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왜 정착 안 되나?

입력 2024.03.28 (19:34) 수정 2024.03.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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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우회전 일시 정지 문제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최위지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방법 아직도 헷갈리는 분들 많은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최근 안타까운 일이 기장군에서 있었죠.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중학생이 우회전 위반 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저희 취재진이 운전자들이 법규에 맞게 우회전하고 있는지 현장을 긴급 점검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출근 시간대 통행량이 많은 부산 남구의 한 교차로인데요.

왕복 3차선 중 맨 오른쪽 차선이 우회전 차선입니다.

지난해 1월 바뀐 도로교통법에 따라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차를 멈춰 세웠다가 천천히 우회전해야 하는데요.

이걸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속도를 늦추는듯하다가 그대로 우회전을 하거나 달려온 속도 그대로 위험하게 우회전하는 차들까지 있었습니다.

또 우회전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한참을 출발하지 않는 차도 있었는데요.

경찰관이 다가가자 운전자는 "상황에 맞게 우회전하는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당황해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법 시행 1년이 지나도록 현장에서 이런 혼란이 왜 생기는건가요?

[기자]

네, 운전자들이 복잡한 경우의 수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차로 신호 상황에 따라 우회전하는 방법이 제각각인데요.

경찰이 배포한 홍보 자료를 보면, 우회전해서 교차로를 통과하는 방법이 다섯 가지나 됩니다.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이면 무조건 일시 정지했다가 우회전해야 하고요.

전방 차량 신호가 녹색일 경우 건널목 보행자 유무나 보행 신호에 따라 일시 정지 의무가 달라집니다.

이렇다 보니 우회전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운전자가 극히 드문데요.

경기연구원이 올해 2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시민 600명 가운데 단 0.3%만 우회전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나오는 '일시 정지'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네 바퀴가 완전히 멈추고, 속도계가 0을 가리켜야 일시 정지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대다수 운전자가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퀴가 완전히 멈추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일시 정지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앵커]

'보행자 보호'라는 법 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대책은 없나요?

[기자]

네, 앞서 전해드린대로 법 개정 이후 부산에선 우회전 교통사고와 사상자 모두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운전자를 대상으로 우회전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계도하는 게 최선입니다.

신호등이 있는 부산의 교차로 2천 백여 곳인데요.

이 가운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70곳에도 못 미칩니다.

이 때문에 신호에 따라 우회전하도록 우회전 신호등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하지만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차량 흐름에 불필요한 방해가 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운전자들이 단순하게 판단해 우회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판단의 순간에 운전자 머릿속 생각이 많아지면 사고를 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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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회전 일시정지’ 왜 정착 안 되나?
    • 입력 2024-03-28 19:34:32
    • 수정2024-03-28 20:06:12
    뉴스7(부산)
[앵커]

제대로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우회전 일시 정지 문제 취재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최위지 기자 나왔습니다.

최 기자,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방법 아직도 헷갈리는 분들 많은데 실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최근 안타까운 일이 기장군에서 있었죠.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중학생이 우회전 위반 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저희 취재진이 운전자들이 법규에 맞게 우회전하고 있는지 현장을 긴급 점검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출근 시간대 통행량이 많은 부산 남구의 한 교차로인데요.

왕복 3차선 중 맨 오른쪽 차선이 우회전 차선입니다.

지난해 1월 바뀐 도로교통법에 따라 전방 차량 신호가 적색이면 차를 멈춰 세웠다가 천천히 우회전해야 하는데요.

이걸 제대로 지키는 운전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속도를 늦추는듯하다가 그대로 우회전을 하거나 달려온 속도 그대로 위험하게 우회전하는 차들까지 있었습니다.

또 우회전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한참을 출발하지 않는 차도 있었는데요.

경찰관이 다가가자 운전자는 "상황에 맞게 우회전하는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며 당황해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법 시행 1년이 지나도록 현장에서 이런 혼란이 왜 생기는건가요?

[기자]

네, 운전자들이 복잡한 경우의 수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차로 신호 상황에 따라 우회전하는 방법이 제각각인데요.

경찰이 배포한 홍보 자료를 보면, 우회전해서 교차로를 통과하는 방법이 다섯 가지나 됩니다.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이면 무조건 일시 정지했다가 우회전해야 하고요.

전방 차량 신호가 녹색일 경우 건널목 보행자 유무나 보행 신호에 따라 일시 정지 의무가 달라집니다.

이렇다 보니 우회전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운전자가 극히 드문데요.

경기연구원이 올해 2월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시민 600명 가운데 단 0.3%만 우회전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로교통법에 나오는 '일시 정지'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네 바퀴가 완전히 멈추고, 속도계가 0을 가리켜야 일시 정지로 인정됩니다.

하지만 대다수 운전자가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요.

바퀴가 완전히 멈추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일시 정지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앵커]

'보행자 보호'라는 법 개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데, 대책은 없나요?

[기자]

네, 앞서 전해드린대로 법 개정 이후 부산에선 우회전 교통사고와 사상자 모두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운전자를 대상으로 우회전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계도하는 게 최선입니다.

신호등이 있는 부산의 교차로 2천 백여 곳인데요.

이 가운데 우회전 신호등이 설치된 곳은 70곳에도 못 미칩니다.

이 때문에 신호에 따라 우회전하도록 우회전 신호등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하지만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차량 흐름에 불필요한 방해가 된다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운전자들이 단순하게 판단해 우회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판단의 순간에 운전자 머릿속 생각이 많아지면 사고를 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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