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당했어요” 신고에도 출동 안 한 경찰…112신고 기록 봤더니

입력 2024.04.09 (10:24) 수정 2024.04.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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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자친구에게 납치당했다고 112에 신고한 여성이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고로 숨진 사건, 지난 1월 보도했는데요.

경찰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112 상황실에 녹음된 기록을 보시고 여러분들도 판단해보시죠.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2년 11월 18일 새벽, 30대 여성 장 모 씨가 휴대전화로 112 신고를 합니다.

[경찰 : "긴급신고 112입니다."]

[장○○ : "여보세요?"]

[경찰 : "네, 경찰입니다."]

장 씨는 남자친구가 자신을 차량에 태워 납치했다고 설명합니다.

[장○○ : "아, 예. 차량 조수석에 납치해 가지고 저 지금 가고 있는데."]

[경찰 : "네?"]

[장○○ : "출동해줄 수 있죠?"]

차량이 이동 중인 위치까지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경찰 : "납치를 했다고요?"]

[장○○ : "네, 광산IC에서 지금 빠졌거든요."]

경찰이 재차 상황을 물어보자 남자친구가 말을 가로채더니 장씨가 술에 취했다고 둘러댑니다.

[경찰 : "옆에, 옆에 누군데요?"]

[남성 : "안녕하세요. 저 여자 술 취해서, 술 취해서."]

[장○○ : "XX 적당히 해."]

남자친구의 말을 들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고, 장씨는 1시간 반 뒤 남자친구로부터 도망쳐 달아나다가 결국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유족/음성변조 : "분명한 의사 표현을 했기 때문에 출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다시 전화를 걸어서 확인만 했더라면."]

유족은 경찰이 112 신고 처리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박진호/유족 측 변호사: "112매뉴얼이 개정된 게 오원춘 사건 때문인데 (최단시간 내에) 코드1으로 해서 긴급으로 출동을 했어야 하는 게 맞거든요."]

경찰 측은 최근 열린 첫 재판에서 112 신고 처리 과정에 잘못이 없었고, 사망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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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치 당했어요” 신고에도 출동 안 한 경찰…112신고 기록 봤더니
    • 입력 2024-04-09 10:24:20
    • 수정2024-04-09 11: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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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자친구에게 납치당했다고 112에 신고한 여성이 결국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사고로 숨진 사건, 지난 1월 보도했는데요.

경찰은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112 상황실에 녹음된 기록을 보시고 여러분들도 판단해보시죠.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22년 11월 18일 새벽, 30대 여성 장 모 씨가 휴대전화로 112 신고를 합니다.

[경찰 : "긴급신고 112입니다."]

[장○○ : "여보세요?"]

[경찰 : "네, 경찰입니다."]

장 씨는 남자친구가 자신을 차량에 태워 납치했다고 설명합니다.

[장○○ : "아, 예. 차량 조수석에 납치해 가지고 저 지금 가고 있는데."]

[경찰 : "네?"]

[장○○ : "출동해줄 수 있죠?"]

차량이 이동 중인 위치까지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경찰 : "납치를 했다고요?"]

[장○○ : "네, 광산IC에서 지금 빠졌거든요."]

경찰이 재차 상황을 물어보자 남자친구가 말을 가로채더니 장씨가 술에 취했다고 둘러댑니다.

[경찰 : "옆에, 옆에 누군데요?"]

[남성 : "안녕하세요. 저 여자 술 취해서, 술 취해서."]

[장○○ : "XX 적당히 해."]

남자친구의 말을 들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고, 장씨는 1시간 반 뒤 남자친구로부터 도망쳐 달아나다가 결국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유족/음성변조 : "분명한 의사 표현을 했기 때문에 출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다시 전화를 걸어서 확인만 했더라면."]

유족은 경찰이 112 신고 처리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3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박진호/유족 측 변호사: "112매뉴얼이 개정된 게 오원춘 사건 때문인데 (최단시간 내에) 코드1으로 해서 긴급으로 출동을 했어야 하는 게 맞거든요."]

경찰 측은 최근 열린 첫 재판에서 112 신고 처리 과정에 잘못이 없었고, 사망사고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부인했습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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