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북한 밀당? 한미일 분열 의도”…평양 축구는 취소

입력 2024.03.27 (20:45) 수정 2024.03.27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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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언급했었는데요.

평양에서 열리기로 했던 축구 경기도 갑자기 취소했던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양국 관계 개선은 다시 물밑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서 기시다 총리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례적인 일이었죠?

[기자]

지난달 중순 우리나라가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한 바로 다음 날 김 부부장이 일본을 언급하며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한과 끈끈했던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자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왔었는데요.

김여정 부부장은 일본이 북한 핵 문제와 납치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는다면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관계 개선을 위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된다면서 기시다 총리를 압박했는데요.

일본 측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납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는데요.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은 12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납치 문제가 다 해결됐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원래 어제(26일) 평양에서 일본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 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 경기에서 일본과 북한의 접촉이 예상됐었죠.

그런데 취소됐어요?

[기자]

어제 평양에서 경기가 열렸다면 이 경기를 계기로 일본과 북한의 정상회담 관련 물밑 접촉이 이뤄질 거라는 예상이 많았었는데요.

북한이 평양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평양 접촉도 무산됐습니다.

FIFA는 24일 일본과 북한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차전을 취소했다면서 일정이 재조정되거나 다시 치러지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에 FIFA는 일본의 3대0 몰수승을 확정했는데요.

북한이 경기를 취소한 이유를 놓고 일본에서 퍼지고 있는 전염병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에 일본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정상회담을 고려한 거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앵커]

축구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후에도 김여정 부부장이 또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했어요?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25일 또 담화를 발표하면서 기시다 일본 총리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한다고 우리가 만나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특히,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기시다 일본 총리는 납치 문제가 주요 안건이어야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는데요.

일본 관방장관도 납치 문제는 중요하다며 쐐기를 박았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납치 문제와 (북한 관련)다른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중요합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 "납치 문제는 해결됐다는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납치 문제를 걸고 나오자 어제 저녁 김 부부장이 다시 담화를 내고 일본과 대화를 안 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결국 납치 문제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일본과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한미일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동안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는 상당히 적대적이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납치 문제죠?

[기자]

일본과 북한의 사상 첫 정상회담은 2002년 평양에서 처음 열렸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뒤 과거사 보상과 납치 문제 등을 담은 평양 선언을 발표했는데요.

[조선중앙TV/2002년 : "통절한 반성과 마음속으로부터의 사죄의 뜻을 표명하였다."]

특히, 이때 북한이 납북자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고 또, 납북자 일부가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스이케 가오루/납북 일본인/2004년 :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부모님을 뵙게 돼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일본에 보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 됐습니다.

[요코다 다쿠야/요코다 메구미 동생/2004년 : "이렇게까지 가족과 일본인을 우습게 보는 것은 국민 모두가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후 아베 전 일본 총리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일축했는데요.

이번엔 일본과 북한 모두가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인 겁니다.

납치 문제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장애물인 상황인데,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진다면 관계개선 가능성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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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20:45:44
    • 수정2024-03-27 20: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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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여정 부부장이 일본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언급했었는데요.

평양에서 열리기로 했던 축구 경기도 갑자기 취소했던 북한이 일본과의 대화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쳐 양국 관계 개선은 다시 물밑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나서서 기시다 총리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례적인 일이었죠?

[기자]

지난달 중순 우리나라가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한 바로 다음 날 김 부부장이 일본을 언급하며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북한과 끈끈했던 쿠바가 한국과 수교를 맺자 이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왔었는데요.

김여정 부부장은 일본이 북한 핵 문제와 납치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는다면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관계 개선을 위해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 된다면서 기시다 총리를 압박했는데요.

일본 측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납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는데요.

납치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은 12명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납치 문제가 다 해결됐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앵커]

원래 어제(26일) 평양에서 일본과 북한의 월드컵 예선 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이 경기에서 일본과 북한의 접촉이 예상됐었죠.

그런데 취소됐어요?

[기자]

어제 평양에서 경기가 열렸다면 이 경기를 계기로 일본과 북한의 정상회담 관련 물밑 접촉이 이뤄질 거라는 예상이 많았었는데요.

북한이 평양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평양 접촉도 무산됐습니다.

FIFA는 24일 일본과 북한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4차전을 취소했다면서 일정이 재조정되거나 다시 치러지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에 FIFA는 일본의 3대0 몰수승을 확정했는데요.

북한이 경기를 취소한 이유를 놓고 일본에서 퍼지고 있는 전염병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에 일본 정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정상회담을 고려한 거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습니다.

[앵커]

축구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후에도 김여정 부부장이 또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했어요?

[기자]

김여정 부부장은 25일 또 담화를 발표하면서 기시다 일본 총리로부터 정상회담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한다고 우리가 만나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는데요.

특히,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더는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기시다 일본 총리는 납치 문제가 주요 안건이어야 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는데요.

일본 관방장관도 납치 문제는 중요하다며 쐐기를 박았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납치 문제와 (북한 관련)다른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정상회담이 중요합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 "납치 문제는 해결됐다는 주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일본은 평양선언에 따라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납치 문제를 걸고 나오자 어제 저녁 김 부부장이 다시 담화를 내고 일본과 대화를 안 하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결국 납치 문제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이 이렇게 일본과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한미일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동안 일본과 북한과의 관계는 상당히 적대적이었는데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납치 문제죠?

[기자]

일본과 북한의 사상 첫 정상회담은 2002년 평양에서 처음 열렸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뒤 과거사 보상과 납치 문제 등을 담은 평양 선언을 발표했는데요.

[조선중앙TV/2002년 : "통절한 반성과 마음속으로부터의 사죄의 뜻을 표명하였다."]

특히, 이때 북한이 납북자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주고 또, 납북자 일부가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하스이케 가오루/납북 일본인/2004년 :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부모님을 뵙게 돼 정말 기쁩니다."]

하지만 북한이 일본에 보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 됐습니다.

[요코다 다쿠야/요코다 메구미 동생/2004년 : "이렇게까지 가족과 일본인을 우습게 보는 것은 국민 모두가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후 아베 전 일본 총리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제의했지만, 북한은 일축했는데요.

이번엔 일본과 북한 모두가 관계 개선에 관심을 보인 겁니다.

납치 문제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장애물인 상황인데,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진다면 관계개선 가능성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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