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푸틴 새 정적으로 떠오른 나발니 부인 나발나야

입력 2024.03.21 (20:44) 수정 2024.03.2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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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옥에서 숨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푸틴의 새로운 정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반 푸틴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나발나야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죠?

[기자]

옥중에서 숨진 러시아 반체제 인사 나발니의 부인인 나발나야가 연일 푸틴을 겨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세계 누구도 푸틴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푸틴은 대통령이 아니며, 그를 뽑지도 않고, 침묵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했습니다."]

나발나야는 남편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푸틴은 자신이 엄청난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주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에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표시하자는 시위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나타난 나발나야는 투표 용지에 나발니의 이름을 적었다며 푸틴은 살인자이고 깡패라고 말했습니다.

시위 참석자들은 나발나야의 이름을 부르며 지지를 표했습니다.

[마리아 카트코바/러시아 유권자 : "무엇보다도 내 목소리를 뺏기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이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고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앵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정치와는 거리가 있었던 나발나야가 반 푸틴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기자]

나발니가 감옥에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발나야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던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나발나야는 예정대로 연설을 진행했는데요.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여러분들은 오늘 이 끔찍한 소식을 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여기에 나와야 할지 아니면 바로 제 아이들에게 가야 할지 생각했는데, 제 남편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했습니다."]

연단에 선 나발나야를 향해 참석자들이 오랫동안 격려의 박수를 보냈는데요.

이후 나발나야는 남편이 하던 일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정치에 전면 등장했습니다.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나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내 옆에 서주시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앵커]

푸틴의 정적 나발니에대해서는 잘 알려졌지만, 그 부인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1976년생으로 알려진 나발나야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플레하노프 경제대학을 나와 은행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1998년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나발니를 만났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두 자녀를 키우며 전업 주부로 지냈는데 나발니가 정치적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순간에 안정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나발니가 가택연금 됐을 때도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고, 2020년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나발니가 쓰러지자 옴스크 병원으로 카메라팀을 데려가 의사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푸틴 대통령에게 남편을 풀어달라고 호소한 것도 나발나야 였습니다.

사생활을 비밀에 부치는 푸틴 대통령과 달리 이 부부는 자주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앵커]

나발나야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만큼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는데,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나발나야는 푸틴을 살인자, 조폭으로 지칭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푸틴의 직접적인 지시로 나발니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서방 곳곳에 흩어져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을 묶어야 한다며 푸틴을 돕고 있는 변호사와 금융가들을 찾아내야 한다고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나발나야가 이렇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러시아에 효과가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알렉세이 레빈슨/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연구 책임자 : "(나발나야가) 러시아에서 이런 일을 한다면, 그녀는 죽은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외국에서 이런 일을 한다고 해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레엄 로버트슨/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 "나발니 사망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슬프게도 매우 빠르게 사라질 것입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에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계속 관여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해외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이 나발나야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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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푸틴 새 정적으로 떠오른 나발니 부인 나발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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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4-03-21 20: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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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숨진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가 푸틴의 새로운 정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반 푸틴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선에서 승리한 가운데, 나발나야가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죠?

[기자]

옥중에서 숨진 러시아 반체제 인사 나발니의 부인인 나발나야가 연일 푸틴을 겨냥해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세계 누구도 푸틴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푸틴은 대통령이 아니며, 그를 뽑지도 않고, 침묵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했습니다."]

나발나야는 남편이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푸틴은 자신이 엄청난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주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선 마지막 날인 17일 정오에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를 표시하자는 시위를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베를린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나타난 나발나야는 투표 용지에 나발니의 이름을 적었다며 푸틴은 살인자이고 깡패라고 말했습니다.

시위 참석자들은 나발나야의 이름을 부르며 지지를 표했습니다.

[마리아 카트코바/러시아 유권자 : "무엇보다도 내 목소리를 뺏기는 것을 원치 않았어요. 이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고 제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앵커]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정치와는 거리가 있었던 나발나야가 반 푸틴의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네요?

[기자]

나발니가 감옥에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발나야는 독일에서 열리고 있던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나발나야는 예정대로 연설을 진행했는데요.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여러분들은 오늘 이 끔찍한 소식을 보셨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여기에 나와야 할지 아니면 바로 제 아이들에게 가야 할지 생각했는데, 제 남편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했습니다."]

연단에 선 나발나야를 향해 참석자들이 오랫동안 격려의 박수를 보냈는데요.

이후 나발나야는 남편이 하던 일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정치에 전면 등장했습니다.

[율리아 나발나야/나발니 부인 : "나는 알렉세이 나발니의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우리 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내 옆에 서주시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앵커]

푸틴의 정적 나발니에대해서는 잘 알려졌지만, 그 부인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1976년생으로 알려진 나발나야는 모스크바 출신으로 플레하노프 경제대학을 나와 은행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1998년 튀르키예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나발니를 만났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두 자녀를 키우며 전업 주부로 지냈는데 나발니가 정치적으로 몸집을 키워가는 순간에 안정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나발니가 가택연금 됐을 때도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고, 2020년 비행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나발니가 쓰러지자 옴스크 병원으로 카메라팀을 데려가 의사들을 압박하는 동시에 푸틴 대통령에게 남편을 풀어달라고 호소한 것도 나발나야 였습니다.

사생활을 비밀에 부치는 푸틴 대통령과 달리 이 부부는 자주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앵커]

나발나야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만큼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는데,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나발나야는 푸틴을 살인자, 조폭으로 지칭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푸틴의 직접적인 지시로 나발니가 살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서방 곳곳에 흩어져 있는 푸틴 대통령의 자금줄을 묶어야 한다며 푸틴을 돕고 있는 변호사와 금융가들을 찾아내야 한다고도 촉구하고 있습니다.

나발나야가 이렇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러시아에 효과가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데요.

[알렉세이 레빈슨/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연구 책임자 : "(나발나야가) 러시아에서 이런 일을 한다면, 그녀는 죽은 남편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외국에서 이런 일을 한다고 해도 해외에서 활동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다지 많은 것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그레엄 로버트슨/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 "나발니 사망 사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슬프게도 매우 빠르게 사라질 것입니다. 나발나야는 러시아에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계속 관여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해외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다수의 러시아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점이 나발나야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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