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걸리고 꼬리를 죄고…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낚싯줄 수난’

입력 2024.04.15 (18:13) 수정 2024.04.1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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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낚싯줄 등의 폐어구에 걸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어린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도 잇따르고 있어, 관련 조사와 연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됩니다.

■ 돌고래 입 꽁꽁 묶고, 꼬리·지느러미 죄어 파고드는 '낚싯줄'

제주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을 하는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는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따라 관찰하며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연구진의 눈에 들어온 건,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낚싯바늘이 주둥이에 걸린 채 무리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길이 2.5m에 달하는 낚싯줄에 몇 달간 몸이 묶인 채 유영하는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처음 목격된 지 불과 4개월여 만입니다.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가 포착한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원 안)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가 포착한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원 안)

연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돌고래의 '폐어구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월에도 제주 앞바다에서 낚싯바늘에 걸려 있는 광어를 물고 가려다가 낚싯줄에 걸릴 뻔한 아찔한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다행히 이 돌고래는 낚싯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2월 2일 제주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낚시 바늘에 미끼로 걸어둔 광어를 빼내기 위해 바둥거리고 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2024년 2월 2일 제주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낚시 바늘에 미끼로 걸어둔 광어를 빼내기 위해 바둥거리고 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 "아가야, 같이 헤엄쳐 가자"…새끼 포기하지 않는 어미의 사랑

지난 13일 연구진의 카메라가 포착한 또 다른 광경은 새끼 돌고래 사체를 들어 올리며 가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였습니다.

새끼 돌고래는 죽은 지 시일이 조금 지났는지 이미 몸 대부분이 허옇게 부패 된 상태였습니다. 어미 돌고래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새끼를 들쳐 올려 자신의 등 위로 얹어가며 유영을 이어갔습니다.

새끼 돌고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며 업기를 반복했습니다.



■ "갓 태어나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 다수…1년간 6차례 포착"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년여간 제주 앞바다에서 새끼 돌고래가 죽어 있는 모습이 연구팀 카메라에 포착된 건 모두 6차례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 개체가 대부분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돌고래가 죽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연구진은 "어린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이 특히 늦겨울에서 봄에 집중돼 있다"며,
"여러 가지 복잡한 바다 주변 환경이 얽혀있을 것으로 보여, 면밀한 조사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1년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팀이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한 죽은 어린 남방큰돌고래최근 1년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팀이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한 죽은 어린 남방큰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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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에 걸리고 꼬리를 죄고…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낚싯줄 수난’
    • 입력 2024-04-15 18: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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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가 낚싯줄 등의 폐어구에 걸리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어린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도 잇따르고 있어, 관련 조사와 연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됩니다.

■ 돌고래 입 꽁꽁 묶고, 꼬리·지느러미 죄어 파고드는 '낚싯줄'

제주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모니터링을 하는 제주대 돌고래연구팀과 '다큐제주'는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따라 관찰하며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연구진의 눈에 들어온 건,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가 낚싯바늘이 주둥이에 걸린 채 무리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길이 2.5m에 달하는 낚싯줄에 몇 달간 몸이 묶인 채 유영하는 새끼 남방큰돌고래가 처음 목격된 지 불과 4개월여 만입니다.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해상에서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가 포착한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원 안)
연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돌고래의 '폐어구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월에도 제주 앞바다에서 낚싯바늘에 걸려 있는 광어를 물고 가려다가 낚싯줄에 걸릴 뻔한 아찔한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다행히 이 돌고래는 낚싯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2월 2일 제주 앞바다에서 낚시꾼이 낚시 바늘에 미끼로 걸어둔 광어를 빼내기 위해 바둥거리고 있다.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제공
■ "아가야, 같이 헤엄쳐 가자"…새끼 포기하지 않는 어미의 사랑

지난 13일 연구진의 카메라가 포착한 또 다른 광경은 새끼 돌고래 사체를 들어 올리며 가는 어미 남방큰돌고래였습니다.

새끼 돌고래는 죽은 지 시일이 조금 지났는지 이미 몸 대부분이 허옇게 부패 된 상태였습니다. 어미 돌고래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새끼를 들쳐 올려 자신의 등 위로 얹어가며 유영을 이어갔습니다.

새끼 돌고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며 업기를 반복했습니다.



■ "갓 태어나 죽은 새끼 남방큰돌고래 다수…1년간 6차례 포착"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1년여간 제주 앞바다에서 새끼 돌고래가 죽어 있는 모습이 연구팀 카메라에 포착된 건 모두 6차례입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음을 맞이한 개체가 대부분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돌고래가 죽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연구진은 "어린 돌고래가 죽은 채 발견되는 일이 특히 늦겨울에서 봄에 집중돼 있다"며,
"여러 가지 복잡한 바다 주변 환경이 얽혀있을 것으로 보여, 면밀한 조사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1년간 제주대 돌고래연구팀·다큐제주 팀이 제주 앞바다에서 포착한 죽은 어린 남방큰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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