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이 ‘아동급식카드’ 가맹점?…가맹점 직접 찾아가 보니
입력 2024.03.12 (23:40)
수정 2024.03.13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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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식 아동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아동급식카드' 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급식카드 가맹점 목록에 술집이나 유흥주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맹점에 술집이 있다는데, 실제로 결제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아동급식카드를 갖고 있는 학부모 한 분의 도움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를 갖고 서울 노원구의 술집들을 둘러봤는데,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간 곳은 이른바 이자카야라고 하죠, 일본식 술집입니다.
술을 시키고 아동급식카드로 계산했는데, 그냥 결제됐습니다.
이어서 호프집도 한 곳에서도 소주를 시켜봤는데 역시 결제가 됐습니다.
[일본식 술집 직원/음성변조 : "(이게 처음에 (결제)한 게 아동급식카드인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희가 일반음식점이라서 그런 카드들 다 사용 가능하세요." ]
[호프집 직원/음성변조 : "저도 처음 봐가지고. 급식카드인지도 몰랐어요."]
[앵커]
실제로 악용될 소지가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물론 대부분 학부모님들은 용도에 맞게 잘 쓰겠지만 실제 술집에서 결제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카드 뒷면에는 '술을 팔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적혀있는데요.
저희 취재진 역시 급식카드로 계산한 건 취소하고 다른 카드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앵커]
술집 이외에 다른 엉뚱한 가맹점도 있었나요?
[기자]
심지어 유흥주점도 가맹점 목록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아동급식카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여기가 지정되어있길래.) 몰라요 저는. 그런거."]
[B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애들이 와서 먹고 가고 이런 데 아니죠?) 아니에요. 받지도 않고."]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거죠?
[기자]
4~5년 전만 해도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적다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가맹점이 적어 결식아동들이 카드로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자,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을 골고루 공급 해 주자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지자체들이 이걸 개선하기 위해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사업주들이 가맹점 신청을 하면 지자체에서 일일이 심의했는데, 카드사에서 가맹점 중에 일반음식점 목록을 넘기면 일괄 등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점주들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었지만, 문제가 되는 업장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일단 숫자부터 늘린겁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가맹점 수가 4년 새 10배 넘게 늘었는데 이들 중 술집과 같은 부적절한 가맹점이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도 되지 않습니다.
[앵커]
취지에 안 맞는 업장들을 찾아서 지워나가면 될 것 같은데, 이걸 걸러내는 게 어려운 일인건가요?
[기자]
직접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목록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는데요.
제가 취재한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을 예로 들면 업소 이름만 봐도 음식점인 곳을 빼고, 이름이 조금 특이한 곳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는데, 앞서 보신 술집과 유흥주점이 나온겁니다.
이걸 다 찾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경기도 지역도 마찬가지인데, '맥주'라고만 검색해도 술집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지자체들은 여전히 수많은 가맹점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아동급식카드 소지 학부모/음성변조 : "목적과 같지 않게 사용되는 케이스(경우)가 있겠죠. 지금이라도 당장 점검한다면 사실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학부모들도 좋은 취지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박찬걸 김경민/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박미주
결식 아동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아동급식카드' 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급식카드 가맹점 목록에 술집이나 유흥주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맹점에 술집이 있다는데, 실제로 결제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아동급식카드를 갖고 있는 학부모 한 분의 도움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를 갖고 서울 노원구의 술집들을 둘러봤는데,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간 곳은 이른바 이자카야라고 하죠, 일본식 술집입니다.
술을 시키고 아동급식카드로 계산했는데, 그냥 결제됐습니다.
이어서 호프집도 한 곳에서도 소주를 시켜봤는데 역시 결제가 됐습니다.
[일본식 술집 직원/음성변조 : "(이게 처음에 (결제)한 게 아동급식카드인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희가 일반음식점이라서 그런 카드들 다 사용 가능하세요." ]
[호프집 직원/음성변조 : "저도 처음 봐가지고. 급식카드인지도 몰랐어요."]
[앵커]
실제로 악용될 소지가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물론 대부분 학부모님들은 용도에 맞게 잘 쓰겠지만 실제 술집에서 결제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카드 뒷면에는 '술을 팔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적혀있는데요.
