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글로 유족에 상처”…일본 판사 ‘표현 행위’ 첫 파면

입력 2024.04.05 (21:53) 수정 2024.04.05 (22: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일본에서 한 판사가 개인 SNS에 살인사건 피해자와 유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려 파면 당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판사 파면을 심판하는 탄핵재판소 결정을 따른 건데, 표현 활동을 이유로 판사가 파면 당한 건 처음입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변호인들과 함께 판사 탄핵 재판소로 들어서는 일본의 오카모토 기이치 판사.

탄핵 재판에 회부된 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 때문입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17년 도쿄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고 참다못한 유족은 일본 국회에 판사의 탄핵 재판 회부를 신청했습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08년부터 SNS에 하루 10건가량의 글을 올릴 정도로 소셜미디어에 열성적이었습니다.

속옷 차림의 사진도 올려 2016년엔 도쿄 고등법원이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14명으로 구성된 판사 탄핵재판소는 3분의 2 이상의 다수 의견으로 오카모토 판사를 파면 결정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것은 재판관에게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 한계를 벗어났다는 겁니다.

일본에선 그동안 재판을 통해 판사 8명이 파면됐는데, 표현 행위로 인한 파면은 처음입니다.

[시나 다케시/주임 재판관/중의원 : "범죄 피해자 같은 약자들에 대해서는 SNS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히 인권을 배려해야 합니다."]

법조인의 표현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지나친 결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재판소는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하는 판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비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문종원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SNS 글로 유족에 상처”…일본 판사 ‘표현 행위’ 첫 파면
    • 입력 2024-04-05 21:53:30
    • 수정2024-04-05 22:17:27
    뉴스 9
[앵커]

일본에서 한 판사가 개인 SNS에 살인사건 피해자와 유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려 파면 당했습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판사 파면을 심판하는 탄핵재판소 결정을 따른 건데, 표현 활동을 이유로 판사가 파면 당한 건 처음입니다.

도쿄 지종익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변호인들과 함께 판사 탄핵 재판소로 들어서는 일본의 오카모토 기이치 판사.

탄핵 재판에 회부된 건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 때문입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17년 도쿄 여고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고 참다못한 유족은 일본 국회에 판사의 탄핵 재판 회부를 신청했습니다.

오카모토 판사는 2008년부터 SNS에 하루 10건가량의 글을 올릴 정도로 소셜미디어에 열성적이었습니다.

속옷 차림의 사진도 올려 2016년엔 도쿄 고등법원이 엄중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 14명으로 구성된 판사 탄핵재판소는 3분의 2 이상의 다수 의견으로 오카모토 판사를 파면 결정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린 것은 재판관에게 허용되는 표현의 자유 한계를 벗어났다는 겁니다.

일본에선 그동안 재판을 통해 판사 8명이 파면됐는데, 표현 행위로 인한 파면은 처음입니다.

[시나 다케시/주임 재판관/중의원 : "범죄 피해자 같은 약자들에 대해서는 SNS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특히 인권을 배려해야 합니다."]

법조인의 표현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지나친 결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재판소는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아야 하는 판사의 품위를 손상시킨 비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영상편집:이웅/그래픽:최창준/자료조사:문종원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