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확인된 한국전 참전용사…“한국과 태국은 가족”

입력 2024.03.20 (06:42) 수정 2024.03.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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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여 년 전 한국전쟁 당시, 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군대를 보내준 나라입니다.

당시 파병됐던 90대 태국인의 참전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우리 정부의 감사와 예우의 뜻이 전해졌습니다.

태국 아유타야에서 정윤섭 특파원이 이 참전 용사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금세 무너질 듯한 허름한 판잣집, 올해 93살의 차름 씨와 그의 가족 12명이 사는 곳입니다.

[끄롱통 끄로네트/참전용사 며느리 : "아버님이 어렵게 사셨어요. 빈 병이나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팔았는데, 수입은 적었죠."]

하지만 집세마저 올라 온 가족이 집에서 쫓겨나야 했던 상황, 차름 씨는 태국 보훈청을 찾아 거주 지원을 문의하다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여기 제가 있네요. 우리가 전방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21살의 나이에 한국에 파병된 차름 씨는, 무엇보다 처음 겪어본 혹독한 추위를 잊을 수 없습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눈이 많이 오면 너무 추웠어요. 체인을 달지 않은 차가 미끄러져 전우들이 죽기도 했죠."]

70년 늦게 전해진 한국 정부의 감사 인사, 참전 용사에게 주는 '평화의 사도'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차름 씨는 그동안 참전 용사의 혜택을 받지 못한 만큼, 우리 정부로부터 가족들이 살 수 있는 새집과 함께, 손자 손녀들의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군대를 보내준 태국, 연인원 6천여 명이 파병돼 129명이 전사했습니다.

[박용민/주태국 한국대사 : "생존해 계신 마지막 참전용사님 한 분을 찾을 때까지 저희는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가족들과 모처럼 웃을 수 있게 된 차름 씨, 70년이 흘렀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여전합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한국과 태국은 형제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는 즉시 도우러 갈 겁니다."]

아유타야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종원/촬영:KEMIN/통역:NICH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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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 만에 확인된 한국전 참전용사…“한국과 태국은 가족”
    • 입력 2024-03-20 06:42:49
    • 수정2024-03-20 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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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0여 년 전 한국전쟁 당시, 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군대를 보내준 나라입니다.

당시 파병됐던 90대 태국인의 참전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우리 정부의 감사와 예우의 뜻이 전해졌습니다.

태국 아유타야에서 정윤섭 특파원이 이 참전 용사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금세 무너질 듯한 허름한 판잣집, 올해 93살의 차름 씨와 그의 가족 12명이 사는 곳입니다.

[끄롱통 끄로네트/참전용사 며느리 : "아버님이 어렵게 사셨어요. 빈 병이나 오래된 물건들을 모아 팔았는데, 수입은 적었죠."]

하지만 집세마저 올라 온 가족이 집에서 쫓겨나야 했던 상황, 차름 씨는 태국 보훈청을 찾아 거주 지원을 문의하다 한국전쟁 참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여기 제가 있네요. 우리가 전방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21살의 나이에 한국에 파병된 차름 씨는, 무엇보다 처음 겪어본 혹독한 추위를 잊을 수 없습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눈이 많이 오면 너무 추웠어요. 체인을 달지 않은 차가 미끄러져 전우들이 죽기도 했죠."]

70년 늦게 전해진 한국 정부의 감사 인사, 참전 용사에게 주는 '평화의 사도'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차름 씨는 그동안 참전 용사의 혜택을 받지 못한 만큼, 우리 정부로부터 가족들이 살 수 있는 새집과 함께, 손자 손녀들의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군대를 보내준 태국, 연인원 6천여 명이 파병돼 129명이 전사했습니다.

[박용민/주태국 한국대사 : "생존해 계신 마지막 참전용사님 한 분을 찾을 때까지 저희는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가족들과 모처럼 웃을 수 있게 된 차름 씨, 70년이 흘렀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여전합니다.

[차름 쎄땅/한국전쟁 참전용사 : "한국과 태국은 형제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는 즉시 도우러 갈 겁니다."]

아유타야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영상편집:이웅/자료조사:문종원/촬영:KEMIN/통역:NICH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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