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19상’ 수천 번의 현장 출동…수많은 인명 구조한 소방관들

입력 2024.04.01 (14:04) 수정 2024.04.0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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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 전국의 소방관들이 모였습니다. 제29회 'KBS 119상'을 수상하고, 수상한 동료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겁니다.

'KBS 119상'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계기로, 인명구조 활동에 헌신한 구조·구급대원을 격려하고 국민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KBS가 지난 1996년 제정한 상입니다.

올해로 29번째를 맞은 'KBS 119상' 수상자는 올해까지 모두 641명입니다.

올해도 각종 사고와 재난현장에서 활약한 119대원 22명이 본상과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공로상 1명과 봉사상 1팀, 특별상 2팀, 명예상 1팀이 수상해 모두 6개 분야 27개의 상이 우리 곁의 '소방 영웅'들에게 돌아갔습니다.

2021년 1월, 대구시 수성동 다세대주택 화재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2021년 1월, 대구시 수성동 다세대주택 화재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

■15년간 4,500회 구조 출동..수많은 생명 살린 임기환 소방장 '대상'

2021년 1월 28일 0시 50분쯤 대구 수성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2층에 옮겨붙었고, 3층 가정집까지 유독가스 등 연기가 가득 찼습니다.

매캐한 연기 탓에 3층에 살던 초등학생 아이와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등 일가족 4명은 오도 가도 못하고 한 방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던 상황.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임기환 소방장 등 119구조대원들은 신속하게 구조에 착수했습니다.

구조가 가장 급박했던 아이는 복식사다리를 써서 창문을 통해 구조했고, 이후 유독가스 속에 고립된 성인 3명을 구조하는 일은 임기환 소방장과 동료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날 임 소방장과 동료들은 3층에 있던 일가족을 포함해 고립된 다세대 주택 주민 6명을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런 구조 현장에 진입할 때 구조대원이 착용해야 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방화문 개방기, 랜턴 등 구조장비는 최소 25kg이 넘습니다.

이런 육중한 장비를 메고 화재 등 각종 구조 현장에 주저 없이 뛰어드는 일은 임기환 소방장에게는 일상과도 같은 일입니다. 2009년부터 소방관 생활을 시작한 그가 최근까지 현장 구조에 출동한 횟수는 4,500여 회에 이릅니다.

임 소방장은 바쁜 현업 속에서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와 드론경진대회, 구조정책 연찬대회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임 소방장은 "가는 곳마다 훌륭하고 능력 있는 선배와 후배, 지휘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늘 그래왔듯이 국민 곁에 준비된 든든한 119가 되겠다"고 KBS 119 대상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2023년 2월 퇴르키예 대지진 당시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2023년 2월 퇴르키예 대지진 당시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

■튀르키예에서 인명 구한 강혜철 소방장 등 21명 본상 수상

본상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인 중앙119구조본부 강혜철 소방장은 국내외 재난현장을 넘나들며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스페셜리스트' 입니다.

강 소방장은 2023년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해외긴급구호대로 파견돼 현지에서 70대 노인 등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고, 19구의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당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국의 119구조대는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던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강 소방장은 "형제의 나라인 한국이 튀르키예를 도와주러 와서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당시 많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더 큰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밖에도 급성 뇌졸중 환자를 신속히 이송해 살려낸 대전 서부소방서 김용찬 소방장 등 21명이 본상을 받았습니다.


공로상은 충북 청주서부소방서 강내전담의용소방대 김도영 대장이 수상했습니다. 김도영 대장은 1999년 청주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에 입대해 25년간 1,100여 건의 화재·구조·구급 현장에 출동해 지원활동을 펼쳤고, 화재예방 홍보에도 앞장섰습니다.

봉사상은 에쓰오일이 수상했습니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순직 소방관 유자녀 학자금과 공상 소방관 치료비 지원 등 지금까지 총 95억 원을 들여 소방관과 순직 자녀 등 3,265명을 지원해 왔습니다.

취약계층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해온 ㈜농심과 소방 해외 파견 등 업무에 의료지원을 해온 국립중앙의료원은 특별상에 선정됐습니다.

올해 신설된 명예상은 누리호 발사 등 국가중요행사 지원과 대테러 대응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도민 일손돕기와 비번날 인명구조 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전남본부 119특수구조대’가 받았습니다.


오늘 시상식에 참석한 박민 KBS 사장은 축사에서 "용기 있는 소방관을 가진 나라가 안전한 나라이고 , 소방관이 존경을 받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라면서 "국민을 위해 주어진 사명에 전념할 수 있도록
KBS도 국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더욱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KBS 119상을 수상하신 모든 분과 가족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더 섬세하고 따뜻한 소방안전 서비스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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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 전국의 소방관들이 모였습니다. 제29회 'KBS 119상'을 수상하고, 수상한 동료들을 축하해주기 위한 겁니다.

