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 살해’ 심신미약 주장 10대, 징역 20년 선고

입력 2024.03.26 (06:26) 수정 2024.03.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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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을 혼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심신미약을 주장한 10대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요.

배심원들과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14살 A 군이 어머니 B 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B 씨가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면서 집을 나가라고 하자 이에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재판에 넘겨진 A 군은 "평소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정신질환을 앓는 등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A 군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했습니다.

A 군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어릴 적부터 정신 장애를 앓은 데다 제대로 된 치료나 양육을 받지 못했고,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 즉 어머니의 가정폭력을 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립법무병원과 대검찰청 등도 정신 감정에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피고인의 아버지와 누나도 평소 가정폭력은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죗값을 치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재판을 지켜본 배심원 9명 모두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했고, 8명은 무기징역이나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배심원의 의견 등을 고려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피고인이 여전히 피해자를 탓하는 등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A 군은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영상편집:오진석/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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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모 살해’ 심신미약 주장 10대, 징역 20년 선고
    • 입력 2024-03-26 06:26:55
    • 수정2024-03-26 0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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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을 혼냈다는 이유로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심신미약을 주장한 10대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요.

배심원들과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0월,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14살 A 군이 어머니 B 씨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B 씨가 자신의 행동을 나무라면서 집을 나가라고 하자 이에 격분해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재판에 넘겨진 A 군은 "평소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정신질환을 앓는 등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A 군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했습니다.

A 군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어릴 적부터 정신 장애를 앓은 데다 제대로 된 치료나 양육을 받지 못했고, 가정 폭력의 피해자라면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자, 즉 어머니의 가정폭력을 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국립법무병원과 대검찰청 등도 정신 감정에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피고인의 아버지와 누나도 평소 가정폭력은 없었다면서, 피고인이 죗값을 치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재판을 지켜본 배심원 9명 모두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했고, 8명은 무기징역이나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배심원의 의견 등을 고려해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을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피고인이 여전히 피해자를 탓하는 등 반성하거나 참회하지 않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A 군은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영상편집:오진석/그래픽: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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