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판정 사각지대가 만든 그늘…“우리 아이도 보호받길”

입력 2024.05.01 (21:48) 수정 2024.05.0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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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능지수, IQ가 70 이하면 지적장애 판정을 받는데요.

그런데 이 기준에 맞아도 일부 항목 점수가 높거나, 기준보다 지능이 다소 높아 장애 인정이 안 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상의 어려움을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성준이의 지능지수는 63입니다.

수업을 따라가기도, 또래들과 어울리기도 벅찹니다.

[최수진/강성준 군 어머니 : "'친구들이 안 놀아줘, 나는 혼자야' 이런 말을 이렇게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하거든요."]

현행법상 지적장애인 등록 요건은 지능지수 70 이하.

하지만 성준이는 '장애 미해당' 통보를 받았습니다.

시공간 지표 등 일부 지능 검사 항목에서 평균 수준에 해당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최수진/강성준 군 어머니 : "기준치에 맞는데도 아이가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정상인 건 아니잖아요. 마음이 좀 많이 힘들어요."]

키우기도 벅찬데 이의 제기 소송은 엄두조차 나질 않습니다.

[최수진/대구광역시 달서구 : "저희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아이를 돌볼 수 없을 시점에 사회적약자로서 이렇게 보호를 받았으면 해서…."]

지능지수 상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 이른바 '느린 학습자' 가족의 고민도 비슷합니다.

[최혜경/경계선 지능인 자녀 어머니 : "아이가 장애군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되는 게 쉽지가 않아요. 명확한 근거라든가 조례가 없으면 그 예산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어렵게 학교를 졸업해 성인이 돼도 취업은 먼 나라 얘깁니다.

[경계성 지능인 성인 자녀 어머니/음성변조 : "일반 학원에서 감당이 안 돼요. 그러니까 그냥 쏟아붓기예요. 남는 게 없는 거예요. 다양한 직업훈련소 그런 것들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었으면 좋겠고..."]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약 700만 명에 달할 거로 추정됩니다.

이들에 대한 기준과 지원방안을 담은 법안이 지난해 4월 국회에 제출돼 계류 중이지만 이번 달 회기가 만료되면 자동 폐기됩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하정현/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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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판정 사각지대가 만든 그늘…“우리 아이도 보호받길”
    • 입력 2024-05-01 21:48:05
    • 수정2024-05-01 2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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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능지수, IQ가 70 이하면 지적장애 판정을 받는데요.

그런데 이 기준에 맞아도 일부 항목 점수가 높거나, 기준보다 지능이 다소 높아 장애 인정이 안 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상의 어려움을 제도권 안에서 보호받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김화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성준이의 지능지수는 63입니다.

수업을 따라가기도, 또래들과 어울리기도 벅찹니다.

[최수진/강성준 군 어머니 : "'친구들이 안 놀아줘, 나는 혼자야' 이런 말을 이렇게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하거든요."]

현행법상 지적장애인 등록 요건은 지능지수 70 이하.

하지만 성준이는 '장애 미해당' 통보를 받았습니다.

시공간 지표 등 일부 지능 검사 항목에서 평균 수준에 해당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최수진/강성준 군 어머니 : "기준치에 맞는데도 아이가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정상인 건 아니잖아요. 마음이 좀 많이 힘들어요."]

키우기도 벅찬데 이의 제기 소송은 엄두조차 나질 않습니다.

[최수진/대구광역시 달서구 : "저희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아이를 돌볼 수 없을 시점에 사회적약자로서 이렇게 보호를 받았으면 해서…."]

지능지수 상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있는 경계선 지능인, 이른바 '느린 학습자' 가족의 고민도 비슷합니다.

[최혜경/경계선 지능인 자녀 어머니 : "아이가 장애군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되는 게 쉽지가 않아요. 명확한 근거라든가 조례가 없으면 그 예산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어렵게 학교를 졸업해 성인이 돼도 취업은 먼 나라 얘깁니다.

[경계성 지능인 성인 자녀 어머니/음성변조 : "일반 학원에서 감당이 안 돼요. 그러니까 그냥 쏟아붓기예요. 남는 게 없는 거예요. 다양한 직업훈련소 그런 것들이 제도적으로 마련되었으면 좋겠고..."]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약 700만 명에 달할 거로 추정됩니다.

이들에 대한 기준과 지원방안을 담은 법안이 지난해 4월 국회에 제출돼 계류 중이지만 이번 달 회기가 만료되면 자동 폐기됩니다.

KBS 뉴스 김화영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하정현/영상편집:이유리/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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