저희 취재진 역시 급식카드로 계산한 건 취소하고 다른 카드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앵커]
술집 이외에 다른 엉뚱한 가맹점도 있었나요?
[기자]
심지어 유흥주점도 가맹점 목록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아동급식카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여기가 지정되어있길래.) 몰라요 저는. 그런거."]
[B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애들이 와서 먹고 가고 이런 데 아니죠?) 아니에요. 받지도 않고."]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거죠?
[기자]
4~5년 전만 해도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적다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가맹점이 적어 결식아동들이 카드로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자,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을 골고루 공급 해 주자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지자체들이 이걸 개선하기 위해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사업주들이 가맹점 신청을 하면 지자체에서 일일이 심의했는데, 카드사에서 가맹점 중에 일반음식점 목록을 넘기면 일괄 등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점주들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었지만, 문제가 되는 업장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일단 숫자부터 늘린겁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가맹점 수가 4년 새 10배 넘게 늘었는데 이들 중 술집과 같은 부적절한 가맹점이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도 되지 않습니다.
[앵커]
취지에 안 맞는 업장들을 찾아서 지워나가면 될 것 같은데, 이걸 걸러내는 게 어려운 일인건가요?
[기자]
직접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목록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는데요.
제가 취재한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을 예로 들면 업소 이름만 봐도 음식점인 곳을 빼고, 이름이 조금 특이한 곳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는데, 앞서 보신 술집과 유흥주점이 나온겁니다.
이걸 다 찾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경기도 지역도 마찬가지인데, '맥주'라고만 검색해도 술집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지자체들은 여전히 수많은 가맹점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아동급식카드 소지 학부모/음성변조 : "목적과 같지 않게 사용되는 케이스(경우)가 있겠죠. 지금이라도 당장 점검한다면 사실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학부모들도 좋은 취지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박찬걸 김경민/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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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4-03-12 23:40:46
- 수정2024-03-13 00:25:40
[앵커]
결식 아동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아동급식카드' 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급식카드 가맹점 목록에 술집이나 유흥주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맹점에 술집이 있다는데, 실제로 결제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아동급식카드를 갖고 있는 학부모 한 분의 도움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를 갖고 서울 노원구의 술집들을 둘러봤는데,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간 곳은 이른바 이자카야라고 하죠, 일본식 술집입니다.
술을 시키고 아동급식카드로 계산했는데, 그냥 결제됐습니다.
이어서 호프집도 한 곳에서도 소주를 시켜봤는데 역시 결제가 됐습니다.
[일본식 술집 직원/음성변조 : "(이게 처음에 (결제)한 게 아동급식카드인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희가 일반음식점이라서 그런 카드들 다 사용 가능하세요." ]
[호프집 직원/음성변조 : "저도 처음 봐가지고. 급식카드인지도 몰랐어요."]
[앵커]
실제로 악용될 소지가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물론 대부분 학부모님들은 용도에 맞게 잘 쓰겠지만 실제 술집에서 결제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카드 뒷면에는 '술을 팔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적혀있는데요.
저희 취재진 역시 급식카드로 계산한 건 취소하고 다른 카드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앵커]
술집 이외에 다른 엉뚱한 가맹점도 있었나요?
[기자]
심지어 유흥주점도 가맹점 목록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아동급식카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여기가 지정되어있길래.) 몰라요 저는. 그런거."]
[B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애들이 와서 먹고 가고 이런 데 아니죠?) 아니에요. 받지도 않고."]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거죠?
[기자]
4~5년 전만 해도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적다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가맹점이 적어 결식아동들이 카드로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자,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을 골고루 공급 해 주자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지자체들이 이걸 개선하기 위해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사업주들이 가맹점 신청을 하면 지자체에서 일일이 심의했는데, 카드사에서 가맹점 중에 일반음식점 목록을 넘기면 일괄 등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점주들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었지만, 문제가 되는 업장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일단 숫자부터 늘린겁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가맹점 수가 4년 새 10배 넘게 늘었는데 이들 중 술집과 같은 부적절한 가맹점이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도 되지 않습니다.
