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약속 지킬까?…주주들 “언제까지 기다리나”

입력 2024.03.2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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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는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주가 흐름이 계속 7만 원대 후반으로 지지부진합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같은 사업 경쟁력 때문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준비돼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5회 정기 주주총회의 첫 질문입니다.

의장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첫 번째 안건이었던 재무제표 등 승인에 대한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나온 건데, 한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선 주가가 주주의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주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삼성전자 주주 총회…한종희 "새로운 기회 증가"

오늘 주주 총회엔 주주 약 600명이 참석했습니다. 최근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확산 되면서 반도체 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져 있는 상황인데요.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 고객 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한 부회장은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AI 시대 본격화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성장사를 돌아보면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전자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에 대응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할 수 있었다"고도 전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9조 8천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 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 경계현 "2~3년 안에 반드시 세계 1위 되찾겠다"

이어서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디바이스경험(DX)과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영 현황과 2024년 사업 전략, 또 처음으로 마련된 '주주들의 대화'가 진행됐습니다.

경계현 사장은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 사장은 "강건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겠다"며 "투자 쉐어보다 더 큰 마켓 쉐어, 마켓 쉐어보다 더 큰 이익 쉐어를 위해 고용량 제품을 통해 시장 우위를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메모리에선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을 쌓은 HBM을 기반으로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파운드리에선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GAA 2나노 선단 공정 양산을 준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편 경 사장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반도체 부진'에 쏟아진 질문…"이병철 회장 있었어도 경영진 여기 앉아 있었겠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만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냈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적자 규모는 15조 원에 이릅니다.

이번 주총에선 처음으로 주주와 각 부문 사장단과의 질의응답 자리가 마련된 만큼, 주주들의 질문도 이 반도체에 쏠렸습니다.

앞서 경 사장은 올해 경영 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불(한화 약 843조 원) 수준 기록을 예상하고, 이에 따라 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거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주와의 대화'의 포문을 연 첫 질문은 "(주주들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였습니다.

이에 대해 경 사장은 "(부진 이유엔) 반도체 업황의 '다운 턴'도 있었고 우리가 준비 못 한 이유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마련해서, 시황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재차 올해 반도체 부문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경 사장은 "올해 1월부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액수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주주도 있었습니다.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 경영진이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었겠냐"며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생각 없냐"고 물은 건데요.

이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잘 새겨듣겠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늘 열린 주주총회엔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사회공헌과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상생마켓'과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등을 소개하는 부스와 전시도 준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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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6: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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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이닉스는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주가 흐름이 계속 7만 원대 후반으로 지지부진합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같은 사업 경쟁력 때문 아닌가 싶은데 어떻게 준비돼 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20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제55회 정기 주주총회의 첫 질문입니다.

의장을 맡은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첫 번째 안건이었던 재무제표 등 승인에 대한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나온 건데, 한 부회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선 주가가 주주의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주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삼성전자 주주 총회…한종희 "새로운 기회 증가"

오늘 주주 총회엔 주주 약 600명이 참석했습니다. 최근 올해는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거란 기대감이 확산 되면서 반도체 시장, 그리고 무엇보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기대감 또한 높아져 있는 상황인데요.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의장 인사말을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면서 미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 고객 경험, ESG 측면의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다양한 신제품과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한 부회장은 "지난해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반도체 산업의 업황 둔화로 경영 여건이 어려웠지만, 지속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선제적 시설투자를 강화하는 등 제품 경쟁력과 기술 리더십 제고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도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AI 시대 본격화 등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도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성장사를 돌아보면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전자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적기에 대응함으로써 새롭게 도약할 수 있었다"고도 전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3년 기준으로 연간 9조 8천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주중시 경영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 응용학과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 경계현 "2~3년 안에 반드시 세계 1위 되찾겠다"

이어서 한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각각 디바이스경험(DX)과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영 현황과 2024년 사업 전략, 또 처음으로 마련된 '주주들의 대화'가 진행됐습니다.

경계현 사장은 "2024년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로, 본격 회복을 알리는 '재도약'과 DS의 '미래 반세기를 개막하는 성장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 사장은 "강건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겠다"며 "투자 쉐어보다 더 큰 마켓 쉐어, 마켓 쉐어보다 더 큰 이익 쉐어를 위해 고용량 제품을 통해 시장 우위를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메모리에선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D램을 활용한 128GB(기가바이트) 대용량 모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고, 12단을 쌓은 HBM을 기반으로 HBM3/HBM3E 시장의 주도권을 찾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파운드리에선 업계 최초 GAA 3나노 공정으로 모바일 AP 제품의 안정적인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GAA 2나노 선단 공정 양산을 준비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한편 경 사장은 "기존 사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1등을 유지할 수 없다"며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투자와 체질 개선 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반도체 부진'에 쏟아진 질문…"이병철 회장 있었어도 경영진 여기 앉아 있었겠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만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냈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적자 규모는 15조 원에 이릅니다.

이번 주총에선 처음으로 주주와 각 부문 사장단과의 질의응답 자리가 마련된 만큼, 주주들의 질문도 이 반도체에 쏠렸습니다.

앞서 경 사장은 올해 경영 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크게 성장한 6,300억 불(한화 약 843조 원) 수준 기록을 예상하고, 이에 따라 DS 부문 매출도 2022년 수준을 회복할 거로 전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주주와의 대화'의 포문을 연 첫 질문은 "(주주들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였습니다.

이에 대해 경 사장은 "(부진 이유엔) 반도체 업황의 '다운 턴'도 있었고 우리가 준비 못 한 이유도 있었다"며 "근원적인 경쟁력 있었다면 시장과 무관하게 사업을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는 근원적인 경쟁력을 마련해서, 시황 영향을 덜 타는 사업을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재차 올해 반도체 부문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경 사장은 "올해 1월부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액수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더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주주도 있었습니다.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지금 경영진이 이 자리에 앉아있을 수 있었겠냐"며 "(부진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생각 없냐"고 물은 건데요.

이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잘 새겨듣겠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 전체 노력하고 있으니 꾸준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오늘 열린 주주총회엔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사회공헌과 상생 활동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상생마켓'과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등을 소개하는 부스와 전시도 준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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