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살리고 떠난 쌍둥이 엄마…“장기 기증 활성화 절실”

[앵커]

뇌사 상태에 빠져있던 40대 무용수가 장기 기증으로 4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했습니다.

가족들은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곽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대전의 부모님 댁에서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7살 쌍둥이 엄마이자 무용수인 43살 장희재 씨.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깨어날 가망성이 없다는 의사 소견에 가족들은 일주일의 고민 끝에 폐와 간, 신장 2개를 4명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장인욱/故 장희재 씨 아버지 : "전국에서 우리 딸 장기를 가지고 (4명이) 살아있으니까 저는 그런 기분으로 앞으로 살 거니까 마음에 위안이 많이 되죠."]

지난달 기준, 국내 장기이식 대기자는 사상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장 씨처럼 장기를 기증하는 뇌사자는 수년 째 4백명 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 평균 8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여기에, 국내 장기기증 희망자마저 점차 줄고 있는 추세인데, 15만 명에 육박했던 2013년을 기점으로 계속 줄면서 지난해에는 겨우 8만 3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기증에 대한 보호와 예우가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김단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장기구득 코디네이터 : "기증자 가족과 수혜자가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생명나눔 희망우체통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혜자와 기증자 가족이 편지를 주고 받으며 서로 잘 살고 있다, 마음을 위안해드리기 위한 시스템..."]

아직까지 정서적인 거부감도 적지 않은 만큼 인식 개선을 위한 사회적 관심도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