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이 우산이 된다고요?”…바다 쓰레기의 재탄생

입력 2024.04.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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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쓰레기 발생량, 하루에 '245개'

지난해, 전북 군산시 무녀도 바닷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지난해, 전북 군산시 무녀도 바닷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

448,235.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 연안에 모여든 쓰레기 숫자입니다. 간단히 계산해도, 날마다 245개의 쓰레기가 연안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87.8%는 페트병과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이 수치는 해양수산부의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에 따른 것인데, 현장 조사로 파악할 수 없는 쓰레기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해양 생물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국립해양과학기술원이 죽은 바다거북 34마리를 부검해봤더니, 28마리가 비닐봉지와 그물 등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거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해변에서는 위장에 플라스틱 폐기물 등 해양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수컷 향유고래가 발견됐고( [지구촌 더뉴스] 플라스틱 쓰레기에 죽어가는 고래), 제주에서는 온몸에 그물이 엉켜 고통받고 있는 붉은바다거북이 발견( 폐그물 걸린 바다거북, 시민이 바다 뛰어들어 구조)됐다가 시민의 손에 구조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2년 동안 9.3톤 '업사이클링'…"자발적 참여로 이어지길"

바다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민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양경찰은 수협, 해양환경공단,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어민들로부터 페트병을 수거하는 '우생순(우리, 생수병 되가져와, 순환해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사용한 생수병을 가져오면 100리터 짜리 자루 하나당 8천 원을 지급합니다.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면 보통 페트병에 담긴 물을 먹습니다. 한 어민은 "바다에 나가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 달간 작업한다.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많은 어선이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바다에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어민은 "바다에 나가서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우생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어민들도 많이 동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생순 프로젝트를 통해 수거된 페트병은 공장으로 보내진 뒤, 가공 작업을 거칩니다. 그리고 우산과 같은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합니다. 2022년부터 2년 동안 전국적으로 모은 페트병은 모두 9.3톤 . 9백 척 넘는 어선이 참여했습니다.

페트병이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 (화면제공 : 군산해양경찰서)페트병이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 (화면제공 : 군산해양경찰서)

김희식 군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장은 "우생순 프로젝트에 대한 어민들의 반응이 좋은 상황이고 많은 긍정적 효과도 있다"면서도 " 장기적으로는 어민들이 스스로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다시 가져오는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 : 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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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트병이 우산이 된다고요?”…바다 쓰레기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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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쓰레기 발생량, 하루에 '245개'

지난해, 전북 군산시 무녀도 바닷가에 쓰레기가 쌓여있는 모습.
448,235.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우리나라 연안에 모여든 쓰레기 숫자입니다. 간단히 계산해도, 날마다 245개의 쓰레기가 연안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87.8%는 페트병과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이 수치는 해양수산부의 '국가 해안 쓰레기 모니터링'에 따른 것인데, 현장 조사로 파악할 수 없는 쓰레기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해양 생물을 위협하고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국립해양과학기술원이 죽은 바다거북 34마리를 부검해봤더니, 28마리가 비닐봉지와 그물 등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거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미국 하와이 카우아이섬
해변에서는 위장에 플라스틱 폐기물 등 해양 쓰레기가 가득 차 있는 수컷 향유고래가 발견됐고( [지구촌 더뉴스] 플라스틱 쓰레기에 죽어가는 고래), 제주에서는 온몸에 그물이 엉켜 고통받고 있는 붉은바다거북이 발견( 폐그물 걸린 바다거북, 시민이 바다 뛰어들어 구조)됐다가 시민의 손에 구조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2년 동안 9.3톤 '업사이클링'…"자발적 참여로 이어지길"

바다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민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해양경찰은 수협, 해양환경공단,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어민들로부터 페트병을 수거하는 '우생순(우리, 생수병 되가져와, 순환해요)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이 사용한 생수병을 가져오면 100리터 짜리 자루 하나당 8천 원을 지급합니다.

어민들은 바다에 나가면 보통 페트병에 담긴 물을 먹습니다. 한 어민은 "바다에 나가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한 달간 작업한다.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많은 어선이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바다에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어민은 "바다에 나가서 버려진 쓰레기를 보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우생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어민들도 많이 동참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우생순 프로젝트를 통해 수거된 페트병은 공장으로 보내진 뒤, 가공 작업을 거칩니다. 그리고 우산과 같은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합니다. 2022년부터 2년 동안 전국적으로 모은 페트병은 모두 9.3톤 . 9백 척 넘는 어선이 참여했습니다.

페트병이 생활용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 (화면제공 : 군산해양경찰서)
김희식 군산해양경찰서 해양오염방제과장은 "우생순 프로젝트에 대한 어민들의 반응이 좋은 상황이고 많은 긍정적 효과도 있다"면서도 " 장기적으로는 어민들이 스스로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않고 다시 가져오는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 : 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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