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전시위에 외부인 개입?…‘권력은 총구에서’ 마오쩌둥 구호도

입력 2024.05.03 (12:36) 수정 2024.05.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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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가에서 격화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전문 선동가 등 외부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현지 시각 2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반전시위의 진앙지인 뉴욕 컬럼비아대와 인근 뉴욕시티대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대학과 관련 없는 외부인이 일부 포함돼 있었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과 에드워드 카반 뉴욕 경찰국장은 이날 컬럼비아대 시위대의 해밀턴홀 점거 농성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112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29%가 학교와 관련이 없는 이들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해밀턴홀과 캠퍼스 내에서 체포된 이들의 대부분은 20대 후반 백인 여성이었습니다.

또 당국에 따르면 뉴욕시티대에서는 170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60%가 외부인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대학에서 체포된 이들에게는 절도, 무단침입, 무질서 행위, 체포 저항, 공무집행방해 등 다양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경찰 내부 문건에는 전국을 돌며 반정부 시위를 벌여 체포된 경력이 있는 40세 남성도 연행자 명단에 들어 있었으며, 시위대에서 그의 역할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또 인근에 거주하는 한 남성도 포함됐고, 버몬트대 출신이라는 한 여성은 자신을 ‘시인이자 농부’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학생들이 ‘외부 선동가’들로부터 시위 지침을 받고 있었다”며 “(이들이) 젊은이들을 급진화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가 장기 농성을 준비했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전자레인지와 전기 주전자, 침낭 등을 준비했으며, 매점으로 활용한 강의실에서는 채식주의자용 식품을 따로 팔기도 했습니다.

다른 강의실에서는 2시간 교대 보초 근무표가 발견됐습니다. ‘정치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등의 중국 마오쩌둥 혁명 구호 3개가 적혀 있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위대 강제 해산 및 연행 과정에서 경찰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었다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시위대 측은 해밀턴홀 정문 바깥쪽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밀치고 끌어당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대학 학보사인 컬럼비아 스펙테이터는 경찰이 시위대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철제 바리케이드로 내리치기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근 건물에서 진압 장면을 지켜봤다는 캐머런 존스 씨는 “학생들이 거칠게 밀쳐졌다. 시위대 한 명은 몇 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었고, 손이 묶인 채 경찰에 끌려갔다”며 “대학과 경찰, 뉴욕 시장은 체면을 살리려고만 하지 경찰의 폭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애덤스 시장은 “부상자나 폭력적 충돌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소방 당국도 당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환자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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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3 12:36:53
    • 수정2024-05-03 12:40:06
    국제
미국 대학가에서 격화하고 있는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에 전문 선동가 등 외부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현지 시각 2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반전시위의 진앙지인 뉴욕 컬럼비아대와 인근 뉴욕시티대에서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명단을 분석한 결과 대학과 관련 없는 외부인이 일부 포함돼 있었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과 에드워드 카반 뉴욕 경찰국장은 이날 컬럼비아대 시위대의 해밀턴홀 점거 농성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112명이 체포됐으며 이 가운데 29%가 학교와 관련이 없는 이들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해밀턴홀과 캠퍼스 내에서 체포된 이들의 대부분은 20대 후반 백인 여성이었습니다.

또 당국에 따르면 뉴욕시티대에서는 170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60%가 외부인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대학에서 체포된 이들에게는 절도, 무단침입, 무질서 행위, 체포 저항, 공무집행방해 등 다양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경찰 내부 문건에는 전국을 돌며 반정부 시위를 벌여 체포된 경력이 있는 40세 남성도 연행자 명단에 들어 있었으며, 시위대에서 그의 역할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또 인근에 거주하는 한 남성도 포함됐고, 버몬트대 출신이라는 한 여성은 자신을 ‘시인이자 농부’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애덤스 시장은 “학생들이 ‘외부 선동가’들로부터 시위 지침을 받고 있었다”며 “(이들이) 젊은이들을 급진화하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컬럼비아대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가 장기 농성을 준비했다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경찰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면 시위대는 전자레인지와 전기 주전자, 침낭 등을 준비했으며, 매점으로 활용한 강의실에서는 채식주의자용 식품을 따로 팔기도 했습니다.

다른 강의실에서는 2시간 교대 보초 근무표가 발견됐습니다. ‘정치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등의 중국 마오쩌둥 혁명 구호 3개가 적혀 있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위대 강제 해산 및 연행 과정에서 경찰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었다는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시위대 측은 해밀턴홀 정문 바깥쪽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밀치고 끌어당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대학 학보사인 컬럼비아 스펙테이터는 경찰이 시위대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철제 바리케이드로 내리치기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근 건물에서 진압 장면을 지켜봤다는 캐머런 존스 씨는 “학생들이 거칠게 밀쳐졌다. 시위대 한 명은 몇 분 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었고, 손이 묶인 채 경찰에 끌려갔다”며 “대학과 경찰, 뉴욕 시장은 체면을 살리려고만 하지 경찰의 폭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애덤스 시장은 “부상자나 폭력적 충돌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소방 당국도 당시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환자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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