'KBS 119상'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계기로, 인명구조 활동에 헌신한 구조·구급대원을 격려하고 국민 안전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KBS가 지난 1996년 제정한 상입니다.

올해로 29번째를 맞은 'KBS 119상' 수상자는 올해까지 모두 641명입니다.

올해도 각종 사고와 재난현장에서 활약한 119대원 22명이 본상과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공로상 1명과 봉사상 1팀, 특별상 2팀, 명예상 1팀이 수상해 모두 6개 분야 27개의 상이 우리 곁의 '소방 영웅'들에게 돌아갔습니다.

2021년 1월, 대구시 수성동 다세대주택 화재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
■15년간 4,500회 구조 출동..수많은 생명 살린 임기환 소방장 '대상'

2021년 1월 28일 0시 50분쯤 대구 수성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2층에 옮겨붙었고, 3층 가정집까지 유독가스 등 연기가 가득 찼습니다.

매캐한 연기 탓에 3층에 살던 초등학생 아이와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등 일가족 4명은 오도 가도 못하고 한 방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던 상황.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임기환 소방장 등 119구조대원들은 신속하게 구조에 착수했습니다.

구조가 가장 급박했던 아이는 복식사다리를 써서 창문을 통해 구조했고, 이후 유독가스 속에 고립된 성인 3명을 구조하는 일은 임기환 소방장과 동료들의 몫이었습니다.

그날 임 소방장과 동료들은 3층에 있던 일가족을 포함해 고립된 다세대 주택 주민 6명을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런 구조 현장에 진입할 때 구조대원이 착용해야 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방화문 개방기, 랜턴 등 구조장비는 최소 25kg이 넘습니다.

이런 육중한 장비를 메고 화재 등 각종 구조 현장에 주저 없이 뛰어드는 일은 임기환 소방장에게는 일상과도 같은 일입니다. 2009년부터 소방관 생활을 시작한 그가 최근까지 현장 구조에 출동한 횟수는 4,500여 회에 이릅니다.

임 소방장은 바쁜 현업 속에서도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와 드론경진대회, 구조정책 연찬대회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 뛰어난 기량을 보이며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임 소방장은 "가는 곳마다 훌륭하고 능력 있는 선배와 후배, 지휘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늘 그래왔듯이 국민 곁에 준비된 든든한 119가 되겠다"고 KBS 119 대상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2023년 2월 퇴르키예 대지진 당시 구조 현장 (소방청 제공)
■튀르키예에서 인명 구한 강혜철 소방장 등 21명 본상 수상

본상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인 중앙119구조본부 강혜철 소방장은 국내외 재난현장을 넘나들며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스페셜리스트' 입니다.

강 소방장은 2023년 2월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해외긴급구호대로 파견돼 현지에서 70대 노인 등 8명의 생존자를 구조했고, 19구의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당시 수많은 인명을 구조한 한국의 119구조대는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들던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강 소방장은 "형제의 나라인 한국이 튀르키예를 도와주러 와서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당시 많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더 큰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밖에도 급성 뇌졸중 환자를 신속히 이송해 살려낸 대전 서부소방서 김용찬 소방장 등 21명이 본상을 받았습니다.


공로상은 충북 청주서부소방서 강내전담의용소방대 김도영 대장이 수상했습니다. 김도영 대장은 1999년 청주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에 입대해 25년간 1,100여 건의 화재·구조·구급 현장에 출동해 지원활동을 펼쳤고, 화재예방 홍보에도 앞장섰습니다.

봉사상은 에쓰오일이 수상했습니다. 에쓰오일은 2006년부터 순직 소방관 유자녀 학자금과 공상 소방관 치료비 지원 등 지금까지 총 95억 원을 들여 소방관과 순직 자녀 등 3,265명을 지원해 왔습니다.

취약계층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해온 ㈜농심과 소방 해외 파견 등 업무에 의료지원을 해온 국립중앙의료원은 특별상에 선정됐습니다.

올해 신설된 명예상은 누리호 발사 등 국가중요행사 지원과 대테러 대응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도민 일손돕기와 비번날 인명구조 등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전남본부 119특수구조대’가 받았습니다.


오늘 시상식에 참석한 박민 KBS 사장은 축사에서 "용기 있는 소방관을 가진 나라가 안전한 나라이고 , 소방관이 존경을 받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라면서 "국민을 위해 주어진 사명에 전념할 수 있도록
KBS도 국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더욱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KBS 119상을 수상하신 모든 분과 가족 여러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더 섬세하고 따뜻한 소방안전 서비스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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