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사령탑’ 윤재옥 원내대표 앞에 놓인 두 가지 딜레마

입력 2024.04.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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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22대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 홀로 남은 윤재옥 원내대표는 빠르게 다음 지도부를 꾸려 나가야 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당 수습만으로도 골치가 아플 윤 원내대표에게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더 놓여 있는데요.

바로 '당정 관계 재편''특검법'입니다.

■ 당 내부에서 커지는 "당정 관계 재정립" 요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패배 당일부터 연일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총선 국면 동안 이어졌던 대통령실 관련 논란과 의료계와의 갈등에 당이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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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은 "우리 여당은 너무 정부와 대통령실에 종속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당선인은 오늘(12일) KBS 1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여당의 제1 책무는 대통령실과의 협조보다는 오히려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스스로가 당을 추스르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 그렇게 된다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요구도 많아질 수 있고, 용산 대통령실이나 정부 측에서 당의 요구를 많이 받아 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 "대통령실 쇄신해야", "야당 대표 만나야"…커지는 용산 책임론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성남 분당갑에서 살아 돌아온 안철수 의원은 어제(11일) '건설적 당정 관계 구축'을 주장한 데 이어 오늘도 대통령실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안 의원은 오늘(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정 운영 책임자들이) 자진 사퇴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할 정도까지 열심히 혁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3실장'인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의 일괄 사의를 요구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에 더해 필요하다면 내각의 다른 장관들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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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직접적인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전향적으로 '영수회담'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서울 송파갑 박정훈 당선인은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 지금 제1야당 대표, 이준석 대표, 조국 대표와 만나야 한다고 하는데, 만나는 게 좋다"며 "대화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대화를 거부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당선인은 "제가 아는 대통령은 안 만날 것"이라며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점쳤습니다.

김재섭 당선인도 K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며 "당연히 만나야 하고 만나서 풀어야 할 문제도 너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 다시 돌아온 특검법 딜레마…당내선 '찬성', 거부권 반복도 부담

당내에선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윤 원내대표를 괴롭히고 있다면, 당 밖에선 '채상병 특검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압승을 발판 삼아 21대 국회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입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오늘(12일) 기자들과 만나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상의할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안철수 의원이 오늘 MBC 라디오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등,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이 '정권 심판론'이 부각된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것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특검법)처럼 당론으로 부결하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방식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총선 민심을 앞세운 야당을 향해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8명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온다면 법안은 재의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 윤재옥 리더십, 또 다시 시험대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신중한 전략가'로 통합니다.

간호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 속에서 전세사기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 낸 건 윤 원내대표의 성과로 불립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의 탄핵안을 두고 펼쳐졌던 야당과의 수싸움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포기로 탄핵안 폐기를 이끌어냈던 적도 있습니다.

윤 원내대표가 또다시 당 안팎의 혼란을 해결하고 당을 수습할 수 있을까요?

윤재옥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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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12 15: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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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참패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 홀로 남은 윤재옥 원내대표는 빠르게 다음 지도부를 꾸려 나가야 할 의무가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당 수습만으로도 골치가 아플 윤 원내대표에게 해결해야 할 두 가지 문제가 더 놓여 있는데요.

바로 '당정 관계 재편''특검법'입니다.

■ 당 내부에서 커지는 "당정 관계 재정립" 요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패배 당일부터 연일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당정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총선 국면 동안 이어졌던 대통령실 관련 논란과 의료계와의 갈등에 당이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녔다는 겁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은 "우리 여당은 너무 정부와 대통령실에 종속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당선인은 오늘(12일) KBS 1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나와 "여당의 제1 책무는 대통령실과의 협조보다는 오히려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강력하게 견제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 스스로가 당을 추스르는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 그렇게 된다면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요구도 많아질 수 있고, 용산 대통령실이나 정부 측에서 당의 요구를 많이 받아 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 "대통령실 쇄신해야", "야당 대표 만나야"…커지는 용산 책임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성남 분당갑에서 살아 돌아온 안철수 의원은 어제(11일) '건설적 당정 관계 구축'을 주장한 데 이어 오늘도 대통령실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안 의원은 오늘(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정 운영 책임자들이) 자진 사퇴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발굴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국민들이 '이 정도면 됐어'라고 할 정도까지 열심히 혁신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3실장'인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의 일괄 사의를 요구하는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에 더해 필요하다면 내각의 다른 장관들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직접적인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전향적으로 '영수회담'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서울 송파갑 박정훈 당선인은 YTN 라디오 '뉴스킹'에서 " 지금 제1야당 대표, 이준석 대표, 조국 대표와 만나야 한다고 하는데, 만나는 게 좋다"며 "대화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대화를 거부하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박 당선인은 "제가 아는 대통령은 안 만날 것"이라며 영수회담 성사 가능성을 낮게 점쳤습니다.

김재섭 당선인도 K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과 관련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며 "당연히 만나야 하고 만나서 풀어야 할 문제도 너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 다시 돌아온 특검법 딜레마…당내선 '찬성', 거부권 반복도 부담

당내에선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가 윤 원내대표를 괴롭히고 있다면, 당 밖에선 '채상병 특검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압승을 발판 삼아 21대 국회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7월 해병대 채 모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사건에 대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입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오늘(12일) 기자들과 만나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상의할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안철수 의원이 오늘 MBC 라디오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등,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이 '정권 심판론'이 부각된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것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말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 특검법)처럼 당론으로 부결하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방식이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총선 민심을 앞세운 야당을 향해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8명 이상의 이탈 표가 나온다면 법안은 재의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 윤재옥 리더십, 또 다시 시험대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신중한 전략가'로 통합니다.

간호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정국 속에서 전세사기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 낸 건 윤 원내대표의 성과로 불립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의 탄핵안을 두고 펼쳐졌던 야당과의 수싸움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포기로 탄핵안 폐기를 이끌어냈던 적도 있습니다.

윤 원내대표가 또다시 당 안팎의 혼란을 해결하고 당을 수습할 수 있을까요?

윤재옥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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