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의 역설…나무 심기엔 덥고 산불만 활활

입력 2024.04.05 (21:52) 수정 2024.04.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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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은 식목일입니다.

온화한 봄날에 맞춰, 나무 심기를 권장하는 날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산불을 걱정하는 시기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대기는 더 건조해질 전망입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잡니다.

[리포트]

식목일을 하루 앞둔 밤, 야산에서 시작된 불씨가 태풍급 강풍을 타고 번졌습니다.

강원도 고성과 강릉, 인제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나 2,800여 헥타르의 산림이 불탔습니다.

2년 전 식목일에도, 지난해에도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최근 10년간 식목일 즈음에 난 산불은 하루 평균 6.5건으로, 봄철 하루 평균의 배 가까이 됩니다.

청명과 한식에 맞물려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많은 데다, 급변하고 있는 기후도 원인입니다.

식목일이 만들어진 1940년대 서울의 평균기온은 7.9도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10.2도로 2도 이상 상승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이맘때 대기가 더 건조해져 산불이 번지기 쉬운 조건이 됐습니다.

나무 심기에 적절한 기온 범위마저 벗어났습니다.

[양희문/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 : "나무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겨울눈에 싹이 트기 전입니다. 지역별로 그 시기에, 그 해의 기온과 강수량을 고려해서 적절한 나무 (심는) 시기를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올봄은 잦은 강수로 대형 산불을 피해가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우진규/기상청 통보관 :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대체적으로 낮 동안의 기온이 20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겠고 서풍이 주를 이루며 대기도 매우 건조해질 것으로 보여…."]

산림청은 이달 말까지를 산불대책 특별기간으로 지정하고, 부주의나 영농부산물 소각 등에 따른 산불이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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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목일의 역설…나무 심기엔 덥고 산불만 활활
    • 입력 2024-04-05 21:52:12
    • 수정2024-04-06 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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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5일)은 식목일입니다.

온화한 봄날에 맞춰, 나무 심기를 권장하는 날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급격한 기후 변화로 산불을 걱정하는 시기로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대기는 더 건조해질 전망입니다.

신방실 기상전문기잡니다.

[리포트]

식목일을 하루 앞둔 밤, 야산에서 시작된 불씨가 태풍급 강풍을 타고 번졌습니다.

강원도 고성과 강릉, 인제에서 동시다발적인 산불이 나 2,800여 헥타르의 산림이 불탔습니다.

2년 전 식목일에도, 지난해에도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최근 10년간 식목일 즈음에 난 산불은 하루 평균 6.5건으로, 봄철 하루 평균의 배 가까이 됩니다.

청명과 한식에 맞물려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많은 데다, 급변하고 있는 기후도 원인입니다.

식목일이 만들어진 1940년대 서울의 평균기온은 7.9도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10.2도로 2도 이상 상승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이맘때 대기가 더 건조해져 산불이 번지기 쉬운 조건이 됐습니다.

나무 심기에 적절한 기온 범위마저 벗어났습니다.

[양희문/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장 : "나무를 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겨울눈에 싹이 트기 전입니다. 지역별로 그 시기에, 그 해의 기온과 강수량을 고려해서 적절한 나무 (심는) 시기를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올봄은 잦은 강수로 대형 산불을 피해가고 있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우진규/기상청 통보관 :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대체적으로 낮 동안의 기온이 20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겠고 서풍이 주를 이루며 대기도 매우 건조해질 것으로 보여…."]

산림청은 이달 말까지를 산불대책 특별기간으로 지정하고, 부주의나 영농부산물 소각 등에 따른 산불이 없도록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신방실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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