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위대, SNS에 금기어 ‘대동아전쟁’ 사용…우경화 또 논란

입력 2024.04.08 (17:14) 수정 2024.04.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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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육상자위대 예하 부대가 공식 SNS에서 일본 정부도 쓰지 않는 금기어인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일제가 벌인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가 등장한 건데, 우경화 논란이 또 일고 있습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인 1945년 2월부터 3월까지 미군과 일본군이 격전을 벌였던 일본 남단 이오지마섬.

미군 7천 명 이상, 일본군 2만 명 가까이가 전사하거나 실종된 이오지마 전투는 미군이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해마다 이오지마에서 합동 위령추도식을 열고 있습니다.

[미군 측 추도사/지난달 30일 : "이 작은 섬에서 일어난 막대한 희생은 전쟁이 몰고 온 처참한 대가를 상기시킵니다."]

그런데 일본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가 공식 SNS로 올해 추도식 소식을 전하면서 사용한 용어가 논란이 됐습니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양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면서, 당시 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른 겁니다.

'대동아전쟁'은 1941년 일본 정부가 정한 호칭으로, 일본이 아시아를 하나로 묶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운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침략전쟁과 일제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표현으로, 현재 일본 정부조차 사용하지 않는 사실상의 금기어에 해당합니다.

일본 정부도 왜 이런 표현이 쓰인 건지, 방위성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 "현재 일반적으로 정부가 공문서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고, 공문서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는 문맥 등에 의한 것이므로..."]

앞서 지난 1월 일본 장성을 포함한 자위대원 수십 명이 규정을 어기고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데 이어 '대동아전쟁'이란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자위대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문종원/화면출처:미국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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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8 17:14:43
    • 수정2024-04-08 20: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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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육상자위대 예하 부대가 공식 SNS에서 일본 정부도 쓰지 않는 금기어인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일제가 벌인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용어가 등장한 건데, 우경화 논란이 또 일고 있습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태평양 전쟁이 끝날 무렵인 1945년 2월부터 3월까지 미군과 일본군이 격전을 벌였던 일본 남단 이오지마섬.

미군 7천 명 이상, 일본군 2만 명 가까이가 전사하거나 실종된 이오지마 전투는 미군이 성조기를 세우는 장면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해마다 이오지마에서 합동 위령추도식을 열고 있습니다.

[미군 측 추도사/지난달 30일 : "이 작은 섬에서 일어난 막대한 희생은 전쟁이 몰고 온 처참한 대가를 상기시킵니다."]

그런데 일본 육상자위대 제32보통과 연대가 공식 SNS로 올해 추도식 소식을 전하면서 사용한 용어가 논란이 됐습니다.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양국 영령의 명복을 빈다면서, 당시 전쟁을 '대동아전쟁'이라고 부른 겁니다.

'대동아전쟁'은 1941년 일본 정부가 정한 호칭으로, 일본이 아시아를 하나로 묶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운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침략전쟁과 일제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표현으로, 현재 일본 정부조차 사용하지 않는 사실상의 금기어에 해당합니다.

일본 정부도 왜 이런 표현이 쓰인 건지, 방위성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일본 관방장관 : "현재 일반적으로 정부가 공문서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고, 공문서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는지는 문맥 등에 의한 것이므로..."]

앞서 지난 1월 일본 장성을 포함한 자위대원 수십 명이 규정을 어기고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데 이어 '대동아전쟁'이란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자위대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문종원/화면출처:미국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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