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장에 또 ‘폐기물 방치’…“막을 방법 없어”

입력 2024.03.26 (19:33) 수정 2024.03.2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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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 공장을 빌려 폐기물을 버리고 잠적하는 사건이 경남 김해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만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피해를 막을 방법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면적 2천㎡, 높이 9m 공장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석고와 페인트, 자동차 부품까지 온갖 폐기물이 뒤섞여 있습니다.

벽에서는 검붉은 침출수가 뚝뚝 떨어집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은 인근 주민의 민원을 통해서야 폐기물 방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벌레도 너무 많이, 냄새도 너무 나서 여름에 생활할 수가 없어요. (고물이 하수구를 막아서 물이 역류하고…)"]

공장 주인이 한 임차인에게 빈 공장을 빌려준 건 지난해 3월, 자재 창고로 쓰겠다던 임차인은 계약 두 달 만에 공장에 폐기물만 버리고 잠적했습니다.

쌓여 있는 쓰레기만 2,900여 톤, 처리 비용은 8억 원에 달합니다.

월세도 제대로 못 받은 공장 주인은 폐기물 처리 책임만 떠안게 됐습니다.

[배명자/공장 주인 : "제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죠. 막막하기만 하고 정말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누가 방법을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요."]

관련법은 행위자와 토지 소유자에게 불법 폐기물 처리 책임을 지게 하는데, 임차인이 잠적하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법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임대인이)임차인에게 구상 청구를 해야죠. (피해를)예방할 수 있는 것과 피해를 보게 되더라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마련 중에 있다."]

환경부는 3년 전 경남에서 폐기물 불법투기 우려 지역 11곳을 지정했고, 이번 공장도 해당 지역에 포함됐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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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 공장에 또 ‘폐기물 방치’…“막을 방법 없어”
    • 입력 2024-03-26 19:33:41
    • 수정2024-03-26 19: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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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빈 공장을 빌려 폐기물을 버리고 잠적하는 사건이 경남 김해에서 또 발생했습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만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피해를 막을 방법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김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면적 2천㎡, 높이 9m 공장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였습니다.

석고와 페인트, 자동차 부품까지 온갖 폐기물이 뒤섞여 있습니다.

벽에서는 검붉은 침출수가 뚝뚝 떨어집니다.

공장을 빌려준 주인은 인근 주민의 민원을 통해서야 폐기물 방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벌레도 너무 많이, 냄새도 너무 나서 여름에 생활할 수가 없어요. (고물이 하수구를 막아서 물이 역류하고…)"]

공장 주인이 한 임차인에게 빈 공장을 빌려준 건 지난해 3월, 자재 창고로 쓰겠다던 임차인은 계약 두 달 만에 공장에 폐기물만 버리고 잠적했습니다.

쌓여 있는 쓰레기만 2,900여 톤, 처리 비용은 8억 원에 달합니다.

월세도 제대로 못 받은 공장 주인은 폐기물 처리 책임만 떠안게 됐습니다.

[배명자/공장 주인 : "제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죠. 막막하기만 하고 정말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누가 방법을 좀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요."]

관련법은 행위자와 토지 소유자에게 불법 폐기물 처리 책임을 지게 하는데, 임차인이 잠적하면 구상권을 청구할 방법도 없습니다.

[환경부 관계자 : "(임대인이)임차인에게 구상 청구를 해야죠. (피해를)예방할 수 있는 것과 피해를 보게 되더라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마련 중에 있다."]

환경부는 3년 전 경남에서 폐기물 불법투기 우려 지역 11곳을 지정했고, 이번 공장도 해당 지역에 포함됐지만 피해를 막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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