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알린 테리 앤더슨 별세…레바논서 7년 구금되기도

입력 2024.04.23 (06:47) 수정 2024.04.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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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에게는 5.18 민주화 운동을 보도한 외신 기자로 알려진 테리 앤더슨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레바논 내전을 취재하던 중 7년 가까이 헤즈볼라에 구금된 적도 있는 앤더슨은 용기와 결의의 언론인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인 1실 숙박료 6,000원'.

1980년 당시 광주의 한 호텔 숙박료를 안내하는 고지섭니다.

한 귀퉁이엔 총알 자국이 선명합니다.

[테리 앤더슨/'5.18' 취재 기자 : "창문에 누군가가 보이면 그게 저격수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발포하는 겁니다. 저는 그들이 고의로 기자를 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취재해 국제사회에 알린 미국 AP통신의 테리 앤더슨.

[테리 앤더슨/'5.18' 취재 기자 : "촬영기자와 저는 서로 눈짓한 뒤 버스 뒤에서 나와 손을 들고 '기자'라고 외쳤습니다."]

호텔 방에서 사진을 찍다가 계엄군의 총격까지 받았던 앤더슨이 현지시각 21일 향년 76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앤더슨은 광주에서 실제 겪고, 들은 것을 글로 옮겼습니다.

시위 첫날엔 광주 시내를 돌며 사망자 숫자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가 공수부대가 투입되면서 격렬해졌다며 폭동이라던 신군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테리 앤더슨/2017년 5월/UN 5.18 세미나 : "정부가 1명 죽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바로 그 첫날 저는 수백 구의 시신을 봤습니다."]

앤더슨은 5.18 민주화운동을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인 민주화 물결의 첫 사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후 레바논 내전 취재 중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에 7년 가까이 인질로 억류됐다가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이 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면서도 펜을 놓지 않았던 테리 앤더슨,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매일매일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는 그의 신념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리서처:이수아 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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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알린 테리 앤더슨 별세…레바논서 7년 구금되기도
    • 입력 2024-04-23 06:47:00
    • 수정2024-04-23 07:55:23
    뉴스광장 1부
[앵커]

우리에게는 5.18 민주화 운동을 보도한 외신 기자로 알려진 테리 앤더슨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레바논 내전을 취재하던 중 7년 가까이 헤즈볼라에 구금된 적도 있는 앤더슨은 용기와 결의의 언론인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조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인 1실 숙박료 6,000원'.

1980년 당시 광주의 한 호텔 숙박료를 안내하는 고지섭니다.

한 귀퉁이엔 총알 자국이 선명합니다.

[테리 앤더슨/'5.18' 취재 기자 : "창문에 누군가가 보이면 그게 저격수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발포하는 겁니다. 저는 그들이 고의로 기자를 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취재해 국제사회에 알린 미국 AP통신의 테리 앤더슨.

[테리 앤더슨/'5.18' 취재 기자 : "촬영기자와 저는 서로 눈짓한 뒤 버스 뒤에서 나와 손을 들고 '기자'라고 외쳤습니다."]

호텔 방에서 사진을 찍다가 계엄군의 총격까지 받았던 앤더슨이 현지시각 21일 향년 76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앤더슨은 광주에서 실제 겪고, 들은 것을 글로 옮겼습니다.

시위 첫날엔 광주 시내를 돌며 사망자 숫자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가 공수부대가 투입되면서 격렬해졌다며 폭동이라던 신군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테리 앤더슨/2017년 5월/UN 5.18 세미나 : "정부가 1명 죽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바로 그 첫날 저는 수백 구의 시신을 봤습니다."]

앤더슨은 5.18 민주화운동을 20세기 후반 전 세계적인 민주화 물결의 첫 사례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후 레바논 내전 취재 중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에 7년 가까이 인질로 억류됐다가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이 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으면서도 펜을 놓지 않았던 테리 앤더슨,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매일매일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는 그의 신념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리서처:이수아 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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