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는 착한 애라”…박종철 열사 어머니 별세 [이런뉴스]

입력 2024.04.1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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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오늘(17일) 향년 91세로 별세했습니다.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중인 1987년 1월,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

생전 어머니에겐 그저 착하고 잘난 아들이었습니다.

어머니 정차순 씨는 2004년 KBS 인물현대사 인터뷰에서 "애가 항상 명랑하지, 성격이 아주 쾌활해요. 별나게 설치지도 않고, 항상 웃는 얼굴이고, 하여튼 걔는 착한 애라… 착하게 컸어요, 그래서 어디 내놔도 못믿고 그렇진 않고 어디 가도 지가 알아서 하겠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1987년 당시 경찰은 박종철 열사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했는데, 결국 그의 죽음은 6.10 항쟁 기폭제가 됐습니다.

어머니 정차순 씨는 숨진 아들을 만나러 가던 날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경찰관이 한 사람 내리더니 약국에 가서 청심환인가봐 사가지고 어머니 이거 잡수세요 내가 이걸 먹을 필요 없다 왜 어떻게 됐는데 어머니 진정하세요 이거 잡수시고 우리 애가 또 데모를 했느냐 예 그게 좀 그렇고요 그럼 데모를 했으면 어디 구치소에 가있겠지 내가 면회 가면 되는데 어쨌단 말이고 했더니 어머니 이거 잡수시고 진정하세요 경찰관이 이러더라고 우리 애를 당신네가 죽였냐 그런 게 아니고요 조금 다쳐서 병원에 있으니까 가자 이러더라고 그래서 가니까 어디로 데리고 가더라고 가는데 보니 영안실이라 내가 이렇게 쳐다보니 영안실이라…"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어머니는 민주화 투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삶을 이어갔습니다.

아버지 故 박정기 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이끌며 인권·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어머니 정차순 씨도 뜻을 함께했습니다.

검찰총장은 31년 만에 아들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2018년의 일입니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병석의 박정기 씨를 만나 "저희가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박정기 씨는 검찰총장의 사과 넉 달 만인 2018년 7월, 눈을 감았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세월, '거리의 아버지 어머니'셨던 박종철 열사의 부모님.

"이제 하늘나라 아드님 곁에서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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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가 오늘(17일) 향년 91세로 별세했습니다.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중인 1987년 1월, 경찰의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 열사.

생전 어머니에겐 그저 착하고 잘난 아들이었습니다.

어머니 정차순 씨는 2004년 KBS 인물현대사 인터뷰에서 "애가 항상 명랑하지, 성격이 아주 쾌활해요. 별나게 설치지도 않고, 항상 웃는 얼굴이고, 하여튼 걔는 착한 애라… 착하게 컸어요, 그래서 어디 내놔도 못믿고 그렇진 않고 어디 가도 지가 알아서 하겠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1987년 당시 경찰은 박종철 열사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했는데, 결국 그의 죽음은 6.10 항쟁 기폭제가 됐습니다.

어머니 정차순 씨는 숨진 아들을 만나러 가던 날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경찰관이 한 사람 내리더니 약국에 가서 청심환인가봐 사가지고 어머니 이거 잡수세요 내가 이걸 먹을 필요 없다 왜 어떻게 됐는데 어머니 진정하세요 이거 잡수시고 우리 애가 또 데모를 했느냐 예 그게 좀 그렇고요 그럼 데모를 했으면 어디 구치소에 가있겠지 내가 면회 가면 되는데 어쨌단 말이고 했더니 어머니 이거 잡수시고 진정하세요 경찰관이 이러더라고 우리 애를 당신네가 죽였냐 그런 게 아니고요 조금 다쳐서 병원에 있으니까 가자 이러더라고 그래서 가니까 어디로 데리고 가더라고 가는데 보니 영안실이라 내가 이렇게 쳐다보니 영안실이라…"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어머니는 민주화 투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의 삶을 이어갔습니다.

아버지 故 박정기 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를 이끌며 인권·민주화 운동에 헌신했고, 어머니 정차순 씨도 뜻을 함께했습니다.

검찰총장은 31년 만에 아들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2018년의 일입니다.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은 병석의 박정기 씨를 만나 "저희가 너무 늦게 찾아뵙고 사과 말씀 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스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박정기 씨는 검찰총장의 사과 넉 달 만인 2018년 7월, 눈을 감았습니다.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세월, '거리의 아버지 어머니'셨던 박종철 열사의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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