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세에 사기까지…청년 울리는 농촌

입력 2024.04.17 (08:15) 수정 2024.04.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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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에서 새 삶을 꿈꾸던 청년 농부가 한 농업인 단체의 비리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청년 농업인들은 각종 사기와 텃세 등에 시달리며 농촌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귀농한 박태현 씨.

복숭아 농사를 짓기 위해 4천여 제곱미터의 땅도 샀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수확되지 않아 확인해 보니, 땅 아래 폐기물이 가득 묻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박태현/영천 귀농 청년 : "(계약 당시에) 복숭아 수확을 바로 이제 이듬해부터 할 수 있다 그래서... 진짜 귀농한 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라면 실수..."]

묘목이나 모종을 속여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주형 씨는 귀농 초기 애플수박이란 말만 듣고 모종을 사들였는데, 알고 보니 반값 수준의 일반 수박 모종이었습니다.

[김주형/영천 귀농 청년 : "온 가족이 출동해서 심고 꽃 따고 수정시키고 유인하고 이렇게 열심히 키웠었는데..."]

청년 농업인들을 울리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토지를 싼값에 분양해주겠다거나 사업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까지, 농촌 물정에 어두운 이들을 노린 사기는 다양합니다.

농촌 사회에 융화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을발전기금 등의 금전 요구나 행사 참석 강요가 끊이질 않고,

[귀농 청년/음성변조 : "직불금을 받으려면 마을에 일거리인가, 행사라 해야 하나, 그런 데 참여해야 직불금을 준다든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문화, 이른바 텃세도 여전합니다.

[귀농 청년/음성변조 : "지원사업 나오잖아요. (그러면) 우선은 거기 토박이(부터)... 외지인이면 가격을 좀 더 부풀려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귀농·귀촌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지지부진한 논의에 결국 폐기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농촌의 미래는 결국 청년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텃세와 사기 등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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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텃세에 사기까지…청년 울리는 농촌
    • 입력 2024-04-17 08:15:41
    • 수정2024-04-17 11:2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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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촌에서 새 삶을 꿈꾸던 청년 농부가 한 농업인 단체의 비리를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청년 농업인들은 각종 사기와 텃세 등에 시달리며 농촌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3년 전 귀농한 박태현 씨.

복숭아 농사를 짓기 위해 4천여 제곱미터의 땅도 샀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수확되지 않아 확인해 보니, 땅 아래 폐기물이 가득 묻혀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박태현/영천 귀농 청년 : "(계약 당시에) 복숭아 수확을 바로 이제 이듬해부터 할 수 있다 그래서... 진짜 귀농한 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라면 실수..."]

묘목이나 모종을 속여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주형 씨는 귀농 초기 애플수박이란 말만 듣고 모종을 사들였는데, 알고 보니 반값 수준의 일반 수박 모종이었습니다.

[김주형/영천 귀농 청년 : "온 가족이 출동해서 심고 꽃 따고 수정시키고 유인하고 이렇게 열심히 키웠었는데..."]

청년 농업인들을 울리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토지를 싼값에 분양해주겠다거나 사업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까지, 농촌 물정에 어두운 이들을 노린 사기는 다양합니다.

농촌 사회에 융화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마을발전기금 등의 금전 요구나 행사 참석 강요가 끊이질 않고,

[귀농 청년/음성변조 : "직불금을 받으려면 마을에 일거리인가, 행사라 해야 하나, 그런 데 참여해야 직불금을 준다든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문화, 이른바 텃세도 여전합니다.

[귀농 청년/음성변조 : "지원사업 나오잖아요. (그러면) 우선은 거기 토박이(부터)... 외지인이면 가격을 좀 더 부풀려서 하는 경우도 있고..."]

귀농·귀촌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지지부진한 논의에 결국 폐기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농촌의 미래는 결국 청년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농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은 텃세와 사기 등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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