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해 피해, 아시아가 가장 컸다

입력 2024.04.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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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시아 지표 근처 온도 편차. 자료 : WMO2023년 아시아 지표 근처 온도 편차. 자료 : WMO

지난해 아시아의 기후를 분석한 WMO(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극심한 폭염과 홍수 등이 잇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재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연평균 지표 근처 온도(지표에서 약 1.2~2m 사이의 온도)는 지난 30년(1991~2020년)간 평균보다 0.91℃ 높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동중국, 일본에서 이상 고온현상이 심각했는데, 일본과 카자흐스탄에선 지난해가 관측 이후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 이상 높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극한 폭염에 열사병·가뭄 등 피해 잇따라

평균기온의 상승 속에 극한 폭염도 기승을 부렸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4월과 5월 폭염이 절정에 달했고, 방글라데시와 인도 동부, 중국 남부까지 뜨거운 고기압이 확장해 무더위가 몰려 왔습니다. 중국은 지난여름 14차례의 고온 현상을 겪었는데, 전국 기상 관측소의 70%에서 40℃를 넘는 극한 폭염이 관측됐습니다. 인도에서는 4월, 6월 폭염 탓에 약 110명이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폭염과 더불어 가뭄도 농민들 속을 태웠습니다. 중국 남서부는 지난해 내내 월 강수량이 평년에 못 미쳤습니다. 인도 역시 비가 많이 오는 여름 몬순 기간에도 강우량이 평균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가장 많은 사망자 낸 '홍수'와 '폭풍'

2023년 아시아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한 재해는 홍수와 폭풍이었습니다.

두 재해는 WMO가 분석한 전체 수문·기상학적 위험의 80% 이상을 차지했는데, 홍수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2,000명)의 62%를 기록했고 폭풍이 15%로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적인 피해의 경우 폭풍에 따른 피해가 95%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2023년 아시아의 재해 피해와 영향 (사망, 경제적 손실 등). 자료 : WMO2023년 아시아의 재해 피해와 영향 (사망, 경제적 손실 등). 자료 : WMO

지난해 6~8월 발생한 여러 차례의 홍수와 폭풍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전역에서 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북태평양 서부와 남중국해에서는 17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해 폭우를 더했습니다. 태풍의 개수는 평균보다 많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여러 나라에 기록적인 비를 뿌렸습니다.

■ 뜨거워지는 바다, 감소하는 빙하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은 아시아의 바다도 뜨겁게 달궜습니다.

자료 : WMO자료 : WMO

일본 열도 남쪽으로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를 비롯해 아라비아 해, 남부 바렌츠해 등의 해수면 온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따뜻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극해의 넓은 지역과 아라비아해 동부, 북태평양에서 해양 폭염이 발생해 3~5개월간 지속됐습니다.

지난해 티베트 고원 등 아시아 고산 지역에서도 기후 위기의 신호가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아시아의 고산 지역은 극지방을 제외하면 얼음이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빙하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아 고산 지역에서 관찰된 빙하 22개 중 20개가 지속적인 질량 손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심각하지만 '재해 맞춤형 서비스'는 50% 미만

이번 보고서는 WMO가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로 전년도 아시아의 기후 현황을 담고 있습니다.

WMO는 아시아 지역 회원국 가운데 약 82%가 재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절반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상황에 맞는 지원과 정보 제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된 더욱 구체적인 내용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제80차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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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재해 피해, 아시아가 가장 컸다
    • 입력 2024-04-23 14: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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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아시아 지표 근처 온도 편차. 자료 : WMO
지난해 아시아의 기후를 분석한 WMO(세계기상기구)의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가 가속화되며 극심한 폭염과 홍수 등이 잇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재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의 연평균 지표 근처 온도(지표에서 약 1.2~2m 사이의 온도)는 지난 30년(1991~2020년)간 평균보다 0.91℃ 높아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동중국, 일본에서 이상 고온현상이 심각했는데, 일본과 카자흐스탄에선 지난해가 관측 이후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됐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평년보다 기온이 1℃ 이상 높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극한 폭염에 열사병·가뭄 등 피해 잇따라

평균기온의 상승 속에 극한 폭염도 기승을 부렸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지난해 4월과 5월 폭염이 절정에 달했고, 방글라데시와 인도 동부, 중국 남부까지 뜨거운 고기압이 확장해 무더위가 몰려 왔습니다. 중국은 지난여름 14차례의 고온 현상을 겪었는데, 전국 기상 관측소의 70%에서 40℃를 넘는 극한 폭염이 관측됐습니다. 인도에서는 4월, 6월 폭염 탓에 약 110명이 열사병으로 숨졌습니다.

폭염과 더불어 가뭄도 농민들 속을 태웠습니다. 중국 남서부는 지난해 내내 월 강수량이 평년에 못 미쳤습니다. 인도 역시 비가 많이 오는 여름 몬순 기간에도 강우량이 평균 수준을 밑돌았습니다.

■가장 많은 사망자 낸 '홍수'와 '폭풍'

2023년 아시아를 가장 심각하게 위협한 재해는 홍수와 폭풍이었습니다.

두 재해는 WMO가 분석한 전체 수문·기상학적 위험의 80% 이상을 차지했는데, 홍수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2,000명)의 62%를 기록했고 폭풍이 15%로 뒤를 이었습니다. 경제적인 피해의 경우 폭풍에 따른 피해가 95%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2023년 아시아의 재해 피해와 영향 (사망, 경제적 손실 등). 자료 : WMO
지난해 6~8월 발생한 여러 차례의 홍수와 폭풍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전역에서 6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북태평양 서부와 남중국해에서는 17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발생해 폭우를 더했습니다. 태풍의 개수는 평균보다 많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여러 나라에 기록적인 비를 뿌렸습니다.

■ 뜨거워지는 바다, 감소하는 빙하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은 아시아의 바다도 뜨겁게 달궜습니다.

자료 : WMO
일본 열도 남쪽으로 흐르는 쿠로시오 해류를 비롯해 아라비아 해, 남부 바렌츠해 등의 해수면 온도는 전 지구 평균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따뜻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극해의 넓은 지역과 아라비아해 동부, 북태평양에서 해양 폭염이 발생해 3~5개월간 지속됐습니다.

지난해 티베트 고원 등 아시아 고산 지역에서도 기후 위기의 신호가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아시아의 고산 지역은 극지방을 제외하면 얼음이 가장 많은 지역이지만, 빙하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WMO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아시아 고산 지역에서 관찰된 빙하 22개 중 20개가 지속적인 질량 손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심각하지만 '재해 맞춤형 서비스'는 50% 미만

이번 보고서는 WMO가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로 전년도 아시아의 기후 현황을 담고 있습니다.

WMO는 아시아 지역 회원국 가운데 약 82%가 재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절반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상황에 맞는 지원과 정보 제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보고서와 관련된 더욱 구체적인 내용은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제80차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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