이게 혼자만의 그게 아닐 수 있겠다 하면서 그 한 장면으로 연대감이 생긴거죠. 사실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은 하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는 여성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했으면 좋겠다. 일단 날아가고, 모두와 함께 날아가서. 그 정도의 각오를 가지고 우리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 이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벽 4시부터 시작된 김소향 씨의 하루.

<녹취> 김소향/
아침 좀 든든하게 먹이려고. 저희 아들은 눈 뜨고 일어나면 밥이에요. 밥 줘 (웃음)

아침을 준비하면서 틈틈이 업무를 보고, 아이 셋을 먹이고, 입히고
학교와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에야 겨우 출근을 합니다.

김소향 씨 공식 직함은 2개입니다. 지역 사회에 필요한 일을 기획해 주민들을 돕는 소셜벤처 회사 대표이고, 돌봄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돌봄센터 이사장도 맡고 있습니다.

모두 김소향 씨가 잠을 줄여가며 하고 있는 일들입니다.

<인터뷰> 김소향/ '맘쓰랩' 대표
제가 엄마가 되고 나니까 엄마들의 삶이라는게 섬처럼 각기 자기만의 섬에 떨어져서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분명히 유능하고 자기만의 재능도 있고 역량도 많은데. 엄마들의 삶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 그게 제 삶을 나아지게 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어서 그게 제가 창업을 한 이유이고.

평생 집에서 가사노동만 했던 여성들도, 가사노동 하느라 직장에서 밀려났던 여성들도 이곳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합니다.

<인터뷰> 장금숙/ '맘쓰랩' 직원
저희 때는 결혼하고 아기 낳으면 다 집에서 전업주부로 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계속 집에서 살림만 하고 있었습니다. 선뜻 나서서 직장 가질 생각도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출근할 데가 있으니까 좋은 거 같아요.
처음으로 통장에 (월급이) 들어왔을 때 마음껏 손주들한테 용돈도 줄 수 있고 그런 부분이 좋았어요.

<인터뷰> 김소향/'맘쓰랩' 대표
누군가는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많은 여성들이 요즘엔 경력 단절... 하지만 경력을 보유한 여성들이잖아요. 이 여성들의 일자리와 삶의 성장을 만들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아갈 수 있나, 인류가 살아갈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인터뷰> 주익현/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아내의 소득 기여도와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 사이에 U자형 관계가 나타났는데요. 아내의 소득 기여도가 거의 없을 때 아내의 가사 시간이 가장 길다. 그리고 아내의 소득 (기여) 수준이 조금씩 높아질수록 아내의 가사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라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경제학적으로 효용을 최대화시키는 합리적인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의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지점을 넘어서서 아내가 남편소득 수준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아내의 가사 시간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내가 남편보다 소득 수준이 높다는 사실이 한국 사회에서 젠더 규범을 벗어나는 일종의 '일탈'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그러한 일탈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아내들이 더 많은 시간을 가사 노동에 사용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아 있는 가부장제의 영향이, 이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그렇죠. 슈퍼우먼이라는 사람들도 알고 보면 가부장제의 희생자들인 거죠.



취재기자: 김지선
촬영기자: 윤희진·조승연
영상편집: 안영아
자료조사: 이란희, 황현비
조연출: 최명호


관련 방송일시 : 2024년 3월 5일(화) 밤 10시 KBS 1TV/ 유튜브

#가사노동 #남녀격차 #기획노동 #통계청 #육아 #해방일지 #맞벌이 #여성 #된장국 #세계여성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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