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중국 ‘전기차’ 굴기?…문 안 열려 사망 사고

입력 2024.05.01 (20:44) 수정 2024.05.0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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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는 지금 베이징 모터쇼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는데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건데,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4년 만에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세계 최대 모터쇼로 우뚝 섰다면서요?

[기자]

제네바와 디트로이트 등 이른바 세계 5대 모터쇼에는 그동안 베이징 모터쇼가 들지 못했는데요.

기존의 모터쇼들은 대폭 축소된 가운데 베이징 모터쇼에 주요 업체들이 몰리면서 세계 최대 모터쇼가 됐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110여 대의 신차가 공개된 전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바로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전기차였는데요.

특히 샤오미가 지난달 출시한 첫 전기차는 시승해 보려는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자국 브랜드의 인기가 높은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독일, 일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이번 모터쇼에 참여해 전기차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한국 업체로는 현대차와 기아 등이 전시관을 마련했고, 삼성전자도 부품관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앵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인도 방문을 취소하고 중국을 방문했죠?

[기자]

일론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중국 출시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이번 방문으로 규제의 문턱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테슬라 주가가 한때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 : "중국에서 전기차가 발전하는 것을 보니 좋습니다. 미래에는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가 될 겁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17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고,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의 최대 생산 기지로도 꼽힙니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가격 인하에 밀려 판매 부진을 겪고 있었는데요.

중국 2인자로 꼽히는 리창 국무원 총리는 머스크와 만나, 외국기업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협력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외국 기업에 열려 있다고 이렇게 강조하는 건 의도가 있어 보이는데,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을 의식한거로 봐도 되겠죠?

[기자]

중국 전기차 시장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인하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 같은 과잉 생산 물량이 밀려오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요.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2천 2백만 대 정도에 불과한데 중국은 현재 4천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차량을 제조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위해 수익성이 낮은 업체들에게도 보조금 등을 지급하며 차량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유럽연합은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3년 사이 4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자 위기감을 느끼고 규제에 나섰는데요, 값싼 중국 전기차의 수입을 막기 위해서는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과잉 생산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할 뜻을 밝혔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에 보호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등을 통해 전기차 육성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총리는 EU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문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했죠?

[기자]

중국 고속도로에서 전기차에 불이 붙어 탑승자 3명이 숨졌는데, 사고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피할 수가 없었다고 유족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중국 산시성의 고속도로에서 살수차와 추돌한 전기차 앞쪽에서 불길이 일었는데요.

소방관과 다른 운전자들까지 달려들어 승객들을 구조하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 직원/음성변조 : "불이 나서 빨리 소화기를 꺼내서 불을 끄려다가 소화기 내용물이 다 떨어져서, 창문을 부쉈어요. 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결국 전기차에 타고 있던 승객 3명이 숨졌는데요.

충돌시 자동으로 해제된다던 잠금 장치도 열리지 않았고, 에어백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습니다.

사고 차량은 중국 휴대전화 업체인 화웨이가 설계하고 다른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아이토 M7 플러스 모델입니다.

세계 유명 전기차 제조 업체들도 각종 사건 사고로 안전성에 여러차례 문제가 제기돼 온 만큼 중국 전기차의 안전성 등 기술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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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이슈] 중국 ‘전기차’ 굴기?…문 안 열려 사망 사고
    • 입력 2024-05-01 20:44:28
    • 수정2024-05-01 2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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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서는 지금 베이징 모터쇼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는데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건데,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4년 만에 개막한 베이징 모터쇼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세계 최대 모터쇼로 우뚝 섰다면서요?

[기자]

제네바와 디트로이트 등 이른바 세계 5대 모터쇼에는 그동안 베이징 모터쇼가 들지 못했는데요.

기존의 모터쇼들은 대폭 축소된 가운데 베이징 모터쇼에 주요 업체들이 몰리면서 세계 최대 모터쇼가 됐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110여 대의 신차가 공개된 전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바로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전기차였는데요.

특히 샤오미가 지난달 출시한 첫 전기차는 시승해 보려는 관람객들로 붐볐습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자국 브랜드의 인기가 높은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번 모터쇼에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독일, 일본,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이번 모터쇼에 참여해 전기차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한국 업체로는 현대차와 기아 등이 전시관을 마련했고, 삼성전자도 부품관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앵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인도 방문을 취소하고 중국을 방문했죠?

[기자]

일론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중국 출시를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이번 방문으로 규제의 문턱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테슬라 주가가 한때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테슬라 최고경영자 : "중국에서 전기차가 발전하는 것을 보니 좋습니다. 미래에는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가 될 겁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17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고,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의 최대 생산 기지로도 꼽힙니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출혈 경쟁으로 가격 인하에 밀려 판매 부진을 겪고 있었는데요.

중국 2인자로 꼽히는 리창 국무원 총리는 머스크와 만나, 외국기업에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협력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외국 기업에 열려 있다고 이렇게 강조하는 건 의도가 있어 보이는데, 중국 전기차를 견제하려는 세계 각국의 움직임을 의식한거로 봐도 되겠죠?

[기자]

중국 전기차 시장은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인하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이 같은 과잉 생산 물량이 밀려오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요.

중국 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2천 2백만 대 정도에 불과한데 중국은 현재 4천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1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차량을 제조하고 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를 위해 수익성이 낮은 업체들에게도 보조금 등을 지급하며 차량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유럽연합은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3년 사이 4배 이상 급격히 늘어나자 위기감을 느끼고 규제에 나섰는데요, 값싼 중국 전기차의 수입을 막기 위해서는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과잉 생산을 유발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할 뜻을 밝혔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움직임에 보호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미국도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 등을 통해 전기차 육성을 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총리는 EU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방문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등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국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중국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인데,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했죠?

[기자]

중국 고속도로에서 전기차에 불이 붙어 탑승자 3명이 숨졌는데, 사고 당시 차량 문이 열리지 않아 피할 수가 없었다고 유족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중국 산시성의 고속도로에서 살수차와 추돌한 전기차 앞쪽에서 불길이 일었는데요.

소방관과 다른 운전자들까지 달려들어 승객들을 구조하려 했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 직원/음성변조 : "불이 나서 빨리 소화기를 꺼내서 불을 끄려다가 소화기 내용물이 다 떨어져서, 창문을 부쉈어요. 문이 안 열리더라고요."]

결국 전기차에 타고 있던 승객 3명이 숨졌는데요.

충돌시 자동으로 해제된다던 잠금 장치도 열리지 않았고, 에어백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습니다.

사고 차량은 중국 휴대전화 업체인 화웨이가 설계하고 다른 자동차 제조사가 만든 아이토 M7 플러스 모델입니다.

세계 유명 전기차 제조 업체들도 각종 사건 사고로 안전성에 여러차례 문제가 제기돼 온 만큼 중국 전기차의 안전성 등 기술력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이은빈 구자람/자료조사:백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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