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 년 전 청동기시대 유물 보존 ‘영국판 폼페이’ 발굴

입력 2024.03.22 (15:47) 수정 2024.03.2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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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3천 년 전 청동기시대 유물이 거의 그대로 보존돼 ‘영국판 폼페이’라고 불리는 유적지가 발굴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시간 21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맥도날드 고고학 연구소 연구진이 잉글랜드 동부 피터버러의 동쪽, 플래그 펜 분지의 ‘머스트 팜’(Must Farm)이라는 후기 청동기시대 유적지에서 반쯤 먹다 남은 죽, 나무 숟가락, 공용 쓰레기통, 호박·유리 구슬로 만든 목걸이 등 매우 잘 보존된 유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물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발굴된 것은 화재가 이 마을을 삽시간에 삼켜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이 마을은 유속이 느린 강 위에 기둥을 세워 만든 목재 원형 주택 여러 채로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마을은 지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아 화재로 타버렸습니다.

불길 때문에 주택과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이 진흙탕 강으로 무너져 내렸고, 이것이 타버린 것들을 마치 쿠션처럼 받쳐줬습니다. 불로 인해 까맣게 탄 것들 습지를 만나 예외적인 보존으로 이어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플래그 펜 유적의 발굴 책임자인 마크 나이트는 “영국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 중 최고일 수 있다”며 “매우 포괄적이고 일관성 있는 유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적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 오기 8세기 전인 기원전 850년경 세워졌습니다. 연구진은 목조 원형 주택 네 채를 발견했지만, 실제 마을 규모는 두 배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통로로 연결된 큰 건물에는 최대 60명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각 원형 주택의 넓이는 50㎡ 정도로, 그 안에 난로와 단열을 위한 짚, 진흙 지붕이 있었습니다. 일부 주택에는 현대의 집처럼 조리나 수면, 작업을 위한 활동 공간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금속 도구와 베틀 추, 농작물 수확을 위한 낫, 도끼, 면도칼 등 비슷한 물건이 각 집에서 발견돼, 각 가정이 별도의 독립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냥이나 방어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창 더미, 덴마크와 이란 등에서 가져온 구슬로 만든 장식용 목걸이, 고급 아마 섬유로 만든 옷, 사랑하는 가족의 유품으로 보이는 기념품과 성인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도 발견됐습니다.

연구진은 만든 사람의 지문이 남아있는 토기와 그 안에 나무 주걱, 그리고 동물성 지방이 섞인 밀 곡물죽이 들어있던 것도 발견했습니다. 발견된 그릇과 항아리에 대해 화학 분석을 한 결과, 사슴 고기 등과 함께 꿀의 흔적도 포착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케임브리지대 맥도널드 고고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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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천 년 전 청동기시대 유물 보존 ‘영국판 폼페이’ 발굴
    • 입력 2024-03-22 15:47:06
    • 수정2024-03-22 15:48:00
    국제
영국에서 3천 년 전 청동기시대 유물이 거의 그대로 보존돼 ‘영국판 폼페이’라고 불리는 유적지가 발굴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 시간 21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맥도날드 고고학 연구소 연구진이 잉글랜드 동부 피터버러의 동쪽, 플래그 펜 분지의 ‘머스트 팜’(Must Farm)이라는 후기 청동기시대 유적지에서 반쯤 먹다 남은 죽, 나무 숟가락, 공용 쓰레기통, 호박·유리 구슬로 만든 목걸이 등 매우 잘 보존된 유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물이 잘 보존된 상태로 발굴된 것은 화재가 이 마을을 삽시간에 삼켜버렸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WP는 보도했습니다.

이 마을은 유속이 느린 강 위에 기둥을 세워 만든 목재 원형 주택 여러 채로 이뤄졌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그러나 이 마을은 지어진 지 1년도 되지 않아 화재로 타버렸습니다.

불길 때문에 주택과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이 진흙탕 강으로 무너져 내렸고, 이것이 타버린 것들을 마치 쿠션처럼 받쳐줬습니다. 불로 인해 까맣게 탄 것들 습지를 만나 예외적인 보존으로 이어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플래그 펜 유적의 발굴 책임자인 마크 나이트는 “영국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유적 중 최고일 수 있다”며 “매우 포괄적이고 일관성 있는 유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유적지는 로마인들이 영국에 오기 8세기 전인 기원전 850년경 세워졌습니다. 연구진은 목조 원형 주택 네 채를 발견했지만, 실제 마을 규모는 두 배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통로로 연결된 큰 건물에는 최대 60명이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각 원형 주택의 넓이는 50㎡ 정도로, 그 안에 난로와 단열을 위한 짚, 진흙 지붕이 있었습니다. 일부 주택에는 현대의 집처럼 조리나 수면, 작업을 위한 활동 공간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금속 도구와 베틀 추, 농작물 수확을 위한 낫, 도끼, 면도칼 등 비슷한 물건이 각 집에서 발견돼, 각 가정이 별도의 독립된 생활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사냥이나 방어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창 더미, 덴마크와 이란 등에서 가져온 구슬로 만든 장식용 목걸이, 고급 아마 섬유로 만든 옷, 사랑하는 가족의 유품으로 보이는 기념품과 성인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도 발견됐습니다.

연구진은 만든 사람의 지문이 남아있는 토기와 그 안에 나무 주걱, 그리고 동물성 지방이 섞인 밀 곡물죽이 들어있던 것도 발견했습니다. 발견된 그릇과 항아리에 대해 화학 분석을 한 결과, 사슴 고기 등과 함께 꿀의 흔적도 포착됐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케임브리지대 맥도널드 고고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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