[앵커]
취지에 안 맞는 업장들을 찾아서 지워나가면 될 것 같은데, 이걸 걸러내는 게 어려운 일인건가요?
[기자]
직접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목록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는데요.
제가 취재한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을 예로 들면 업소 이름만 봐도 음식점인 곳을 빼고, 이름이 조금 특이한 곳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는데, 앞서 보신 술집과 유흥주점이 나온겁니다.
이걸 다 찾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경기도 지역도 마찬가지인데, '맥주'라고만 검색해도 술집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지자체들은 여전히 수많은 가맹점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아동급식카드 소지 학부모/음성변조 : "목적과 같지 않게 사용되는 케이스(경우)가 있겠죠. 지금이라도 당장 점검한다면 사실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학부모들도 좋은 취지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박찬걸 김경민/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박미주
결식 아동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아동급식카드' 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급식카드 가맹점 목록에 술집이나 유흥주점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 취재한 이원희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맹점에 술집이 있다는데, 실제로 결제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아동급식카드를 갖고 있는 학부모 한 분의 도움으로 취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카드를 갖고 서울 노원구의 술집들을 둘러봤는데, 화면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처음 간 곳은 이른바 이자카야라고 하죠, 일본식 술집입니다.
술을 시키고 아동급식카드로 계산했는데, 그냥 결제됐습니다.
이어서 호프집도 한 곳에서도 소주를 시켜봤는데 역시 결제가 됐습니다.
[일본식 술집 직원/음성변조 : "(이게 처음에 (결제)한 게 아동급식카드인데….) 상관없어요. 어차피 저희가 일반음식점이라서 그런 카드들 다 사용 가능하세요." ]
[호프집 직원/음성변조 : "저도 처음 봐가지고. 급식카드인지도 몰랐어요."]
[앵커]
실제로 악용될 소지가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물론 대부분 학부모님들은 용도에 맞게 잘 쓰겠지만 실제 술집에서 결제된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카드 뒷면에는 '술을 팔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적혀있는데요.
저희 취재진 역시 급식카드로 계산한 건 취소하고 다른 카드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앵커]
술집 이외에 다른 엉뚱한 가맹점도 있었나요?
[기자]
심지어 유흥주점도 가맹점 목록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아동급식카드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A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서울시에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으로 여기가 지정되어있길래.) 몰라요 저는. 그런거."]
[B 유흥주점 직원/음성변조 : "(애들이 와서 먹고 가고 이런 데 아니죠?) 아니에요. 받지도 않고."]
[앵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생긴거죠?
[기자]
4~5년 전만 해도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 적다는 지적이 계속됐습니다.
결국 가맹점이 적어 결식아동들이 카드로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자,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을 골고루 공급 해 주자는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지자체들이 이걸 개선하기 위해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이전에는 사업주들이 가맹점 신청을 하면 지자체에서 일일이 심의했는데, 카드사에서 가맹점 중에 일반음식점 목록을 넘기면 일괄 등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덕분에 점주들이 직접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덜었지만, 문제가 되는 업장들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고 일단 숫자부터 늘린겁니다.
실제로 서울시의 경우 가맹점 수가 4년 새 10배 넘게 늘었는데 이들 중 술집과 같은 부적절한 가맹점이 얼마나 있는지는 파악도 되지 않습니다.
[앵커]
취지에 안 맞는 업장들을 찾아서 지워나가면 될 것 같은데, 이걸 걸러내는 게 어려운 일인건가요?
[기자]
직접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가맹점 목록은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앱에서 누구나 조회할 수 있는데요.
제가 취재한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을 예로 들면 업소 이름만 봐도 음식점인 곳을 빼고, 이름이 조금 특이한 곳만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는데, 앞서 보신 술집과 유흥주점이 나온겁니다.
이걸 다 찾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경기도 지역도 마찬가지인데, '맥주'라고만 검색해도 술집 이름이 줄줄이 나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됐는데요.
지자체들은 여전히 수많은 가맹점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아동급식카드 소지 학부모/음성변조 : "목적과 같지 않게 사용되는 케이스(경우)가 있겠죠. 지금이라도 당장 점검한다면 사실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학부모들도 좋은 취지로 제도를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인 만큼,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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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기자:박찬걸 김경민/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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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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