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러시아서 간첩혐의로 체포…“국가기밀 외국기관에 넘겨”

[앵커]

러시아에서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도 나왔는데, 우리 외교당국이 상황을 확인 중입니다.

베를린 조빛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법원에서 간첩 혐의를 받는 백 모 씨에 대한 비공개 심리가 열렸습니다.

법원은 백 씨의 구금 기간을 6월 15일까지 연장하고 판결 내용은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은 백 씨가 한국인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스는 간첩 범죄 수사 중 신원을 확인한 당국이 올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백 씨를 구금했고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했다고 사법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백 씨는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으며 관련 형사사건 자료가 일급기밀로 분류돼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선 간첩 혐의 체포가 잇따르고 있는데 한국인이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 외교당국은 지난달 말 백 씨의 구금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체포 사실 인지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러시아 중부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붙잡혀 1년 가까이 구금 중입니다.

하지만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간첩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러시아 당국이 어떤 증거도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형사 재판이 열리기 전 구금 기간은 최장 1년이지만 법원이 예외 사유라고 판단하면 더 연장될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20년의 징역형이 선고됩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영상편집:김은주/자료조사:서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