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장갑도 안 끼고 ‘조물조물’…‘위생 불감증’ 마스크팩 업체

입력 2024.03.27 (18:20) 수정 2024.03.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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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KBS 취재진이 한 제조업체에 가봤더니, 위생에 구멍 뚫린 모습이 포착됐다는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보도가 나간 이후로 소비자들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먼저 보도 내용이 어땠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기자]

네, 마스크팩 제조 과정에서 위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이 직접 경기 김포시의 한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을 찾아 점검해 봤습니다.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현장 영상 함께 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작업자/음성변조 :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고 있었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는 동안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또, 작업 공간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도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포장이 이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언뜻 보기에도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시청자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보도 이후 많은 시청자가 위생 상태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스크팩을 기계가 접는 줄 알았지, 사람이 접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작업장 측도 비용 문제 때문에 반은 기계가, 반은 사람이 접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접은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워 완제품을 제조하는 시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원래는 물류창고인 곳에,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온 겁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업체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한 거라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 운영이 불법인 건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더 철저하게 관리했다"며 이로 인한 소비자의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업체 측 입장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하면 문제가 되는 제품들을 피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을 방문하면, 지난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회수 또는 폐기된 제품 목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현행 화장품법은 화장품 제조업자가 제조시설 등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지만, 식약처에서는 업체별로 3년마다 자율점검제를 운영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가 영세 화장품 업계 전반에 '위생 불감증' 문제가 퍼져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을 정돈데요.

화장품이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이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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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트] 장갑도 안 끼고 ‘조물조물’…‘위생 불감증’ 마스크팩 업체
    • 입력 2024-03-27 18:20:49
    • 수정2024-03-27 18:33:36
    뉴스 6
[앵커]

피부 미용을 위해 많은 분들이 쓰는 마스크팩.

얼굴에 직접 붙이는 제품인 만큼 위생이 중요하겠죠.

그런데 KBS 취재진이 한 제조업체에 가봤더니, 위생에 구멍 뚫린 모습이 포착됐다는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이희연 기자와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보도가 나간 이후로 소비자들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먼저 보도 내용이 어땠는지, 설명해주시겠어요?

[기자]

네, 마스크팩 제조 과정에서 위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이 직접 경기 김포시의 한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을 찾아 점검해 봤습니다.

하지만 작업 과정에서 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현장 영상 함께 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스크팩 접는 거 한다고…."]

[작업자/음성변조 : "(장갑 같은 건 따로 안 끼고 해도 돼요?) 장갑 끼면 땀 나니까."]

취재진이 직접 아르바이트생으로 지원해 마스크팩 포장 작업장에서 일해 봤습니다.

작업자들은 골무만 낀 맨손으로 마스크 시트를 접어 포장재에 넣고 있었습니다.

머리망도 없이 맨손으로, 기자가 직접 마스크팩 200장을 접는 동안 누구도 위생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또, 작업 공간에는 포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상자도 어지럽게 쌓여 있었습니다.

화장품이 아닌 다른 제품도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포장이 이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언뜻 보기에도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시청자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네, 보도 이후 많은 시청자가 위생 상태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스크팩을 기계가 접는 줄 알았지, 사람이 접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작업장 측도 비용 문제 때문에 반은 기계가, 반은 사람이 접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접은 마스크팩에 에센스를 채워 완제품을 제조하는 시설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마스크팩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구청 차들이 돌아다녀요. 그때마다 작업을 멈춰야 돼요. 걸릴까 봐."]

원래는 물류창고인 곳에, 업체에서 무단으로 마스크팩 제조 기계 등을 가져다 놓고 식약처에 등록하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해온 겁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해당 업체를 화장품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업체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업체 관계자는 먼저 마스크팩 포장에 대해서는 하청 업체를 통해 작업자를 구인한 거라 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저희도 사정상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좀 더 철저하게 깨끗이 하게끔 또 했던 부분도 있었고…."]

업체 측은 무등록 시설 운영이 불법인 건 알았지만, 제조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더 철저하게 관리했다"며 이로 인한 소비자의 문제 제기는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업체 측 입장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하면 문제가 되는 제품들을 피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의약품안전나라' 누리집을 방문하면, 지난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회수 또는 폐기된 제품 목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현행 화장품법은 화장품 제조업자가 제조시설 등을 위생적으로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지만, 식약처에서는 업체별로 3년마다 자율점검제를 운영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에 이 문제를 제보한 내부 고발자가 영세 화장품 업계 전반에 '위생 불감증' 문제가 퍼져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을 정돈데요.

화장품이 보다 위생적인 환경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네, 화장품은 피부에 직접 닿게 쓰는 제품인 만큼 더욱더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할 거로 보이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촬영기자:하정현 조원준/영상편집:정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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