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트럼프, 한국 핵무장 신경안쓸 것…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입력 2024.03.19 (12:40) 수정 2024.03.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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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도 ‘김정은과 문제를 해결했는데 왜 한국에 미군이 필요하냐’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주한 미군 철수나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나서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내놨습니다.

차 석좌는 현지시각 18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재집권시 많은 변화를 예상하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군사적 도발에 나설 것인 만큼, 다음 대통령이 취임할 땐 북한과의 위기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걱정 마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브레터’를 쓰거나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을 보낼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는 한반도 긴장 완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상황이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차 석좌는 “주일 미군에 대해선 사람들이 트럼프에게 ‘중국이나 타이완 문제 때문에 주둔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주한미군은 중국이 아닌 북한 때문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생각은 늘 똑같았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이고,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그들을 방어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는 미군 주둔이나 한미 연합 훈련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고, 이런 그의 생각을 바꾸긴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한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길 원한다면 그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만약 한국이 핵무장하길 원한다면 역시 그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시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 전략에 방점을 둔 조 바이든 현 미 행정부와 달리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인 셈입니다.

차 석좌는 “바이든이 재집권한다면 우리가 지금 보는 것과 일관되고 상당히 유사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구축,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구축, 캠프데이비드(한미일 정상회의) 등의 면에서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당선시 한미 무역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500억 달러이기 때문에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에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를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44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차 석좌는 또 “현재 자유무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해서 만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서 미국을 탈퇴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인 ‘합’이 잘 맞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 사이에 관심사는 비슷하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하고 윤 대통령은 요리를 좋아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를 키우지 않고 윤 대통령 부부는 개를 많이 키운다”며 “그런데도 두 사람 모두 성격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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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3-19 12: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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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아마도 ‘김정은과 문제를 해결했는데 왜 한국에 미군이 필요하냐’고 이야기할 것”이라며 “주한 미군 철수나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독자 핵무장에 나서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의치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도 내놨습니다.

차 석좌는 현지시각 18일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한 특파원 간담회에서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재집권시 많은 변화를 예상하며 이같이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북한이 미 대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군사적 도발에 나설 것인 만큼, 다음 대통령이 취임할 땐 북한과의 위기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걱정 마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브레터’를 쓰거나 이메일 또는 카카오톡을 보낼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는 한반도 긴장 완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라면서도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상황이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차 석좌는 “주일 미군에 대해선 사람들이 트럼프에게 ‘중국이나 타이완 문제 때문에 주둔이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주한미군은 중국이 아닌 북한 때문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주장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생각은 늘 똑같았다. ‘한국은 부유한 나라이고,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그들을 방어해야 하는가’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트럼프는 미군 주둔이나 한미 연합 훈련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고, 이런 그의 생각을 바꾸긴 매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한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길 원한다면 그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만약 한국이 핵무장하길 원한다면 역시 그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많은 것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트럼프 재집권시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 전략에 방점을 둔 조 바이든 현 미 행정부와 달리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인 셈입니다.

차 석좌는 “바이든이 재집권한다면 우리가 지금 보는 것과 일관되고 상당히 유사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구축,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구축, 캠프데이비드(한미일 정상회의) 등의 면에서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온다면 매우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당선시 한미 무역 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500억 달러이기 때문에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에 무역 흑자를 내는 나라를 싫어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445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차 석좌는 또 “현재 자유무역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부정적”이라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해서 만든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서 미국을 탈퇴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개인적인 ‘합’이 잘 맞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 사이에 관심사는 비슷하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하고 윤 대통령은 요리를 좋아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를 키우지 않고 윤 대통령 부부는 개를 많이 키운다”며 “그런데도 두 사람 모두 성격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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